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들음으로 시작되는 비전 2002년 새해를 맞이하여, 비전을 통하여 역사하신 하나님의 사건들을 생각해보고 이와 같은 비전으로 우리 모두가 쓰임받기를 소원합니다.
흔히 ‘이상’ 혹은 ‘환상’이라고 번역되는 ‘Vision’은 원어에 ‘계시, 예언, 묵시’가 더 적합한 뜻으로, “하나님께서 미래의 사건이나 경고 혹은 계획을 택하신 종들에게 보이시사 그들을 통하여 의도하신 바를 알리시거나 이루시고자 역사하는 수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종들에게 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획들을 이 Vision을 통하여 알리시는데, 이는 ‘환상’의 형태로 보여줄 수도 있고 ‘꿈’을 사용하시기도 하며 또는 직접 음성을 통하여 그의 뜻을 전하기도 하십니다.
창세기 13장 14절부터 18절까지의 말씀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이 어떻게 하나님의 비전을 받고 이의 성취를 위하여 나아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의 조카 롯이 물 좋고 기름진 땅을 택하여 아브라함을 떠난 직후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신 말씀으로부터 시작됩니다. 14절 말씀에 “너는 눈을 들어”라고 하셨습니다. 평생 목초를 찾고 양떼들의 쉴만한 곳을 찾기 위하여 땅만 바라보고 살던 아브람에게 “눈을 들어”하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도록 하셨습니다.
비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신 주님처럼 성령의 감동으로 우리에게 주신 말씀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분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지시대로 우리가 눈을 위로 들어서 하나님의 뜻과 지시가 어디에 있는지 볼 때에 비전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교회성장연구가 조지 바나는 「비전의 능력」이라는 책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은 그 근원이 하나님께 있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땅만 바라보고 땅의 일만을 생각하던 아브람에게 갑자기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은, 우선 눈을 들어 이제부터 하나님이 보여주실 것을 보고 이의 성취를 위하여 그의 삶의 목표를 정하다록 하셨습니다.
비전은 성취된다 필자가 1983년 미국에서 일본으로 파송을 받아 떠날 때, 주님께서 기도 가운데 “이번 임기에 교회 셋을 세우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마치 여인이 아이를 잉태한 것처럼 내 마음 속에 구체적인 그림으로 새겨졌고, 그 해 9월 일본 도쿄에 도착한 그 날부터 저의 목표는 세 교회를 그 임기 안에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교단이 일본에 선교한 지 100년이 넘었으나 그 누구도 첫 임기에 교회를 셋이나 개척한 일이 없었고, 더욱이 언어와 민족 차별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는 한국 선교사로서는 상식을 벗어난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 아니라 주님이 말씀하신 일이기에 오직 위만 바라보고 이 일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 해 한 해를 보냈습니다.
1988년 첫 안식년으로 일본을 떠날 때는, 도쿄 시부야에 활발하게 전도하며 자라는 교회가 있었고, 요시까와와 이찌까와에 두 개의 지교회가 개척되었습니다. 그 해 말에 두 번째 임기로 일본으로 돌아오고자 준비하고 있는 중에 주님은 다시 “이번 임기에 다섯 곳에 교회를 개척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도쿄로 귀임하여 첫 제직회를 열어 이제부터의 일을 의논하고자 할 때, 한 임원이 이번 임기에는 몇 곳에 교회를 개척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다섯 교회라고 답하자 그분은 그 정도면 별 무리 없을 것이라고 결정을 지었습니다. 비전의 성취는 일하는 동역자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앞에서 말한 조지 바나의 책에는 “비전의 성취는 동역자들의 협력과 참여가 기대되며 시간이나 자원의 제약과 제한을 받지 않고 유능한 지도자를 배출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1992년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사역지를 옮길 때까지 네 교회가 개척되었고, 나머지 한 곳은 2001년 3월 오사카에서 한 교회를 개척하게 하심으로, 18년만에 처음 주께서 말씀하셨던 그 비전을 다 이루셨습니다.
주님이 주신 비전을 품은 사람 앞에서 인용한 조지 바나는 이와 같이 비전을 갖게 되면 다음과 같은 은혜가 주어진다고 정리하였습니다.
