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격이 활달하고 외향적인 남녀(肉食系)와 비인기 남녀의 양극화 2010년대 일본에서는 비혼(非婚)화·만혼(晩婚)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결혼상담소나 매칭 앱 등을 이용해 이상적인 상대를 찾는 ‘결혼을 위한 활동 혹은 선보기(婚活)’2)라는 문구가 급속히 번졌다. 반면에 성격이 내향적이고 연애·이성 관계에 소극적인 사람(草食系)과 인기를 얻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비인기(非人氣)’의 존재도 화제를 모았다. 연애에 적극적인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의 양극화 현상을 볼 수 있다.
또 연애에 대한 욕망이 있는 것과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인 것 같다. 결국에 결혼의 발목을 잡는 큰 문제는 돈의 문제인 것을 알 수 있다. 연애도 결혼도 직업이 있어서 수입(돈)이 있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현대 일본에서 비혼화·만혼화 진행의 한 요인은 바로 저임금의 비정규직 고용 등으로 인해 충분한 수입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커리어를 지향하기보다는 오히려 전업주부를 지향하는 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결혼 후에도 일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도쿄도 오사카부 같은 대도시권보다 호쿠리쿠, 규슈 등 지방일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이 높다. 비혼화·만혼화로 갈수록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는 것에 대하여 문제 삼는 목소리는 있지만 그 해결책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 남자와 여자의 격차가 큰 한국 한류의 연애드라마에서는 대재벌 상사와 보통 집 딸과의 격차, 가족의 반대 등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지금도 경제적인 격차나 가문 등이 연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섬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짙고, 성도덕에 관해서는 매우 보수적이다. 이 때문에 전후(戰後)에도 불륜을 처벌하는 간통죄가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2015년에 폐지되었다.
현대 사회는 경제의 발전과 여성의 사회 진출로 인해 여자도 남자와 대등하다는 생각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군사정권 시대를 아는 연령대의 남성들에게는 남존여비의 전근대적 관념이 뿌리 깊게 잔재해 있는데, 이는 젊은 여성들에게 남성 혐오의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한국도 일본과 같이 저임금 비정규직 고용의 증가로 당장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워서 연애나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 속의 화려한 연애에 비해 현실의 남녀 사이는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
중국: 남녀의 사회적 위치 평등, 남녀의 성비(性比) 불평등 결혼 후 남녀관계에 대해 중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대등하다고 할 수 있는 나라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는 남성도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 비중이 크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는 인기 있는 남자의 조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일본이나 한국 이상으로 남녀평등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은 가문의 존속을 중시하는 구세대 어른에게서 ‘아직 결혼 안 했어?’ ‘빨리 손자의 얼굴을 보고 싶다’라는 말을 듣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경제발전으로 수입의 격차가 생기면서 남녀 모두 연애나 결혼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은 일본이나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혼하기가 어렵게 되는 데에는 그 나라의 사정도 있게 마련인데, 중국의 경우 1979년부터 2015년까지 ‘한 가정 한 자녀 낳기(計劃生育) 정책’이 시행되었다. 거기다가 가문을 이을 후손으로서 남아를 희망하는 세대가 많기 때문에 남녀의 비율이 ‘여성 100 vs 남성 110∼115’이다. 인구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상당수의 호적 없는 여성이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태가 심각한 것은 실제 호적상으로 20∼45세의 남성이 여성보다 3000만 명이나 많다는 것이다.
