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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재스민 혁명" 어디까지  
김은혜  Email [2011-03-09 14:49:44]   HIT : 901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바람이 아랍권에 이어 아시아 대륙을 강타했다. 중국판 ‘재스민 혁명’이 바로 그것. 비록 ‘움찔’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있지만 중국 공안 당국의 삼엄한 감시에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번화가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는 점은 주목을 받고 있다.

◇ 중국에 퍼지는 ‘재스민 향기’
지난달 19일부터 중국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웨이보’를 중심으로 중국판 ‘재스민 혁명’을 선동하는 글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 글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2개 주요 도시에서 ‘우리는 먹을 것을 원한다’ ‘우리는 일하고 싶다’ ‘우리는 집을 원한다’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자유 만세, 민주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칠 것을 제안했다.

선동 글은 시위 장소와 시간, 요구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또 높은 물가와 집값 등의 내용을 위주로 서민의 민심을 자극했다.

“멜라민 분유 피해아동의 부모, 강제 철거민, 실업 노동자, 공산당원, 민주당파 인사, 심지어 방관자까지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중국인으로서 미래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일당독재를 끝내기 위한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자유를 요구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공안 등 관련 당국은 전국 주요 도시 20여 곳에 경찰력을 대거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집회 예정 장소로 시민들이 모여들자 즉각 해산 조치했다.

앞서 SNS를 통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 표방 시위를 독려한 활동가 10여 명도 연행했다. 시나닷컴(www.sina.com) 등 주요 포털 검색사이트와 웨이보에서는 ‘jasmine’ ‘jasmine revolution’ 등 영어 단어 검색도 차단됐다. 재스민을 뜻하는 ‘모리화’나 ‘모리화 혁명’ ‘혁명’과 같은 중국 단어도 검색이 불가했다.

20일 시위 장소로 게시된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 거리에는 시민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공안들은 시위대와 이 모습을 구경하는 시민들을 향해 “쳐다보지 말라”고 소리치며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당국을 비판한 5명이 연행됐다.

상하이 중심가에도 수십 명이 모여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다 공안에 의해 즉각 해산됐다. 상하이 인민광장 부근 평화극장 앞에서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높은 식료품 값을 비난하던 청년 3명이 공안과 언쟁을 벌이다 연행됐다.

이 밖에 시위장소로 예고된 광저우시 인민공원은 공안당국이 미리 500여 명의 경찰력과 차량 30여 대를 배치해 사람들이 거의 모이지 않았다. 산시성과 장쑤성의 경우 학생들의 외출을 막기 위해 교문까지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으로 집회는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에서만 집중돼 각각 최소 5명이 연행되는 등 소규모에 그쳤다. 이에 27일 제2차 집회가 중국 전역 27개 도시에서 예정됐으나, 1차 집회 이후 바짝 긴장하고 있던 중국 공안당국의 원천봉쇄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베이징 왕푸징 거리는 오전부터 정·사복 차림의 공안 병력이 도로를 점거, 집회 시도 자체를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특히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검문검색이 강화했고 공안들은 집회 장소로 몰린 취재진들을 향해 귀가를 종용했다. 이들은 또 카메라 등으로 거리 상황을 스케치하던 취재진 수십 명을 연행해 조사한 후 풀어주기도 했다. 왕푸징 거리에 살수차와 대형 트럭 등도 대거 목격됐다.

상하이에서도 집회 예정일 전날부터 시내 전역에 공안의 경비가 강화됐다. 집회 예정장소인 평화극장 주변에는 경찰 수십 명이 배치됐고 경찰차가 극장 주변을 수시로 순찰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공안당국이 반체제 인사 및 인권운동가 최소 80명을 가택연금 또는 격리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활동가들은 “중국 정부가 무고한 인민을 체포하고 정보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가동해 지난 1회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모리화’ ‘jasmine’과 같은 민감한 단어들의 검색을 차단했다. 이날 동시다발적인 집회 개최를 예고했던 사이트 ‘보쉰’도 인터넷 공격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궈진룽 베이징 시장이 시 공무원들에게 “공안과 관련한 상황을 잘 챙기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시 당국이 직접 나서 집회 개최 차단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안당국의 원천봉쇄로 집회가 연속 무산된 가운데 중국의 인권운동가들은 집회를 매주 일요일로 정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SNS에 글을 올려 “앞선 시위는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어 100개 도시 이상으로 퍼져 나갔다”며 “변화를 위해 한 걸음을 더 내디뎌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매주 일요일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산발적인 집회를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재스민 향기’가 중국에까지 퍼져 민주화 시위가 본격화될 것인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중국판 ‘재스민 혁명’…원인은
아랍권을 휩쓴 ‘재스민 혁명’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자 중국의 민심도 조금씩 들썩이는 분위기다. 더구나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우뚝 올라선 중국의 성장 뒤에 소외된 이들의 불만이 심심찮게 터져 나와 중국 당국이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다. 지난해에는 업종 간 소득 격차가 15배로 벌어졌다는 현지 보도가 쏟아졌다. 이 같은 가시적인 수치 외에도 부정부패로 인한 불평등도 상당하다. 공직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각종 뇌물이나 이권 수혜층이 정치인 등 상위계층에 편중돼 부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 밖에 집값 상승, 농산물 가격 등 물가 인상으로 중국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몇 배로 뛴 집값에 도시 외곽이나 주변지역으로 밀려나는 사람들도 많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수년 전부터 내륙 개발에 역점을 뒀지만 여전히 동남부 해안 지역과 내륙 지역 간 격차는 상당하다.

결국 경제 과실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경제·사회 저변의 불만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수년 전부터 노동자 파업, 철거민 시위, 농민 시위 등의 형태로 불만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지식인과 젊은 층 사이에서도 불만의 흐름이 형성돼 왔다. 이들은 중국의 일당독재, 인권 탄압 등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정치 개혁 및 인권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웨이보’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인터넷 등을 매개로 한 인권운동가들의 개혁 목소리는 여전히 통제의 틈새를 뚫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포되고 있다.

◇ 민주화 혁명 이뤄지나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산발적인 ‘재스민 혁명’ 집회가 열렸지만, 전문가들은 대규모 민주화 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들이 인플레이션과 부정부패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온라인 시위가 대규모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판 ‘재스민 혁명’이 중국 정부의 정치 개혁 추진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지난 30년 동안 놀랄 만큼 개선됐다”며 “중국인들이 정치적 변화를 위해 현재의 생활을 희생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권력 독점에 대해 양보를 고려할 만한 어떤 압력도 느끼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날 수 없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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