꿈을 갖게 된다. 잠언 29: 18절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이 말씀은 백성이 내일을 꿈꿀 비전이나 소망이 없으면 굴레가 없는 짐승처럼 자신을 스스로 절제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기에 그 삶이 방자하게 되어 열매 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목표가 분명한 삶, 방향이 뚜렷한 사역, 하나님이 겨냥하시는 그분의 뜻을 구체적으로 우리 사역 현장에서 이루어내는 확신과 신념이 있는 사역자는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꿈이 있는 자입니다.
일에 지속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하고 충성된 자세를 유지하게 한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적확신으로 사역에 임하면 그 일에 꾸준하게 헌신하고 흔들림이 없이 그 지향하는 바를 향하여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히 이 우물을 파면 샘이 있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계시가 있었다면 아무리 그 과정이 험난하고 장애물이 중첩되었다 하더라도 끝까지, 물이 터질 때까지 파 들어갈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은 연약하고 믿음이 없는 우리 모두에게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게 하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일이 진척될수록 흥미와 관심이 더 짙어집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헌신의 길은 기쁨이 동반됩니다. 히스기야 왕의 성전 회복과 백성들의 예배와 기도와 헌신의 결단에는 큰 기쁨이 있었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하나님이 직접 역사하시는 현장을 섬기는 그 기쁨과 보람은 세상의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격이 있습니다. 사역이 진척될수록 이 곳에 하나님의 개입하심이 분명하게 될 것이요. 그분이 말씀하신 것의 확실하심이 더욱 진솔하게 몸과 마음으로 느껴질 때의 감동은 필설로 다 기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비전의 진행과 성취는 이를 섬기는 종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또 이를 기대하면서 일을 진행합니다. 하나님과 동역하는 사역에는 바다가 가로막을 수도 있고 광야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르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며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게 하시는 하나님”(롬 4장) 이시기에 변화를 기대합니다. 길이 막힐 것을 기대하고 문제가 있을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창조주 하나님이 그분의 방법으로 사람의 생각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그 현장을 기대하며, 고정관념으로 일하지 않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종으로 그 일을 받들어 섬기게 됩니다. 그러기에 그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주어지는 기회를 올바르게 취사선택하는 지혜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오∙∙∙” (고전 6: 12) 우리에게는 많은 기회와 좋은 것들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어떤 것이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위하여 필요한 것인가 분별하는 지혜가 있다면 헛되이 세월을 보내거나 재물과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하나님의 축복으로 한국 교회들이 매우 부유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역과 건축들을 하고 있습니다. 참 감사할 일입니다만, 간혹 이것이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일까 의문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은 이와 같은 잘못을 피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시간의 사용이나 능력의 활용에 있어 매우 효율적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힘은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 전체가 영원에 비하면 참으로 짧고 아침 안개처럼 쉬 사라져 버리는 그런 일입니다. 한정된 재원을 가장 효율있게 사용하여 우리 인생이라는 밭에서 하나님이 거두시는 열매가 풍성할 때 우리가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그 축복은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확고한 목표를 향하여 우리의 하루 하루를 알차게 살아가게 하는 그 여유와 짜임새는 바로 하나님의 비전으로부터 오지 않을까요?
하는 일이 모두 창조적이며 생산적입니다. 남이 하던 일을 답습하거나 결과나 열매가 우리를 감동시키지 못하는 현상유지의 사역은 매우 지루하고 우리 모두를 피곤하게 합니다. 창조주 여호와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창조적인 일을 할 때 자신의 보람과 능력을 느끼고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물건을 만들었거나 일을 성취할 때의 만족감은 우리 모두에게 뿌듯한 기쁨을 안겨줍니다. 우리의 삶이 열매를 맺는 생산적인 일에 쓰임 받을 때 이 또한 말로 다 할 수 없는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열매가 풍성한 일꾼으로 우리 모두를 삼으시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보시는 일(비전)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말씀하셔서 이 땅에서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입니다.
지금의 나를 드리자 글을 시작하면서 인용했던 창세기 13장 14절에는 “너 있는 곳” 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은 우리가 모든 자격이나 경험의 축적이 이루어진 다음에 임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은혜와 믿음으로 역사하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있는 그곳에서 우리의 참 헌신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주께서 은혜로 우리가 꼭 이루어야 할 삶의 목표와 비전을 주실 것입니다.
위에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물’로 우리를 있는 그대로 드릴 때에 우리를 받으시고 그분의 목적과 목표를 위하여 우리 모두를 쓰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김사무엘/ 선교사. C&MA (The Christian & Missionsry Alliance ) 한국 선교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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