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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 통권 162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송무백열(松茂柏悦)


송무백열(松茂柏悦)은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기뻐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뒤에 혜초가 타면 난초가 슬퍼한다는 의미인 혜분난비(蕙焚兰悲)를 함께 써서 ‘벗이 잘 되면 나도 기쁘고 벗이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다’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사전에 ‘벗줄’이라는 말이 있어 찾아보니 ‘벗줄’은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현악기를 연주할 때, 실제 타는 줄의 옆줄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벗’은 ‘친구’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인데 타는 줄의 옆을 지켜주는 줄의 이름을 ‘벗줄’이라고 명명하다니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이 아닌가. 갑골문에 ‘벗’을 나타내는 한자 우(友)는 두 개의 손이 나란히 그려져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서로 돕는다는 뜻이란다.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벗’은 참 아름다운 말인 것 같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벗과의 사귐을 매우 중시했다. 전통적 유교 사회에서 도덕적 도리를 강조하는 삼강오륜의 붕우유신(朋友有信)은 벗을 사귐에 있어 신의를 중시하라는 강령으로 우리 민족의 삶의 좌표가 되는 정신 가운데 하나이다. 문경지교(刎颈之交), 지란지교(芝兰之交), 관포지교(管鲍之交), 망형지교(忘形之交), 망년지교(忘年之交), 단금지교(断金之交), 수어지교(水鱼之交), 담수지교(淡水之交), 총죽지교(茐竹之交), 포의지교(布衣之交), 저구지교(杵臼之交), 금석지교(金石之交) 등등. 사귐과 관련 있는 성어만 세어봐도 얼추 70개가 넘는다. 벗에 관한 수많은 미담은 역사를 가로질러 오늘까지 전승되고 있으며 벗과 관련된 이야기는 시, 수필, 속담과 관용표현 속에서 사귐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벗은 그만큼 우리에게 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그러나 요즘처럼 사람과의 관계가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실에서 진정한 ‘송무백열’과 ‘혜분난비’의 우정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특히 국가간 교류에서 벗의 그것을 기대한다는 것이 가당한 일이기는 한 것일까? 나라와 나라의 교류에는 국익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들로 철저한 정치적 계산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간 사업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와 수교를 맺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과거의 역사에서 학습된 불행한 기억이 글로벌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앙금을 털어내고 세계 어느 나라와 수교를 맺고 교류하든지 교우이신(交友以信)의 정신으로 신뢰와 친분을 쌓아가야 한다. 어떤 군사적 압박 때문에 형성된 지배․피지배 관계나 정치•경제 권력에 의한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이고 동등한 주권국으로서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간 우정과 신의를 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피해의식이 아닌 관용으로, 위협과 견제가 아닌 이해와 격려로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어간다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송무백열(松茂柏悦)과 혜분난비(蕙焚兰悲)의 가치를 높게 둔 벗의 나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의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마침 올해가 ‘2016년 한국관광의 해’라고 한다. 먼 옛날 천하를 주유하던 공자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有朋自远方來不亦乐乎)”라고 외쳤던 마음으로 전 세계 친구들의 방문을 기대해 본다. 오랜 친구(老朋友)나 새 친구(新朋友)나 그저 옆에 있어만 주어도 든든한 힘이 되는 ‘벗줄’처럼 서로에게 좋은 친구(好朋友)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애양 | 중문학 박사 

필자 : 박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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