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집은 신혼이다
일전에 올린 글 '작은 것이 편리하다' 라는 글을 읽은 카스(카카오 스토리) 독자가 "요즘 선교사님의 글과 사진에 퐁당 빠져 있습니다.(^0^)" 라는 댓글과 함께 "신혼집 같으세요!"라는 댓글을 추가로 달았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응수해 주었다.
"신혼 아닌 신혼이랍니다. 일단 식구가 둘 뿐이어서 신혼 기분 내고 있어요." 라고…….
그날 남편은 교회에서 문화학교 프로그램 중에 성도들에게 중국어 회화를 가르치기로 되어 있어서 막 집을 나서려고 했다.
언뜻 보니, 남편의 넥타이 색깔이 칙칙했다. 나는 얼른 장롱에서 밝은 회색에 핑크 무늬가 있는 실크 넥타이를 골라서 남편에게 내 밀었다.
"여보! 이 넥타이로 바꿔 매고 가세요. 중국어 회화 배우러 오는 성도님들과 처음 만나는 날 인데 좋은 인상 줘야지요."
남편은 나의 권면에 "그럴까" 하면서 넥타이를 바꾸어 맸다.
구두를 신고 막 떠나려는 남편의 얼굴을 잠시 바라 본 남편의 얼굴은 뜨거운 여름철을 지나면서 그을려서인지 검은빛 나는 구리빛 이었다.
나는 아파트 현관문 손잡이를 막 돌리려는 남편을 다시 불러세웠다.
"여보 여보, 잠깐만…… 30초만."
"왜 그래요?" 남편은 아직도 뭐가 남았느냐는 듯이 의아하게 돌아 서며 나를 바라 보았다.
나는 " 잠간만요……." 하고 얼른 방안 화장대에서 선블럭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내가 쓰는 화장용 스펀지에 선블럭을 조금 짜서는 남편에게 다가 갔다.
" 이리 오세요. 얼굴 내밀어 보세요." 그리고 가볍게 선불럭을 남편의 얼굴에 톡톡 가볍게 터치하며 펴서 발라 주었다. 순식간에 검은 구리빛 남편의 얼굴이 화사한 밝은 빛으로 바뀌었다.
"이제 됐어요. 목회자는 어느 정도 탤런트 기질도 있어야 해요. 좋은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거든요. "
잔소리 비스무리한 한 마디를 했지만, 남편은 이미 전에 없던 아내의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져서 싱글벙글 웃으며 집을 떠났다.
중국어 강의하러 간 남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필자의 남편의 말을 들어 보자.
"성도님들이 두시간이 20분 처럼 느껴진다고 했어."
오! 예! 성공한 것이다. 신혼무드로 바꾸어 서비스를 해 주었더니 남편이 자신감 있게 사역을 하고 온 것이다.
이게 다, '작은 것이 편리하다." 는 나의 수필을 읽고 "신혼집 같으세요!" 라며 긍정의 말로 나를 격려해 준 독자 덕분이다. 신혼집 같다고 했으니 신혼부부답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내게 들었었나 보다. 피그 말리온 효과처럼, 기대해 주는 대로 되어 지는 효과 말이다.
아무튼 우리 둘의 작은 집은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 비둘기 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포근한 사랑 엮어갈 그런 집을 지어요." ♬♪♩ 라는 노래 가사처럼 점점 신혼집 모드로 바뀌어 간다.
그런데 이 작은 비둘기 집엔 분위기 따라 음악이 바뀐다.
찬송가~~ 복음성가~`피아노곡~~ 첼로~~ 바이얼린~~ 때로는 영화음악~~ 언체인드 멜로디~~ 때론 샹송이 흘러나온다. 아참, 우리 집엔 장미꽃 넝쿨 대신 머지 않아 고구마 넝쿨이 우거질 것이다. 사다 놓은 고구마에 싹이 나기에 물에 꽂아 놓았더니 한참 파란 잎이 이쁘게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 하느니라" (전도서 4:11-12)
사진 | 나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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