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서울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마치 목사님이 안계시기 때문에 서울이 추운거라고 차가운 날씨가 대변해 주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생전에 그리도 인자하시던 목사님의 미소가 벌써 그리워 집니다.
그렇게도 자주 선교지에서, 대학 강단에서 지역교회 강단에서, 여러 수련회와 선교대회에서 뵐 수 있었던 목사님을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참 마음이 이상해집니다. 목사님이 돌아가신 것이 '정말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목사님은 다른 사람보다 장수하셨지만, 모든 사람들이 목사님의 별세를 안타까워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목사님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과 삶, 사역에 있어서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한국교회 최초의 선교사로 중국 산동성 선교사로 파송받고, 21년 동안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충성을 다하셨습니다. 그리고 선교지 상황으로 비자발적으로 귀국하신 후에는 영등포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 22년 간을 또 주님께 충성하셨지요.
그러나 목사님의 사역은 은퇴 후에 오히려 더욱 폭넓게 전개되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모든 신앙의 후배들이 목사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따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요. 고매하신 인품과 철두철미한 말씀중심의 믿음을 갖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는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념과 열정이 목사님으로 하여금 그 많은 집회들과 모임에 초대에도 참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목사님은 또한 예장 통합 교단의 총회장과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한국기독교 총연합회 및 한국교회연합 명예회장 등 굵직하고 영향력 있는 직임을 역임하시면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봉사, 헌신하셨습니다.
1979년 목사님은 은퇴 후에도 성경공부와 집필을 하시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셨고,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모든 목회자들에게 귀감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1998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시며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셨지요.
목사님의 설교가 생각 납니다. '종두득두(種豆得豆)'라는 제목으로 심은대로 거두는 법칙을 말씀하시면서 좋은 종자라도 어느 밭에 심겨졌느냐에 따라 결실이 확연히 다르다고 하셨지요. 목사님은 그러기에 우리의 마음밭을 수시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을 항상 잘 살펴서 돌은 골라 치워 버리고, 수분이 없으면 수분을 공급해야 하고, 굳었으면 부드럽게 가다듬어 옥토를 만들어서 언제라도 씨가 떨어지면 가장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잘 가꾸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방지일 목사님의 어록인 '말씀의 샘'에서 저는 특히 '회고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눈물은 가납(嘉納)된다. 참된 부흥은 눈물의 부흥이다.'라는 말씀과 '마음을 지키라 하심은 마음 둘 곳을 먼저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고 하신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목사님! 이젠 천국에 계시니까 예수님께 우리나라 많이 어렵다고 꼭 말씀 드려 주실거지요? 특히 목사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우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셔서, 큰 은혜 내려주시고 성령충만 부어주시라고 예수님께 꼭 부탁드려 주세요. 그럼 저희는 목사님이 걸으셨던 그 길을 미력하나마 열심히 기도하며 따라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한국교회의 산 증인이 되어주셨던 것 정말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 백주년기념관에서 있을 목사님을 보내 드리는 마지막 발인예배를 앞두고, 추모의 정이 샘솟아 필을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