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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혜 선교문학] 하관식: 고 방지일 목사님 선산에 묻히다  
차하경  Email [2014-10-15 10:28:37]   HIT : 2358   

  

  

  


한국기독교회장으로 치르어진 고 방지일 목사님의 발인예배를 마치고, 장지는 목사님의 선산이 있는 춘천으로 가게 되었다. 영정사진과 관을 모신 리무진과 7대의 대형버스에 조객들이 나누어 탔다. 그리고 12가 조금 넘어 장지에 도착했다.

고 방지일 목사님의 장례식이 있는 오늘의 날씨는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 날씨로 맑고 쾌청하다. 공중에 무인 카메라를 띠워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인 카메라의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하관예식 준비가 진행되었다.

장례위원회는 고문 80명, 공동장례위원장 11명, 장례위원 171명, 공동집행위원장 6명, 집행위원 196명으로 총 464명으로 구성되었다. 장례위원회는 고 방지일 목사님의 선산 부근이 가파른 것을 감안해서 사람들이 미끌어 지지 않도록 메트를 깔고 로프를 잡고 올라가도록 설치해 놓았다. 또 조객들을 배려하여 세 개의 간이 화장실까지 설치해 놓는 등 장례위원회의 세심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하관예배를 드릴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나고 영등포교회 임정석 목사님의 집례로 하관예배가 시작되었다.

설교를 맡은 영등포 노회장인 김상룡 목사님은 '나를 믿는자는 죽어도 살겠고'란 제목으로 말씀을 짧게 전하셨다. 고 방지일 목사님의 거실에 어떤 분이 '수산복해' 라고 쓴 액자를 선물 했다고 한다. 그 뜻은 장수는 산처럼 높게 하고, 복은 바다처럼 많이 받으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 액자를 선물로 받은 고 방지일 목사님은 "복받고 오래 살면 뭐할건데?"라고 하시며 '격산덕해'로 다시 써 달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격산덕해'란 인격은 산처럼 높고, 덕은 바다처럼 넓게 라는 뜻이다. 이처럼 고 방지일 목사님은 아름다운 인격과 덕스러움을 중요하게 여기셨다고 한다.

하관예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미리 예약된 식당에서 때늦은 점심을 먹었다. 해물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답게 푸짐한 해물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네 사람이 한 조로 해물탕을 먹는데 양이 정말 푸짐했다. 모두들 배고픈 참에 한참 식사를 하는데, 어떤 분이 "방 목사님이 마지막 대접하시는 식사이니 많이들 드세요." 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왠지 그 말이 우스개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저 말을 한 분도 방 목사님이 평소 다른 사람을 잘 섬기는 분인 것을 아는분이구나 생각했다.

장지까지 옆자리에 함께 앉아 왔던 러시아 선교사님이 나에게 해준 말이 있었다. 러시아 선교사님은 주선애 교수님과 종종 고 방지일 목사님을 찾아 뵈었다고 한다. 어느날 갔더니 목사님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여러개 뽑아서 가지고 오시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왜 음료수를 그렇게 많이 가지고 오시느냐고 했더니, 월요일 마다 성경공부하러 오는 목사님들을 대접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시더라는 것이다. 고 방지일 목사님의 평소의 삶이 손대접 하기를 힘쓰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지에서 돌아오는 길목에 백일홍이 마치 코스모스처럼 키가 크게 자라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저 색색의 백일홍들이 매년 방 목사님의 산소를 찾는 사람들을 반겨줄 것이다. 이젠 볼 수 없는 목사님의 미소를 대신 보여 주려는 듯이 말이다.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 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요 11:25-26)


사진 | 나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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