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코너수정.JPG) “선생님 이거 가져가도 돼요?” “더 먹어도 돼요?” 이주민공부방 요리교실 아이들과 첫 만남은 물음표로 시작되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탈북자녀를 위한 공부방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요리교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긴장되고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나게 된 10여 명의 아이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는 이 아이들을 만나기 며칠 전 하나센터(탈북이주민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이동치과 진료접수 업무 봉사를 하며 만나 뵙게 된 이주 어르신들의 영향도 있었다.
하던 일을 잠시 쉬고 봉사활동을 하며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하게 된 이동진료 접수 봉사에서 그 전 이동진료 때 만났던 여느 어르신들의 반응과는 달리 하나하나 꼼꼼히 물어보고, 계산해보시며 지원금의 쓰임에 대한 질문하시는데 누구에게 물어 봐서 답을 알려 드려야 하나 난처했다. 그분들은 7-80대 이심에도 날씬하고 화려한 모습이었다. 많은 혜택과 도움을 받고 있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습에 조금 안타깝기도 했었다. 그런 느낌 때문에 요리교실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전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아이들에게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안고 만난 아이들은 선생님이 오늘의 요리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요리 재료들을 먹어 버리고, 만들어서 가져갈 통에 넣기 도 전에 이미 다 먹어서 선생님들이 만든 것을 채워주어야 했다. 자기 것은 꼭 챙기려 하는 모습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치즈랑 과일이랑 꽉꽉 채워 담아 주었는데 가다가 그릇 채 버리고 간 아이들도 있었다고 나중에 공부방 선생님들께 들었을 때 ‘아! 이 아이들의 먹고자 하는 욕구는 정말 식욕이 아닌 다른 허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과자 집을 만드는 시간에 지붕 위에 곰젤리와 막대과자를 여러 개 꽂아 놓고 대포라고 하는 앞니 빠지고 볼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하는 ○○이. 유부가 싫다고 하면서도 유부초밥과 주먹밥을 꼼꼼히 챙겨 담는 새침데기 **이. ‘선생님 것도 나주면 안 돼요?’하며 꼭 옆 친구보다 많이 담아야 기분 좋은 aa이.
사춘기에 접어드는지 ‘안 도와줘도 돼요’하며 아이취급 받는 거 싫어하면서도 ‘아! 모기 물린 데가 너무 아프다.’하며 은근히 관심 받고 싶어 하는 gg이. 밀가루 먹이지 말라고 해서 안 된다고 말리는 공부방 선생님 몰래 먹다 눈 마주치면 배시시 웃는 동글동글한 ss이. 쌍둥이들처럼 모여 다니며 재잘재잘 수다3인방. 들쭉날쭉 얼굴 보기 어려운 고학년 형아들. 아침부터 체기가 있었다고 다 먹고 나서 말하며 엄마 준다고 싸간다는 ad이…. 한번만 가야지 하며 시작된 아이들과 만남이 계절이 바뀌도록 계속되고 매주 기다려지는 것은 그 아이들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선생님들, 복지사님, 봉사자님들의 마음속에 함께 계신 그분이 있어서가 아닐까? 내가 하는 작은 것이 통일을 앞당긴다거나 북한이주민 모두를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닌 정말 소소한 것이지만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내가 만나는 이 아이들이 그 마음속에 따뜻함과 배려, 사랑을 가지고 자라나기를…. 그래서 그 따뜻함을 이웃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어린 시절을 기억했을 때 나를 향해 웃어 주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었지 하는 행복한 추억 한 조각 지닐 수 있기를…. 더 나아가서는 북한이주민자녀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편견 없이 성장해 가기를….
장혜진 |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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