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역 초기에 현장에서 티베트선교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선교사가 ‘티베트에서 20여 년을 사역하면서 단 몇 명의 개종자만이 있었다는 보고와 함께 그 선교사의 사역은 실패했다.’고 적어 놓은 것을 보고 ‘실패했다’는 표현을 지우고 ‘실패가 아니다’, 이렇게 고쳐 적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 말은 오랜 기간 동안 현지인성도의 숫자에 왜 큰 변화가 없었냐는 반문일 것이다. 필자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며, 가끔 이러한 일들로 인하여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작년부터 도를 넘은 중국 정부의 기독교 탄압은 본격화하였다. 앞으로 중국선교와 티베트선교가 어떤 변화 속에서 전개될지 누구도 쉽게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이러한 힘겨운 상황들이 티베트선교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복음전파와 부흥의 역사에는 항상 고난과 핍박이 함께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성경과 교회 역사를 통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고난과 핍박을 이겨 낼 만한 인내와 힘이 적은 수가 모이는 티베트가정교회 가운데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적인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과 티베트지역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핍박은 철저히 하나님의 경륜(經倫, Dispensation)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티베트와 중국을 향하신 하나님의 경륜(섭리)에 대해 온전히 신뢰함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중국선교사들이 강제로 선교현장을 떠나게 되면서 복음전파의 문이 더 굳게 닫혀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것은 겉모습에 불과하다. 교회와 선교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살아 계시는 하나님만을 믿음으로 바라봐야 하는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골로새서 2:5의 말씀처럼, 이는 내가 육신으로는 떠나 있으나 심령으로는 너희와 함께 있어 너희가 질서 있게 행함과 그리스도를 믿는 너희 믿음이 굳건한 것을 기쁘게 봄이라 하신 것처럼, 비록 몸은 떠나 있어도 현지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기도의 통로를 만들어 교제가 지속되게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사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티베트선교사들의 주된 사역은 현지인지도자 지원, 기도, NGO, 캠퍼스(학생, 교직원), 현지인마을, 유목민, 도시(직업) 사역 등으로 압축되는데, 우리 가정 역시도 10여 년 동안 대학생(언어교육, 가정방문, 1:1성경공부) 사역, NGO(긴급구호) 사역, 시골 지역의 현지인학교 사역(영어캠프, 빈민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 전달), 유목민 사역(현장체험과 어린이 사역)과 또 중국인가정교회와 협력하는 사역을 주로 하였다.
우리 가정과 공동체는 중국 경찰들한테 거의 삼 년 주기로 큰 압박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시골 지역의 가정이나 마을을 3년 이상을 다니며 이들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거나 가정방문을 하는 데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우리는 사역지를 자주자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중국 시골 지역의 어디를 간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
우리 가정은 중국에서 학생비자로 11년을, 직업비자로 3년을 있었다. 중국 경찰의 감시는 더 치밀하게 계속되고 있지만 직업비자를 발급받아 사역을 했던 3년의 기간은 학생비자로 있었던 시절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학생비자를 발급받아 사역을 하던 다른 선교사님들은 수시로 방문하는 중국 경찰들의 감시 속에서 사역을 한 반면, 나와 우리 공동체는 그래도 조금은 안정된 상황 속에서 학생 사역과 유목민 사역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 지역에서도 비자연장 거부로 많은 중국선교사님들이 떠나셨다. 갑자기 선교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선교사님들이 자국에 머무는 동안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한국교회와 중국교회, 그리고 동역자들을 통해서 흘러가기를 기도한다.
워르그 청마 꼰촉거 녀인 (티베트인 모두는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응이 시암바 멍아즈그 요노 꼰촉기 워르그 청마 응오마 가거 (우리의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은 티베트인 모두를 정말 사랑하십니다.) 응이 응아 초 청마 얌기 워르그 첼더 몬름이나 은돌 (저는 우리 모두가 티베트인을 위해 기도하길 원합니다.) 응오마 과전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최반석 |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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