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만 제자리걸음을 해서는 안 됩니다

유관지

지난 8월 초, 한 NGO 단체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오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선양(沈陽)에 몇 시간 들린 일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는데 공항에서 가까운 칠보산호텔에서 먹자고 하는 것을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까 서탑(西塔)에 가서 먹자고 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면서 보게 된 광경은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선하(沈哈:선양-하얼빈哈爾濱), 선투(沈圖:선양-투먼(圖們)고속도로 표지판, 즐비한 현대식 고층건물들…. 제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여기, 선양 맞아???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저는 선양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게는 선양이라고 하면 근 20년 전 몹시도 추운 겨울, 특수한 방법으로(그때는 한국 여권으로 중국에 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처음 선양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과 일들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은 음식점의 화장실이 수세식이 아니었던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얼어붙은 배설물이 산을 이루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시내로 들어서면서 머리를 염색한 젊은이들, 어깨를 완전히 드러낸 젊은 여성들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에서는 다시“여기, 중국 맞아???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서탑교회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일행 중의 한 사람이“제 비로소 사람 사는 곳에 온 것 같습니다.??고 하였습니다. 북한의 삭막한 풍경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는 뜻이겠지만 제게는??교회가 있으니까 사람 사는 곳 같습니다.??하는 것 같이 들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운한 것이 있었습니다. 9년 전엔가 선양에 잠시 들렸을 때는 사방 어디서나 잘 보이는 서탑교회 신축건물의 위용이 몹시도 자랑스럽게 여겨졌는데 이번에는 주변 고층건물들과 고가도로에 묻혀 있는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짧은 몇 시간의 선양 체류는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중국 사회에서 교회의 위상은 어떠한 것인가???무엇보다도??중국은 놀랍게, 그리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중국선교는 예전 방법, 예전 인식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중국을주께로」가  중국선교의 변화를 촉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국을주께로」가 계간에서 격월간으로 복원된 이후 독자들의 성원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호는 2006년의 마지막 호입니다. 내년 3월에는「중국을주께로」통권 100호를 발행하게 됩니다. 중국선교 2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이 잡지가 통권 100호를 기록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여겨집니다. 사실 한국에서 전문지가 통권 100호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장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내년 중국선교 200년 감사 행사를 몇 가지 구상하는 가운데 이 잡지의 통권 100호 발행 감사예배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티베트 불교를 특집으로 하였습니다. 지난 호‘발행인 통신??에서 말씀드린 칭짱(靑藏)철도 개통 이후 시짱(西藏)자치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대하게 됩니다. 이 특집이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이 특집은 중국선교가 점점 전문화되고 세분화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올해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 더 좋은 교제와 동역을 기대합니다.

살롬!

유관지ㅣ 발행인, 목양교회 담임목사,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 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