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6  통권 224호     필자 : 석은혜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중국의 중고경제(闲置经济)

최근에 ‘공유경제(共享经济)’
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공유라는 개념이 점차 대중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공유(共享)는 말 그대로 ‘함께 소유한다’는 뜻이다. 넘쳐나는 물건을 더 사려고 하지 말고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다. 공유경제란 물건뿐만 아니라 공간, 정보, 경험, 재능 등의 자원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즉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자산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협력적 소비’ 활동을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최근 중국에서 ‘중고경제(闲置经济)’가 아주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고경제는 사용하지 않아 방치한 중고 물건을 다시 상품화하여 경제적 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경제를 중국어로는 ‘셴즈징지(闲置经济[xiánzhì jīngjì])’라고 한다. 여기에 나오는 ‘셴즈(闲置)’라는 단어는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용어로 ‘(쓰지 않고) 놀리다[내버려두다], 방치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유휴(遊休: 쓰지 아니하고 놀림)’라고 해야 하지만 유휴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한국어 중에서 가장 유사한 용어인 ‘중고(中古)’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다. 셴즈징지는 중국에서 최근에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중고경제의 핵심은 중고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팔려고 하는 판매자와 새것이 아닌 대신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사려고 하는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중고경제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품질이 보장되는 중고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거나 양도하는 거래를 말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유명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잇달아 중고 전자상거래 플롯폼에 진출하면서 중고 전자상거래는 중고경제의 매우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경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장소는 바로 ‘중고시장’이다. 중고시장을 중국어로는 ‘얼서우스창(二手市场: 누군가가 사용했던 물건을 거래하는 시장)’이라고 하거나 또는 ‘셴즈스창(闲置市场:  방치해 놓은 물건을 거래하는 시장)’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얼서우셴즈스창(二手闲置市场)’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시 말해 중고시장은 누군가가 사용했거나 혹은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 놓은 물건을 모아서 거래하는 장소를 말한다. 왕징사(网经社) 전자상무연구중심(电子商务研究中心)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과거 중고의 개념은 ‘가치절하’를 나타내는 것이었으나 현재 중고시장은 소비자의 의식이 변화되고 환경보호 등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재창조 및 가치부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예전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중고상품 거래가 비교적 적었지만 일반상품의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와 중고상품 거래의 보편화에 따라 중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국 중고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왕징사 전자상무연구중심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4부터 2018년까지 중국 중고시장의 규모는 고속성장을 유지해왔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53.6%를 기록했다. 또한 2020년 10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재경(财经)채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고시장 규모는 2018년 7,400억 위안(약 130조 원)에 이르렀고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고시장 규모가 1조 위안(약 175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서 발표한 <2019년도 중국 내 중고 전자상거래시장 데이터보고(2019年度中国二手电商市场数据报告)>에 따르면, 2015년부터 점점 성장하기 시작한 온라인 중고 전자시장은 2019년도에 2598억 위안(약 45조 원)의 규모에 달했고, 2020년에는 3486억 위안(약 6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이 중국 중고시장은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중고경제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 중고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고시장이 확장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인들의 소비에 대한 의식변화이다. 중국인들은 이제 체면을 중시하던 것에서 벗어나 가성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에서 상품 교체 빈도가 빨라지면서 가격이 비싼 새 상품을 구매하기보다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중고물품을 구입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둘째,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중고경제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라면서 중고제품을 거래할 수 있는 중고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광범위하고 활발하게 중고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셋째, ‘두안서리(断舍离)’하자는 생각이 갈수록 호응을 받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물건을 끊어내고(断), 버리고(舍),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离)’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만으로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자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를 지향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 것들을 중고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넷째, ‘90后(주링허우, 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가 새로운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은 가격이 비싼 새 물건을 사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서 누리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중고시장은 그야말로 가성비는 물론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중시하는 이들의 소비 형태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그들은 스마트폰 모바일을 이용해서 중고상품 온라인 플랫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모바일 쇼핑족의 급증은 중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있다. 

