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건네준 양식 구매증
1970년대 초 나는 지방 정부에서 근무했다. 당시 종교에 관련된 문제도 내 관할 범위 안에 있었다. 한번은 모 교회에서 삼일동안 영성훈련 집회가 있었다. 집회 둘째 날에 모임을 정지시키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 하지만 교회의 전도사는 영성훈련이 정당한 종교 활동 이라는 이유로 반박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마침내 상부에서 직접 처리하게 되었다. 상부는 임시근무 팀을 짜서 학습반을 열어 집회에 참석한 2백여 명의 성도들에게서 성경과 주보 및 십자가를 빼앗고 이들에게 스스로 기독교를 비판하고 동역자의 결점을 폭로하며 기독교를 탈퇴하도록 강요했다.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흰옷을 입은 키 큰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당신은 누구요?”라는 나의 질문에 그는 “내가 바로 왕이다” 라고 하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 곳은 사면이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주 긴 의자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왕은 내게 한쪽에 앉아 있으라고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양식 분배 회의를 시작합니다.” ‘양식 분배 회의에 왜 나를 부르지?’ 이상한 생각이 들면서도 요즘 식량이 많이 모자라기에 회의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왕은 말을 마치자 양식 구매증을 한 부씩 나누어주었다. 모두에게 나눠주고 내 차례가 되자 왕은 멈추어 섰다. 왜 내 몫은 없지? 황당하고 답답했다. 그때 왕은 양식 구매증을 꺼내며 말했다. “이것은 다른 사람보다 두 근이나 더 많은 양식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당시 가족들은 농촌으로 강제 노동을 간 상태였다. 농촌에는 함께 나눌 양식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왕이 내 모든 어려움을 알고 배려해 주자 나는 감격하여 왕에게 감사의 예를 올렸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다음날 나는 아침을 먹고 학습반으로 갔다. 어제 그들은 이미 학습반에 와 있었다. 한 신도가 성경 한 권을 건네주었는데 위에 “왕”자가 쓰여 있었다. 나는 어젯밤 꿈이 떠오르면서 순식간에 마음이 솜처럼 부드러워졌다. 야수같이 사납던 내가 한 마리 순한 양처럼 말이다. 하나님이 내 안에서 일하고 계셨던 것이다. 훗날 나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생명의 양식인 것을 점차 깨달았고, 또한 꿈속에서 왕이 건네 준 양식 구매증인 것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말씀 앞에 드러난 나의 죄
성경을 받아 들고 그 내용이 너무도 궁금했던 나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성경을 펼쳤다. 요한복음 6장 63절의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 이 말씀은 순식간에 내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주님의 말씀이 한줄기 서광처럼 어두워진 심령을 비추고 있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주님의 말씀이 생명이라면 내 생명은 주님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인데, 오늘 이 세상을 떠나라고 하면 오늘 떠나야 하고 또 내일 떠나라고 하면 내일 떠나야만 하는 것 아닌가? 큰일 났다! 오늘날 내가 그의 교회를 그토록 핍박했는데 그 분이 진노하셔서 죽음의 벌을 내리신다면 나는 어찌된단 말인가? 두렵고 떨렸다.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저 입에 발린 말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저지른 온갖 나쁜 짓들이 떠올랐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영이시며 영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모든 일은 다 아시며, 사람은 하나님 앞에 벌거벗은 것처럼 아무 것도 숨길 수가 없다고. 
 
예수님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때부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상자 안의 성경을 꺼내 몰래 읽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밝은 빛이 되어 마음속 어둠을 몰아내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두렵기도 했다. 내가 신앙을 더욱 확실히 하고 또 몇 가지 의문점을 몰아내어 마음으로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앙의 근거를 찾아내야만 했다. 어려서부터 무신론 교육을 받아왔기에 머릿속에는 온통 무신론적 관점으로 가득했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인류의 구세주이며, 하나님의 아들로서 세상에 내려와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 훗날 유다에 의해 팔려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장사한지 삼일 만에 죽음에서 부활하여 사십일 후에 하늘로 오르셨으며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셨다. 이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예수님은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우선 교회의 목사님께 도움을 청했다. 목사님은 당 간부가 만나자는 것 때문에 긴장을 했다. 그는 과거 예수님 때문에 감옥에 간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목사님을 청한 것은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입니다. 예수님이 누구입니까?”  내 물음에 목사님은 기뻐하며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그러나 목사님은 신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니 당연히 그렇게 얘기하며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예수님이 하나님이면서 사람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만약 예수님이 정말로 신이면서 사람이라면 또 인류의 구주라면 인류의 역사 서적에도 반드시 기록이 있을 것이다. 나는 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지방도서관에서 세 권의 인류 역사 서적을 찾아냈다. 예수의 탄생, 죽음, 부활, 승천 및 사도의 기록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비단 목사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책에도 기록되어 있으니 예수님이 계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무언가 부족했다.

