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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 통권 172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계명구도(鸡鸣狗盗)


계명구도(鸡鸣狗盗) 《史记․孟尝君列传》에서 나온 말로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을 일컫는 말이다. 선비가 배워서는 안 될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와 비록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도 때로는 쓸모가 있음을 비유한다.  


《史记․孟尝君列传》에 보면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왕족인 맹상군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선정을 베풀고 널리 천하의 인재를 모아 후대한 것으로 유명한데, 당시 맹상군의 식객으로 지내던 이가 수천 명에 달했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문과 무에 능한 이들은 물론 학문의 소양 없이 비천한 잔재주만 부리는 이들도 여러 섞여 있었는데 어느 날,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위험한 처지에 놓였을 때 평소 다른 식객에게 무시를 당하던 이들이 닭 울음소리와 도둑질로 맹상군 일행을 위험에서 구하게 된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사람을 가리지 않고 식객으로 받아준 맹상군의 성정에 탄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 주변에 사람이 꼬이고 득세한 이의 집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들 식객 가운데는 진흙 속에서 찾아낸 진주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미꾸라지처럼 오히려 맑은 연못을 흐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식객’은 ‘문객(门客)’으로 세력가의 집에 머물면서 밥을 얻어먹는 사람을 이르기도 하지만 세력가의 눈에 띄어 덕을 보고자 하는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여기에서 ‘덕을 보다’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그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을 때 사용하는 말로 나쁘게 말하면 ‘부당한 이익을 취하다(占便宜[zhànpiányi])’는 의미가 된다. 중국어에 “一人得道, 鸡犬升天[yìrén dédào, jīquǎn shēngtiān]”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이 득세하면 주변 사람도 그 덕을 본다는 의미이다. 득세한 정치인들 주변에 부나비처럼 모인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계명구도의 재주로 사람들을 속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그것을 오히려 자신들의 능력이라 내세운다. 이들은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입의 혀처럼 굴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거리낌 없이 자신을 과대 포장하여 실권자의 눈에 들려고 한다. 그러다 눈에 띄어 등용되면 주군의 권력을 이용해 무소불위(无所不为)하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게 되는데 이런 예는 비단 작금의 사태뿐만 아니라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개인의 삶에서도 어떤 이를 가까이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행보가 달라지고 일의 결국이 달라진다. 하물며 지도자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송나라 문인이자 정치가인 왕안석(王安石)이 맹상군을 계명구도 무리(鸡鸣狗盗之徒)의 우두머리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리라. 왕안석은 “닭 울음소리로 남을 속이고 개구멍으로 도둑질 하는 자들이 맹상군의 문하에 모여들었기 때문에 어진 인재가 오지 않은 것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제나라의 강성함으로 진나라를 제압할 수 있었다<读孟尝君传>”고 한탄했다. 지도자의 눈이 어둡고 귀가 어두우면 옥석을 가릴 수 없다. 간언(谏言)을 아끼지 않고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충신을 등용하는 일은 결국 지도자의 몫이며 그에 대한 책임도 지도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더욱 근신하고 깨어 기도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계명구도한 이들로 인해 분노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안타까운 일도, 가슴 아픈 일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과즉물탄개(过则勿惮改)라고 하지 않는가. 이 역시 필요한 과정이고 치러야 할 대가라고 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앞으로 같은 우(愚)를 반복하지 않도록 우리 각자가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필자 : 박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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