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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8.20 통권 65호     필자 : 김성곤 프린트   이메일 
盤根錯節

얽히고 설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일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IMF체제로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이를 해결하느라 대단히 애를 먹었고, 그 여파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듯하다. ‘구조조정’이라는 말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유행어가 되었으며, 툭하면 조(兆) 단위의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야 치유할 수 있다는 처방에 여러 번 놀라기도 하였다. 그만큼 나라의 살림이란 복잡하고 어려워서 단번에 문제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후한서(後漢書) ∙ 우호전》에 보이는 ‘반근착절(盤根錯節)’이란 말이 있다.

후한(後漢) 화제(和帝) 때 외족이 호시탐탐 침입을 엿보고 가뭄이 지속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상황이 여의치 못하자, 당시 대장군이라는 최고의 위치에서 병권을 쥐고 있던 등즐(鄧騭)은 국비 부족을 이유로 양주(凉州)땅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낭중(郎中) 우후는 양주가 본래 열사와 무인들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다른 신하들 또한 우후의 주장에 동감하여 등줄의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등줄이 이 일로 우후를 미워하던 차에 조가현(朝歌縣)에 비적(匪賊)이 나타나 그곳의 현령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바로 우후를 현령으로 삼아 토벌 지시를 내렸다. 사람들은 우후의 앞날을 걱정했지만, 우후는 태연히 말했다. “서린 뿌리와 섞인 마디를 만나지 않고서야 어찌 칼날의 예리함을 알겠는가?”

조가현에 도착한 우후는 임지에 부임하자마자 먼저 남을 해치기를 일삼던 불량배 백여 명을 모았다. 이들은 죄를 용서받는 대신 비적들과 거짓으로 합세하여 마을을 공격했고. 우후는 미리 군사를 준비시켰다가 이들을 모두 잡아들이고 진짜 비적을 가려내 일망타진했다.

한편으로는 바느질 솜씨있는 가난한 아낙들을 비적들에게 보내 그들의 옷을 지어주게 했다. 아낙들은 옷을 짓거나 기울 때마다 옷자락에 색실로 표시를 달았고, 이들이 마을에 나타나면 군사들이 그 표시를 보고 바로 잡아들였다. 이렇게 해서 비적들은 급격하게 세력이 약화되어 뿔뿔이 흩어졌고, 조가현도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최근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지난 55년간 ‘반근착절’처럼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단의 벽을 조금씩 허물고 우선적으로 이산가족의 상봉을 추진하고 있는 이 때, 경제나 사회 각 방면의 문제들도 더불어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곤 / 방송통신대학교 중문학과 교수
 

필자 : 김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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