두 가지 시련
나는 누군가에 의해 무고하게 뇌물죄로 고발당해 직위를 박탈당하고 36일 동안 학습반에서 조정을 받아야 했다. 가족들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은딸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치료비로 모든 가산을 탕진했다. 당시 생존에 계셨던 장모님이 내게 예수를 믿으라고 권하셨다. 만약 예수님이 딸을 고쳐 주신다면 믿을까 죽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걱정 마세요, 조금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믿음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어느 날 근처에 사는 전도사가 딸을 위해 기도해 주려고 우리 집에 왔다. 그는 내게 “꿇어앉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꿇으라고요?” “꿇어앉는 것이 뭐 어렵습니까? 천지의 주재 앞에 꿇으라는 겁니다. 꿇으세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감전이라도 된 듯 서있을 수가 없었다. ‘턱’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꿇어않자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흘러 내렸다. 그것은 주님이 책망하는 소리였다. 내가 여전히 마음을 돌이키지 않고 회개하지 않음을 책망하는 성령님의 소리였다. 나는 그제 서야 내가 죄인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작은딸의 병이 치료된다면 곧 주님의 살아 계심을 간증할 것이지만 딸이 죽는다면 도저히 예수를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 딸은 죽었다. 딸이 숨을 거두기 전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가, 지금은 네가 내 곁을 떠나지만 머지않아 우린 곧 만나게 될 거야. 하나님 곁에 가서 말 잘 듣고 기다려라.” 이 말을 옆에서 들은 사람이 내가 예수를 믿는다고 여기저기 소문을 냈다. 사실 그때는 마음으로 믿지는 않았다. 그냥 그렇게 얘기했을 뿐이었다.      

사망과 영생의 선택
청명절이 되어 성묘를 가려는데 기독교의 성묘의식은 믿지 않는 자의 그것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교회의 형제자매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날 밤 라디오를 틀었는데 기독교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침 기독교인의 성묘의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성묘 시에 해야 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 세상에 소망이 없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당신의 친지가 세상을 떠나 주님께로 갔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 둘째 성결을 뜻하는 하얀 꽃 한 송이로 친지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라.’ 방송을 듣고 기독교의 성묘의식을 알게 되어 너무 기뻤다. 

다음날 손수 만든 하얀 꽃을 들고 아이들과 함께 성묘를 갔다. 딸아이의 묘 앞에 서자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때 마치 스피커에서 나팔을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것도 없었고 오직 두 마디의 성경말씀만 전해져 왔다. 뚜우 뚜 하는 소리와 함께 “사망과 영생이 네 앞에 펼쳐있다.”라는 말이 너무도 분명하게 들렸다. 놀랍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했다(문화혁명 때에도 이런 나팔 소리로 구호를 외치곤 했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희롱하는 것은 아닐까? 산꼭대기로 올라가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는 딸아이의 묘로 돌아와 땅을 파고 흰 꽃을 놓았다. 그때 또 그 소리가 들려왔다. “사망과 영생이 네 앞에 펼쳐있다.” 그때에서야 주님인 것을 알고 기도했다.

“주님 제가 정말 완고했습니다. 이토록 저를 사랑해 주시는데 믿지 못하고 저를 영생의 길로 인도하시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 제게 두 가지 길을 보여주시고 결정하라 하신다면 주님의 뜻에 순종하여 영생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마음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했고 끝까지 주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출처| www.ccchina.org
번역| 이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