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언2.jpg) “선교는 본질과 기본에 관한 주님을 향한 태도를 기초로 하지 않으면 행할 수 없는 주님의 일이지 성공과 성과를 드러내야 하는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선교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21세기 들어 한국교회는 더 큰 선교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선교적 도전 앞에서 우리는 본질과 기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종교계에서도 그런 위기의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는 것도 지켜보게 됩니다. 우리가 지난 20세기 선교부흥기를 맞으면서 늘 그럴 것이라는 타성에서 벗어나 생각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숫자를 떨쳐버리기가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교단체들이 파송하는 선교사들의 숫자가 줄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모집해도 오는 숫자가 현저히 저조하다고 합니다. 선교대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선교한국을 예로 들어도 지난 28년 동안의 변화추이에서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숫자의 감소입니다. 이것은 재정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숫자가 줄어드니 저희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고 흥이 떨어지고 마치 하나님께 죄를 지은 듯한 마음이 되어 번민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숫자를 따지기 시작한 것은 교회부흥과 성장의 주류를 이루던 시절인 80년대부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와 선교단체는 파송하는 선교사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우리는 성공하고 잘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숫자감소가 우리에게 더 많은 위기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노 선교사님이 자신의 선교 사역을 돌아보며 처음 신학교를 졸업할 때는 ‘목양일념’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던 목회였던 것이, 어느덧 많은 숫자가 있어야 성공한 목회라는 바뀐 현실에 대해서 나누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내적인 질보다 외양적 성과와 숫자에 매달렸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도전은 우리로 하여금 본질과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전하게 합니다. 성경은 숫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기드온의 용사를 뽑을 때도 주님은 수많은 군사들보다 삼백 명의 용사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극적인 반전은 기드온에게 안심보다는 위기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님은 기드온에게 가장 기본이 되고 본질이 되는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태도와 믿음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런 믿음이 적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도전을 주기도 합니다. 선교는 성공과 성과를 드러내야 하는 우리의 일이 아니라 본질과 기본에 관한 주님을 향한 태도를 기초로 해야만 하는 주님의 일입니다.
선교는 마케팅(marketing)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관계적(relating)인 것이 되어야 하는 도전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교회도 선교도 요즘은 알리지 않으면 생존하고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에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많은 재정과 에너지, 그리고 자원을 우리 자신을 알리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누구도 문제제기 하지 않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선교를 더 많이 알려야(marketing) 더 많은 선교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면 다시 본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관심이나 에너지가 그렇게 무한정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면 우리가 선교를 알리기 위해 이렇게 동분서주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삶을 나누고 우리 속에 주님이 허락하신 선교비전을 공유할 때 선교가 더 많이 일어나지 않겠나 생각해봅니다. 관계적인 선교는 주님이 처음부터 우리에게 보여주신 선교모델입니다. 삼위일체가 되신 하나님은 본질이 관계적이십니다. 자신의 선교행위도 이 관계성 안에 있었고, 그 과정에도 관계적 요인이 계속 부각되었다는 것입니다. 삼위하나님은 그 어디에도 흠잡을 데가 없는 관계성으로 원하시는 본질적인 선교를 이루어내셨다는 것입니다.
고민은 이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멈추고 관계적인 선교로 우리의 선교행위를 전환할 수 있을까? 어떤 변화의 도전이 우리에게 절박하게 필요한가? 플러스의 선교가 아니라 마이너스의 선교는 가능할까?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치기보다는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선교는 허락이 될까? 숫자보다 인격과 본질 앞에 몸부림치는 선교는 가능할까? 21세기 우리 앞에 놓인 다양한 도전 앞에 본질과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교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이현수 | 프론티어스코리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