2019년부터 중국에서 중고 전자상거래 앱(APP)의 설치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2019년 8 월 설치 보급률은 11.6 %에 달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큰 규모를 가진 중고 전자시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중국 중고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63만 개에 달하며, 많은 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하여 기선제압을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셴위(闲鱼), 좐좐(转转), 아이후이서우(爱回收), 러콩콩(乐空空), 아이얼서우(爱二手), 후이서우스(回收宝), 홍부린(红布林), 과쯔(瓜子), 화펀(花粉),콩푸쯔지우수왕(孔夫子旧书网) 등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셴위, 좐좐, 아이후이서우가 가장 돋보이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 세 개의 플랫폼 배후에는 자연히 강력한 능력을 가진 거대 기업이 재정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서로 견제와 경쟁을 하면서 ‘삼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셴위는 아리바바(阿里巴巴) 산하의 전자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셴위는 중국 최대 중고 유통거래 전문 업체로서 70.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셴위의 상품 유형은 핸드폰, 전자제품, 가구, 가전제품, 화장품 등 다양한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종합형 플랫폼이다. 아리바바가 발표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셴위의 총 매출액은 2,000억 위안(약 35조 원)을 초과했으며 전년 대비 100% 증가하였다. 또한 셴위가 추산하고 있는 잠정적인 고객은 3억 명에 달하고, 하루 온라인 판매자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셴위의 상업방식은 ‘C2C(Customer-to-Customer: 소비자 간에 직접 거래하는 전자상거래를 지칭하는 말로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공급의 주체)’ 모델이다. 셴위 플랫폼의 경우 알리페이(支付宝)에서 거래를 보증하며, 과거 타오바오(淘宝)에서 구입한 제품의 정보를 불러와서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다. 또한 거래체계가 전문적이고 판매자에 대한 신용보장이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매매나 환불과정이 체계화하여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좐좐은 텅쉰(腾讯, 텐센트)과 85통청(同城)이 공동투자한 전자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설립 초기에 좐좐은 핸드폰, 디지털, 컴퓨터, 전자제품, 의류, 신발, 가전 제품 등 셴위와 동일한 종합형 중고상품 플랫폼이었다. 상업 방식도 처음에는 ‘C2C’ 모델을 취했으나 셴위와의 경쟁에서 뒤쳐지자 나중에 좋은 기회를 얻어서 ‘C2B2C(Consumer-to-business-to-consumer: 소비자가 기업을 통해 각종 서비스나 물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 방식을 병행하였다. 좐좐 플랫폼은 위챗페이(微信宝)에서 거래를 보증하고 있다. 최근 좐좐에서는 중고 핸드폰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해당 플랫폼에서 핸드폰 시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핸드폰의 품질을 검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셴위는 타오바오에서 배양된 플랫폼으로 모든 측면에서 중고시장의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좐좐이 셴위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좐좐은 사업전략을 수정, 보완하고 셴위와 차별화정책을 시도하면서 중고시장 경쟁에 대처하고 있다. 좐좐 플랫폼의 장점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쌍방향 평가체계가 가능하며, 또한 개인 판매뿐만 아니라 기업 판매자들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후이서우는 징동(京东) 산하의 전자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서는 창립 이래 줄곧 3C 디지털 전자제품 거래에 주력해 왔다. 3C 제품이란 컴퓨터(Computer), 핸드폰 등의 통신제품(Communication), 가전제품(Consumer Electronics)을 말한다. 2020년 6월, 아이후이서우는 징동 산하의 파이파이(拍拍)와 합병하여 3C 분야에서 더욱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2020년 9월 22일, 아이후이서우는 브랜드 이름을 ‘회수를 좋아하다(爱回收)’ 대신 ‘만물이 새롭게 태어난다(万物新生)’로 새롭게 바꾸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주로 3C 제품만 취급하던 업무를 더욱 확장하여 전 품목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징동은 투자액을 전략적으로 추가하면서 포괄적으로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아이후이서우의 상업 방식은 ‘C2B2C’로 소비자가 기업을 통해서 다른 소비자에게 물품을 판매하는 형태이다. 이 플랫폼의 또 다른 주요 기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비율은 4:6이며, 직접 방문을 통해서 제품을 회수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회수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서 쌍방이 ‘윈-윈(win-win)’하는 거래 모델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배후에는 적지 않은 폐해가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쁜 물건을 좋은 물건이라고 속여서 팔기도 하고, 애프터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없으며, 플랫폼의 관리 감독이 부실한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어떻게 관리 감독을 강화하느냐는 것은 여전히 관련 거래 플랫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앞으로 온라인 중고 플랫폼은 오프라인 중고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으로 발전해갈 전망이다. 오프라인 거래는 직접 상품을 검토해 보거나 체험 등을 통해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온라인 거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소비자의 신뢰감을 높이는 오프라인 매장의 확대는 중고시장의 추후 발전 방향이 될 것이다.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中国经济体制改革研究会)의 부회장 왕더페이(王德培)는 중국 중고시장의 호황은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의 인식이 성숙해진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고 상거래의 보편화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중고시장은 거대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 ‘중고경제’도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 기관이 전망한 데이터에 따르면, 2030년에 중국 중고경제는 전국적으로 32조 위안(약 5,600조 원)에 이를 것이며, 2040년에는 놀랍게도 70조 위안(약 12,25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 온라인 시장은 수많은 글로벌 시장과 중국 로컬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이러한 현지 상황을 이해하면서, 신제품에 대한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고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https://baijiahao.baidu.com/s?id=1680677388263734415&wfr=spider&for=pc
https://baijiahao.baidu.com/s?id=1649626021208434165&wfr=spider&for=pc
https://zhuanlan.zhihu.com/p/283214772







사진출처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