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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  통권 162호  필자 : 김성민  |  조회 : 2620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신동북현상으로 보는 중국

                    

                                                                                                         △출처/바이두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롱장성이 위치한 중국의 동북지역은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몇 차례 경제방면의 부침이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를 표현하는 용어가 ‘동북현상’이었다.
 

30년대 만주국 시기 일본에 의해 군수 관련 중(화학)공업이 육성되기 시작한 이래, 동북지역은 전국 석유생산, 철강생산, 기계제조, 자동차생산, 선박건조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는 중국의 대표적 공업기지이자 대형 국영기업/국영공장들이 집중되어 있는 중국 계획경제/국영경제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서 기능해왔다. 특별히 중공업 위주의 사회주의 공업화를 통하여 사회주의 중국 건설과 현대화를 꾀했던 마오쩌동 시기 동북3성은 사회주의 중국에 있어 핵심적인 전략지역이었다.
 

하지만 70년대 말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49년 이래 30여년 동안 강조되던 계획경제, 국영경제, 국영기업, 중공업/중화학공업 등의 키워드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대외개방, 시장시스템, 사영/민간기업 등의 키워드가 중시되면서 중공업과 국영기업 중심의 구조를 가진 동북지역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는 이것을 제1차 동북현상이라 부른다.
 

제2차 동북현상은 중국의 WTO가입이 계기가 되었다.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외농산물이 중국으로 몰려들면서 동북지역의 농산물 판매가 급감하고 농업경제가 휘청거리게 된 것이다. 결국 농업/농업경제를 넘어 동북지역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가 발생하였다. (1차와 2차) 동북현상이 경제방면에서 저조, 낙후, 쇠락, 침체 등의 의미를 갖는 것과 달리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회복, 재건, 부활 등의 의미로 사용되게 된다. 개혁개방 이후 주로 남동부 연해지역을 중시하던 중국 정부가 마침내 동북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동북진흥전략/정책이 국가급 전략/정책으로 채택된 2003년부터 대략 2012년까지, 동북지역의 경제는 중앙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전환되었다. 약 10년 간 지린, 랴오닝, 헤이롱장의 GDP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였는데, 우리는 이것을 제3차 동북현상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 르네상스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2013년에 여러 문제점들이 뚜렷이 노정되면서 성장이 급속히 둔화되기 시작했고 2014년과 2015년 동북지역의 경제는 크게 악화되었다. 전국 평균을 상회하던 GDP성장률은 어느덧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상황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지역 안에 수많은 기업과 공장들의 생산과 가동이 중단되었고, 도산과 대규모 인원감축이 빈번해졌다. 이는 또한 동북3성 정부의 세수감소와 재정악화로 이어져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지난해 1분기, 주요 거시경제지표에서 동북3성이 전국 31개 성급단위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공업 부가가치 증가율, 사회소비품 매출액 증가율, 서비스업 부가가치 증가율, 지방 정부 공공재정 수입 증가율 등 지역(거시경제) 발전을 측정하는 종합지표에서 지린성은 29위, 헤이롱장성은 30위, 랴오닝성은 3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 상황은 지난해 내내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이런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작년 3월 15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은 동북지역 경제침체 현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다룬, ‘신창타이(新常态)에서의 신동북현상’이라는 보도기사를 내게 된다. 바로 제4차 동북현상인 것이다. 약 10여년 동안 정부의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비교적 고속의 성장을 구가하던 동북지역 경제가 다시금 쇠퇴하게 된 요인분석과 해법제언에 있어서는 중국 국내외적으로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동북진흥전략/정책이 기대보다 실효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산업구조와 체질 쇄신, 설비와 인프라 개선, 제도정비와 개혁, 산업의 효율성과 국유기업의 경쟁력/생산성 제고, 제조업 고부가가치화, 서비스업 비중 증대, 비국유/중소기업 활성화 등 동북진흥전략의 당초 목표들이 기대 이하의 성과에 머무르면서 과거 동북지역이 지니고 있던 구조적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산업, 경제 방면의 문제는 인구유출로 이어져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동북지역의 사회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업, 경제, 사회 등 영역에서 큰 부침과 변화의 폭을 보여주고 있는 동북지역. 이 지역은 중국 국내를 넘어 통상, 금융, 산업, 정치, 안보, 평화, 사회, 민간교류, 시민사회 교류 등 동북아 지역교류/협력의 여러 방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거점이 된다. 북한의 체제변화와 개방 등의 문제와 연결된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중요성이 더해지기에, 제5차 동북현상은 과연 어떤 내용과 특징을 담게 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김성민 |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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