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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로버트 클린턴(J. Robert Clinton)은 성경의 인물들과 크리스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개 세 명 가운데 한 명 만이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이 되고 경고가 된다. 우리는 유종의 미를 거둔 지도자들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고 또한 실패한 지도자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 또 하나의 연구 결과는 유종의 미를 거둔 지도자들은 리더십의 실패를 예방하고 서로 책무를 다할 수 있는 긴밀한 멘토링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유종의 미를 가로막은 장애물에는 재정의 오용과 남용, 권력의 남용, 교만, 성적 유혹, 가정 문제, 영적침체 등이 있었다. 이들 중에 어느 한 가지의 장애물이라도 리더십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사역을 끝까지 잘 감당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돕는 강화수단도 발견되었다. 이것은 평생 사역의 안목, 영적 갱신, 영적 훈련, 배움의 자세, 멘토링 등이었다. 특히 긴밀한 멘토링 관계는 나이나 경험에 상관없이 평생에 걸쳐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력 남용의 유혹에 빠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서로 책무를 다할 수 있는 멘토링 관계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볼 때, 선교사 숫자는 21,220명, 선교단체 159단체, 선교대상국은 159개국으로 파악되었다. 이 수치는 1979년부터 연구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선교사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제 한국교회의 성장 둔화와 함께 선교사 증가율도 정체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선교사 중도이탈에 대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주요 원인으로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쇠퇴에 따른 후원 기반 약화’로 지적되었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던 한국교회의 선교는 이러한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전략적 접근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세계선교를 위해 계속 한국교회를 동원하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은 멈추어져서는 안 된다. 아울러 파송된 선교사들이 맡겨진 소명과 사역을 계속 잘 감당할 수 있게 돕고, 필요한 상담, 멤버케어, 리더십 개발, 재교육 등 다양한 멘토링의 도움으로 그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적극 지원해야 한다. 오엠선교회 한국인선교사들 가운데 사역을 중단하게 되는 주된 이유는 선교지에서 목회적 돌봄과 멤버케어의 부족, 선교정책의 차이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장기선교사로서 계속 헌신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선교지 리더십의 목회적 돌봄과 멤버케어 등 일종의 멘토링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중한 사역, 멘토링에 대한 이해와 기술의 부족, 인력 자원과 재정의 부족 등으로 조직 안에서 멘토링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의 과업지향적인 경향이 강하며 멤버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이나 멘토링을 위한 장기적인 안목이나 전략이 부족하다. 이런 경향은 아마 대부분의 선교단체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오엠선교회를 대상으로 한국인선교사들의 리더십 개발을 위한 멘토링 사례 연구의 결과에 따른 제안은 다음과 같다. ▶ 조직 안에 멘토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멘토링 문화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멘토링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조직체계와 훈련 프로그램을 멘토링 관점에서 발전시키고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력자원의 확보에 있어서 기존 인사부나 인력개발부서와 같은 조직체계를 활용하고 필요한 멘토링 교육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선교사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 문화와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멘토링은 필수이며 매우 중요하다. 이때 경험 있는 선배 선교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멘토의 역할은 매우 긴요하다. 현지 리더십은 단기적 목표와 과업 성취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선교사들의 은사와 리더십 개발을 도와줄 때 선교사들의 중도이탈을 막을 수 있고 유종의 미를 위한 원동력이 된다.
▶ 본국 리더십은 선교사들을 선발(recruitment)하는 시작단계부터 마무리하는 은퇴단계까지(retirement) 모든 과정에 걸쳐 평생 안목에서 선교사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총체적이고 전인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교공동체로서 지역교회, 기도후원자, 그리고 전문단체나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체계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선교사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연장교육, 재교육, 평생교육,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자신의 은사와 리더십의 역량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게 다양한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며 지원해야 한다. ▶ 선교지 상황에 따라 필요한 멘토링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열린 마음과 배움의 자세로 기회를 찾게 노력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친밀한 인간관계나 멘토링 관계가 약할 때 심리적으로 쉽게 지치고 중도이탈의 가능성이 커진다. 동시대의 롤모델이나 과거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서적 등을 간접 멘토링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첨단통신기술과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구할 수 있다. 직접 대면할 수는 없을 지라도 SNS 등 인터넷이나 통신망을 통해 원거리 멘토링(distance mentoring)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체 방안이 될 것이다. 오늘날 세계선교와 한국교회의 리더십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급속히 변화되고 있으며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기에 새로운 리더십 스타일이 요구된다. 선교단체 리더십은 소속된 멤버들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일’보다 ‘사람’중심의 멘토링 패러다임으로 선교사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을 지속적으로 도와줄 때, 그들은 맡겨진 사명과 사역을 더욱 효과적으로 감당하며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통해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제자들에게 본이 되어 가르치며 그들을 지도자로 세우셨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본을 따라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라고 권면하며 자신의 삶과 사역의 본을 통해 초대교회 지도자들을 키우고 멘토링을 했다. 우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의 본이 되고 있다. 그들은 우리를 지켜보며 따르고 있다. 우리가 말하고 가르치는 어떤 지식이나 사역성과보다 우리의 삶과 사역의 본으로 보여주는 것이 따르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강력하고 효과가 있는 멘토링이다. 우리는 언젠가는 떠나게 될 선교지에서나 다음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영적 유산은 바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삶의 본과 모델이 될 것이다.
※ 참고 자료 * J. 로버트 클린턴 & 리처드 W. 클린턴. 멘토링 매뉴얼. 이영규 역 디모데 출판사, 2015. * J. 로버트 클린턴. 유종의 미. 이영규 역. 베다니 출판사. 2015 * J. 로버트 클린턴 영적지도자 만들기(최신개정판). 이순정. 이영규 역. 베다니 출판사. 2014, * J. 로버트 클린턴 인생주기에 따른 리더십 개발. 이영규 역. 베다니 출판사. 2016. * 한국선교 연구원(KRIM), 선교 동향 2018. 2018년 1월 2일 * Benjamin Youngkyu Lee, “A Study of Mentoring for Leadership Development of Koreans in the Multicultural Environment of Operation Mobilization.” (Ph.D. Dissertation, Fuller Theological Seminary, 2006) * Lois J. Zachary, Creating a Mentoring Culture(San Francisco, CA), 2006.
<오엠 코리라 Vol. 102>에 게재된 글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싣습니다.
이영규 | 선교사 (benjamin.lee@om.org, Fuller신학교 리더십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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