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회 • 경제적인 성장과 함께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교육기관이다. 중국의 거의 모든 교육기관은 국공립이다. 홍콩의 교육기관과 중국유럽비즈니스스쿨(CEIBS)과 같은 극히 일부의 외국계 합작 기관을 제외하고는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가 직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교육기관은 비슷한 지배구조와 보상체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매우 차별적이고 경쟁우선주의로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1998년에 처음으로 베이징대학을 방문했을 때 무척 놀랐던 것이 있다. 교내 외국인 기숙사가 여러 개 있었는데 시설의 차이가 엄청났다. 몽골에서 유학 온 친구의 기숙사를 가보니 토굴과 다름 없었다. ‘학교 안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며 놀랄 정도였다. 가난하기에 저렴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화려한 로비를 갖추고 24시간 부동자세의 경비원이 지키는 호텔급의 기숙사도 있었다. 주로 한국이나 서구의 유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단의 중간에 중국인 학생들을 위한 여러 형태의 기숙사가 있었다. 우리나라 국립대학의 기숙사 수준이 비슷한 것에 비하면 중국 대학 기숙사는 자본주의의 극단을 달리는 듯 했다.
학생식당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만해도 학생식당은 당시 가격으로 1500원에서 3000원 사이였다. 일반적인 학생식당을 가면 가격이 저렴했고 조금 비싸다 싶은 단과대학의 식당이나 교직원식당을 가도 3000원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중국 대학식당의 가격차이는 매우 크다. 5위안으로 죽과 빵 한 조각을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일인당 70위안이 넘는 메뉴가 즐비한 고급식당도 있다.
교수들의 월급도 제각각이다. 학교마다 심지어 같은 학교 내에서도 천차만별이다. 개혁개방 이후 교원들의 처우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5000~6000위안 정도의 월급을 받는 교수들도 많다. 그러나 실적이 좋은 교수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는다. 일부 공과대학이나 경영대학의 경우 해외파 우수 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조교수급 연봉을 기본급으로 하는 7만 달러 이상을 제시하는 학교들도 있다. 미국 주립대 조교수급 연봉에 가까운 금액이다. 각종 인센티브를 합치면 같은 학교 내에서도 10배 이상의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결과 한 학교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교수와 독일제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교수가 공존하게 된다.
이렇게 엄청난 차이를 중국 사람들이나 학생들은 어떻게 느낄까. 의외로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돈이 많으면 비싼 곳을 이용하고 없으면 싼 곳으로 가면 된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은 본인도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서 더 좋은 시설을 이용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자본주의 친화적인 마인드인가.
한국 사람들은 차이와 차별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 공공재 (public goods, 公共財: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 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하여 대가를 치르지 않더라도 소비 혜택에서 배제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짐)적 성격을 가진 교육 분야에 있어서 한국인들은 평등지상주의를 기대한다. 순위 나뉨도 싫어하고 서로 다름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래서 이런 말이 연상된다. “중국에서 사회주의를 하고 한국에서 자본주의를 하는 것만큼 불가사의한 것은 없다.”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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