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  통권 158호     필자 : 바나바
[특집] - 특집/ 북-중 교역도시를 통한 북한선교
북중 최대 교역도시 단동 이야기



추석 연휴 첫날에 이 글을 쓰기 시작해서 어느 덧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 되었다. 비록 중국은 한국과 상당히 가깝긴 하지만 이러한 명절이 되면 나그네 인생을 살아가는 자의 이방인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민족 최대 명절을 앞두고서 신세를 비관하여 자살한 탈북민의 소식을 인터넷 뉴스로 접하면서 하루속히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가족들이 얼싸 안고 만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북중 최대의 교역도시는 단동시이다. 신의주와 마주한 단동시는 일제가 대륙 침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발시킨 도시로서 인구 80만 명의 랴오닝성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처음에는 경공업 중심으로 발전해 오다가 2000년대 초반 이후 중앙 정부 차원에서 북한 땅을 겨냥하고서 계획적으로 관광도시로 탈바꿈을 시켰다. 필자는 2000년부터 매년 두어 차례씩 방문을 해오다가 3년 전에 가족이 다함께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올 때마다 다르다.’는 인상을 주는 곳이다. 기차역 광장 주변이나 강변길을 따라서 아주 허름한 건물과 여관들이 즐비하던 것을 정비하고 이제는 강변길을 압록강 줄기를 따라서 장장 60km에 달하는 강변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그리고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의 전신전화국에 해당하는 건물이 제일 세련된 빌딩이었지만 이제는 시내 전체로 들어찬 고층 건물과 8월말에 고속철까지 개통되면서 대도시 부럽지 않은 외관을 갖추게 되었다.
 

중앙 정부의 재정을 끌어 오고 관광도시로서 사람들의 왕래를 유도하는 이면에는 철저하게 북한을 염두에 둔 행정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자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북한과 중국을 잇는 다리가 12개의 접경한 도시 가운데 20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단동은 북중 전체 교역의 75%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대형 트럭과 승합차, 기차가 왕복하고 있다.
 

현재의 조중우의교는 단선으로 좌측은 자동차가 우측은 기차가 다니는 길로써 자동차의 경우에는 서로 교차해서 마주 달릴 수 없기 때문에 한쪽에서 나오면 반대편 차량은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하루 700여 대의 차량이 다닌다고 하니 가히 엄청난 규모라 하겠다. 일례로 조중우의교가 1주일만 길이 끊기고 교역이 중단되면 북한 경제는 마비상태에 이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 하겠다. 이미 완공되어져 있는 왕복 4차선의 압록강신대교가 개통이 되면 더욱 많은 차량들의 흐름이 신속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동시에서는 신대교가 연결되는 곳을 신도시로 조성하여서 이미 수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시청을 비롯한 관공서와 국제학교, 실내체육관 등 여러 하드웨어적인 제반시설들을 확충해 가고 있는 중이다.

시내에는 계속해서 입간판을 설치하여서 신도시로 이주할 것을 종용하고 있고 머지않아 25-30만 명의 인구들을 유입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입주자들이 많지 않고 지금은 특히 밤에 그곳을 가보면 마치 유령도시에 와 있는 것 같은 인상마저 들게 한다. 황금평과 잇닿아 있는 곳으로 북중 공동개발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나 현재는 남신의주 개혁개방을 주도해왔던 장성택이 처형됨으로 인해서 다소 주춤한 상황 가운데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서 신의주 땅의 강변을 중심으로 고층 빌딩들이 계속해서 건축되어지고 있고 야간에는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불빛이 몇 개 없던 것이 이제는 곳곳에 불빛이 환히 밝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밤에도 공사가 한창인 곳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이처럼 북한 땅을 가까이에서 조망하면서 기도할 수 있는 도시로 단동시는 방학 때 뿐 아니라 한국에서 단기팀들이 백두산 관광과 역사현장답사, 북중 접경지역을 따라서 여행하게 될 때에 가장 먼저 당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 드리면


◇ 압록강단교(입장료: 30원)

6.25 전쟁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인해 끊어진 다리로 중국측 절반(약500미터)가량의 다리 위를 올라가서 북한 땅을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다리 위에서 우측을 바라보면 하늘 높이 솟은 단동시의 건물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고 좌측은 위장수(내부가 잘 들여다보이지 않게 심어 놓은 가로수들) 사이로 낮은 건물들이 대조적으로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 호산장성(입장료: 60원)

고구려 박작성을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의해 만리장성의 동쪽 끝단이라고 주장하는 곳으로 산성 정상에 서면 의주 땅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려문(단동에서 봉성현 방향 45분 거리)을 통과하여 믿음의 선배들이 목숨 걸고 도포자락 속에 쪽복음을 들고 들어와서 전래되어진 현장으로 이제는 그 옛날 복음에 빚진 것을 다시금 되갚아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이는 장소이다. 산 능선을 따라서 돌아 나오면 일보과(한걸음만 내디디면 국경을 넘게 된다는 뜻) 비석이 나오고 심심찮게 북한인민군과 지근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곳이다.


