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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  통권 162호  필자 : 최성진  |  조회 : 2753   프린트   이메일 
[변화하는 중국]
비즈니스 마인드


필자는 일년에 한번 정도는 중국을 방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과 논문을 읽으면서 중국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직접 느끼는 감각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지난 주에는 상하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국 벤처 기업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서 한 기업의 사장에게서 비즈니스 마인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보통 학계에서 중국 진출전략을 연구할 때에는 기업 레벨, 산업 레벨, 국가 레벨의 변수들을 고려하게 된다.


먼저 기업 레벨에 있어서는 어떤 특징을 가진 경영자가 조직의 혁신을 가져오는지, 어떤 자원을 갖추는 것이 중국 환경에서 필요한 것인지 하는 식의 연구를 한다. 산업 레벨이나 국가 레벨에서는 경쟁의 강도나 제도 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한다. 특히 중소 기업이나 벤처 기업의 경우에는 최고 경영자 개인의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연구도 치열하다. 
 

기업 탐방 일정의 마지막 순서에서 모 IT회사의 사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이 사장은 한•중수교 초창기에 중국에 진출하여 지금은 견실한 사업체를 일구고 있었다. 사모가 중국 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조건이 중국 비즈니스에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인허가상의 장점이라든지 계약이나 소유권 문제에 있어서의 혜택 등 기존 학계 연구의 범주에 있는 기술적인 항목들을 더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 사장의 대답이 조금은 의외였다. 물론 그러한 이익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을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사장은 다른 지역에 출장을 가서도 언제나 본인을 상하이 사람이라고 소개한다고 한다. 혈연을 맺고 있는 자녀들 역시 절반은 중국 사람인 셈이니 중국을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의 존재가 아니라 평생 뿌리를 내리고 살 제2의 고향이라는 마인드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사업이 보다 느긋해지고 편해질 뿐만 아니라 중국의 발전을 본인 일처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마인드가 있다보니 중국 측 파트너들과의 비즈니스도 자연스러워지고 사업도 더 안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교부 해외교민 통계를 살펴보면 200만 명 이상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 이 유일이다. 단순 숫자로 보면 중국에 거류하고 있는 한국 사람이 미국보다 많다. 하지만 장기 거주하고 있는 교민의 수는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많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미국에 실제로 살고 싶어한다. 영주권을 얻고 시민권을 따려고 안달하는 한국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에 거류하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단기로 거주하는 유학생이거나 주재원인 경우가 많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중국에 애착이 없다 보니 중국에서 빨리 성공해서 한국에 금의환향을 하고 싶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사람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지만 그들을 경멸하며 중국 생활에 진저리 치는 한국 사업가들도 제법 많다. 물론 그만큼 중국 비즈니스 환경은 혹독하다. 하지만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통해 중국에 대해서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접근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미국에서는 영구적으로 거주하고 자녀들도 뿌리를 내리게 하고 싶어서 한국에서 어떤 지위를 가졌든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밑바닥 생활부터 배우지 않는가? 그런데 중국에서는 왜 중국 사람들에게 군림하고 싶고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단순히 돈의 수단으로 보는 걸까? 최장기 주중 대사를 역임한 김하중 전 대사는 항상 중국을 위해서 기도하며 중국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중국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 진출전략은 기술적인 측면이 관건이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로 귀결된다.


* 사진설명/ 첫 한중 스포츠 커플로 꼽히는 안재형-자오즈민 가족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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