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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 통권 157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망운지정(望云之情)


망운지정은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부모를 그리워하다’는 의미로 옛날 당나라 장수 적인걸이 태항산에 올랐을 때 유유히 흘러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며 자신의 부모님을 그리워했다는 일화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당서 적인걸전, 《唐书 • 狄仁杰传》). 자식이 객지에서 부모를 그리는 정을 나타낸다.


해마다 명절이면 ‘민족대이동’이 일어난다. 이번 추석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특별한 날이 되면 가족과 함께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비슷한 기억을 갖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생물학적 기제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짧은 휴가기간이지만 바쁜 일상생활로 그동안 소원하게 지냈던 형제자매들과 고향집 부모님 슬하에 모두 모여 잠시라도 단란한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명절에 가족이 함께 모이는 전통은 농경 사회 특징인 가족중심체제가 오랫동안 형성해온 행동양식으로 평소에는 흩어져 생업에 종사한다 할지라도 어느 특정한 시간이 되면 서로 모여 그 시간만큼이라도 혈육의 정을 나누며 친밀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자연스런 미풍양속이라 하겠다.
 

비록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지만 추석빔을 차려입고 가족끼리, 친척들과 서로 부비며 왁자하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성묘도 드리며 서로 회포를 푸는 일은 우리네의 오랜 풍습이고 삶의 한 부분이다. 명절 가족모임에서 우리는 위로와 보상이라는 강력한 심리적 효과를 얻기도 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비록 명절과 같은 제한된 시간과 상황 속에서만 모이게 되지만 서로 바라보며 웃고 쓰다듬는 행위과정 속에서 가족 특유의 생물학적 유대감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관계 결속력이 강화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의 정’은 다시 사회로 복귀할 때 강력한 시너지 효과로 전환되어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명절 귀향의 기회를 갖기 위해 시간과 불편함의 대가를 선뜻 지불한다. 평소 뛰다시피 하며 바쁘게 살던 사람들이 명절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차표를 구하기 위해 기차역 바닥에 앉아 몇 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고속도로 사정으로 평소보다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고향으로 가기 위한 시간을 지불하는 데 인색함이 없다.
 

그러나 누구나 고향에 돌아가 천륜지락(天伦之乐)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명절이면 임진각이나 망향의 동산에서 두고 온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망운지정(望云之情)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현재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체제가 수십 년 간 유지되고 있어 그 결과 남과 북에는 ‘이산가족’이라는 특이한 가족형태가 생겨났다. 이산가족은 ‘남북 분단 따위의 사정으로 이리저리 흩어져서 서로 소식을 모르는 가족’으로 서로 생사를 알 수 없고 서로 연락도 할 수 없는 비정상적 가족 형태이다. 통일부의 최근 통계(2015년7월 31일)를 보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87.1%가 부부, 자녀, 형제자매 등 직계가족 상봉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산가족 1세대 가운데 이미 많은 분들이 운명을 달리하셨다고 한다. 혈연과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부모를 지척에 두고도 반포지효(反哺之孝)할 기회를 얻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이산가족의 안타까움은 누구도 쉽게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추석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참으로 반갑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추석명절에는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이산가족이 상봉의 기쁨을 누리고 짧은 만남의 시간이지만 연로하신 부모님 앞에서 노래지희(老莱之戏)하며 늙어서도 부모께 효를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박애양 | 중문학 박사
 

필자 : 박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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