만혼(晩婚), 한·중·일 공통 일본에서 자주 화제가 되는 비혼화·만혼화는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각국의 인구 1000명당 혼인 수(件)는 일본은 4.8, 한국은 5, 중국은 7·2이다.3) 일본이 가장 낮고 중국이 가장 높다. 전통적으로 가문의 존속을 중시하는 중국은 일본과 한국보다는 수치가 높다. 이러한 수치는 EU권의 나라인 독일과 프랑스 등 EU권의 3∼5보다는 약간 높은 편이다. 그러나 2013년의 9·9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건수는 5년간 300만 건 이상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결혼 연령을 보면 초혼(初婚)의 경우 일본은 남성은 31세, 여성은 28세이며, 한국은 남성 33세, 여성 30세이다. 중국은 2007년 상하이(上海)를 기준으로 했을 때 남성 33세, 여성은 31세이다.4) 한·중·일 모두 급격하게 결혼 연령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남녀 모두 개인주의가 더욱 강해진 점이나, 남성이 여성을 부양하는 전통적인 남녀관과 가족관의 해체, 경제적인 문제, 국가 정책의 영향 그리고 각 나라의 사정도 있게 마련이다. 한국의 남성들에게는 병역의 의무가 있다. 전에는 병역을 마친 남성들에게는 취업 시에 가점(加點)을 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이 특권은 남녀 불평등 제도라고 하여 1999년에 폐지되었다. 어떤 한국 남성들은 남자만 병역의 의무를 갖는 것에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결혼 전통은 시들, 결혼 스타일은 다양화 결혼식을 거행하는 방법이나 결혼 후의 생활 스타일은 다양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회가 황폐해져서 그런지 직장 사람을 초대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만을 초대하는 스몰웨딩을 선호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대기업 알리바바그룹이 대규모로 사원들의 집단 결혼식을 거행하고 이벤트화하였다. 이 제도는 신랑-신부 중 한 사람이 회사의 사원이라면 참가할 수 있다.
결혼식의 복장은 일본은 일본식 복장이든 양장이든 흰색과 검은색이 기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중국에서는 남녀 모두 빨간색, 한국에서는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빨간색이 특징이며,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도 많다. 최근에는 한·중·일 모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하고 식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비록 결혼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결혼 스타일은 다양해지고 있다.
낮아진 이혼의 문턱 옛날의 결혼은 신랑-신부 둘만의 결혼이 아니라 집안 간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고, 양가의 체면 때문에라도 이혼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일본, 한국, 중국 모두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혈연과 지연이 주는 압박이 약해지면서 이혼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2017년 1000명당 이혼 건수는 일본은 1·7건, 한국은 2·1건. 중국은(2012년 데이터) 1.8건이다. 한편 2007년의 데이터에는 일본은 2건, 한국은 2·6건, 중국은 1·6건5)으로, 일본과 한국의 이혼율은 의외로 조금 낮아지고 있다. 실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도 이혼율이 떨어진 나라가 제법 있다. 원래 결혼율이 떨어졌기 때문에 ‘나중에 파탄할 가능성이 있는 부부’, 즉 이혼할 부부가 줄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위자료 없는 이혼? 일반적으로 이혼의 원인은 대부분 성격이 맞지 않거나 불륜 등이지만, 중국에서는 ‘계획적인(?) 이혼’도 있다. 토지가 국유이고 부동산의 소유권에 제한이 있어서 남편의 명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이혼 후 아내가 남편과 별도로 부동산 소유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커플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맞벌이 가정이 많고 설령 이혼한다고 해도 아내는 이혼해도 생활에 곤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남편이 이혼하는 아내에게 위자료를 줄 일도 없어서 이혼의 문턱이 낮아졌다고 한다.
한·중·일 중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한국에서 최근에는 ‘황혼이혼’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약 33%가 결혼 20년 차 이상, 약 13%가 결혼 30년 차 이상이다. 그동안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도 참고 살다가 자녀가 성인이 되고 결혼하는 것을 계기로 이혼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미주 1) 이 글은 造事務所編著, 《日本人, 韓國人, 中國人》, (東京: PHP硏究所, 2021., 造事務所編著, 《日本人, 韓國人, 中國人》, (東京: PHP硏究所, 2012.의 내용을 번역하여 요약 정리한 내용이다. 2) 결혼을 위한 활동 혹은 선보기로 Marriage activities 의 의미이다. 3) 世界国勢図会 2020/21. 4) OECD: 2017. Marriage and divoce rates. 5) 世界国勢図会 2020/21.
※ 참고문헌 《こんなに違ぅよ 日本人, 韓国人,中国人》. 造事務所 編著. 東京. PHP文庫, 2012. 《こんなに違ぅよ 日本人, 韓国人,中国人》. 造事務所 編著. 東京. PHP文庫, 2021.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김종구 선교사 | BM선교회 선교연구원장, ph.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