◇ 수풍댐 (유람선: 한 시간 코스 500원 정도, 두 시간 코스 1천 원 정도)

평안북도 삭주군 일대를 유람선을 타고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공장지대와 고기를 잡는 어부들,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 농사일에 한창인 시골 마을 풍경 등을 바라보면서 한적하게 기도하기에 좋은 곳이다. 산 정상에까지 나무 대신 뙈기밭이 일구어져 있는 것을 보면서 어떡하든지 먹거리를 해결해 보려고 애쓰는 흔적들을 볼 수가 있다.


◇ 항미원조전쟁기념관(무료입장)

6·25 전쟁을 사회주의의 관점에서 해석해 둔 전시관으로 말 그대로 잔인무도한 미제국주의를 북조선에서 몰아내고 군자의 나라 중국이 얼마나 평화수호를 위해서 노력했는가를 과시해 두었다. 그리고 생생한 전쟁 당시의 참상들을 사실적으로 담았다기보다 연출에 가까운 사진들이 다소 많이 보인다. 현재는 보수공사 중으로 2017년 이후에 재개장을 하게 된다.


◇ 신도시(신대교, 황금평)

신도시 무역성 일대에서는 매년 가을에 조선무역박람회가 열린다. 북한에 들어와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현장에서 바로 다양한 물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게 해두었다. 단기팀들이 오면 버스를 대절하여 황금평과 신대교를 바라보면서 잘 닦여진 길을 따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북한으로 들어가서 경제활동도 하고 주의 복음도 전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돌아오는 코스이다.


◇ 금강산 공원(무료입장)

시내에서 10분 거리의 금강산 공원은 경사가 완만한 둘레길이 2.7km로 닦여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북한의 신의주 땅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기도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 세관 앞 조선민속거리(북한 상인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장소)

북한에서 나온 대형 트럭(평북번호판)들이 세관 검문을 거치기 위해서 도로의 한 차선을 길게 늘어뜨려 자리 잡은 것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족 상인들이 각종 대북무역상점을 차려 놓고 물건을 사고파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tip

유람선의 경우, 단교 앞은 50원, 호산장성 근처는 20원, 수풍댐은 500원 대에 이르게 된다. 모든 입장료를 내게 되는 경우에 단동 시내 곳곳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가 있다. 또한 호산장성 근처의 유람선은 좌우측이 모두 북한령인 곳으로 들어가서 조망을 하고 되돌아오는 길에 상인이 유람선에 고리를 걸어서 각종 북한특산품들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이처럼 단동시는 대북무역으로 먹고 산다 할 정도로 북한과 밀접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단동 시민들은 북한 사람들보다는 한국 사람들에게 훨씬 더 우호적이고 친근함을 보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통계치 역시 오차가 있겠으나 단동에 공식적으로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와 상인들이 2만여 명에 이르고 한국 사람들은 6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머지않은 시일 안에 노동자를 5만 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입장에서는 실업률이 높아지고 자기네 일자리를 잃게 되니까 싫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에는 인천시청이 자매결연도시를 맺어 왔고 지금은 의정부시청과 자매결연도시이다. 1년에 두 차례, 2명의 공무원을 교환근무를 하게 하는데 실상은 한 학기 동안 어학연수를 하게 해 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단동시에 있는 랴오닝대학에서는 중국어 과정을 입문, 초등, 중급, 고급반으로 해서 4개의 클래스로 공부를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북한에서 유학 나온 대학생들과 함께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이 회화 책을 읽고 간식을 먹고 쉬는 시간에 대화를 나누거나 운동도 같이 하는…. 학교라는 특수한 환경이기 때문에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공간이다. 이 학생들은 3년 이라는 한시적인 기간 동안 유학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어렵게 얻은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모른다. 한국의 천안 백석대, 강원대, 부산 신라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올 수가 있는데 크리스천 학생들이 어학연수뿐만 아니라 가만히 앉아서 북한선교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일에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한데 아직까지는 대부분 믿지 않는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선교사는 현장과 현지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에도 항상 무엇인가를 주는 자여야 한다고 믿는다. 기웃거리듯이 상대에 대한 최신의 소식들을 알아내려고 혈안이면서 정작 주변 사람들에게 삶을 통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일에는 아쉬움이 남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저는 지금 3년간의 단동 사역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곳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고속철도를 타고서 이사를 하고 있다. 어제 간식거리를 사들고 학교에 찾아가서 그동안 수고해주신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한결같이 한국 사역자들은 소위 보안 유지를 위해서 시선을 회피하고 오히려 북한에서 온 조카벌 되는 학생들이 “잘 먹겠다, 안녕히 가시라!” 인사하는 것을 보면서 저들을 통해 더 훈훈함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동북3성의 노후 된 선로와 열차 대신 이제는 평균 240km의 쾌적한 고속철도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달려온다. 이제는 하늘 길도 열려서 인천-단동 간 중국 국제항공이 비행기를 운행하는 이때에 목이 빠져라 북한 땅을 바라만 보지 말고 북한을 등 뒤로 대륙과 땅 끝을 바라보면서 남과 북이 또한 중국까지도 주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하나님의 나라 땅 끝을 섬기는 그날이 속히 오도록 간절히 기도하자. ▩





♠ 바나바 | PN4N 파송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