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28  통권 142호     필자 : 조흥국
[특집 플러스+]
한국의 동남아시아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선교 기회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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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공여국 포럼인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한국은2010년 1월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DAC는 EU 집행위원회와 23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는 OECD의 개발협력 기관으로, 국제원조의 규범을 제정하고 원조정책을 조정하고 개발원조의 재원 확대와 원조효과성 증진을 주도한다. DAC 가입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크게 증대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비서구권 국가들 중 DAC의 회원국으로는 일본 외에 한국이 유일하다.1)


DAC 가입은 한국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그 역할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개발원조를 받은 비서구 수원국들 가운데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빈곤을 극복하고 경제 및 사회ㆍ정치적 발전을 이룩하여 선진공여국 대열에 합류한 국가로 간주되고 있다. DAC 가입은 한국이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앞으로 더욱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특히 두 가지 차원에서이다. 첫째, 한국이 세계의 빈곤 및 저개발 국가에게 더욱 많은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즉 ODA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DAC 가입 전인 2009년 DAC 회원국들의 ODA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평균 0.32%이고 국민 1인당 액수로는 136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0.12%에 24달러에 불과했다. 향후 2015년까지 우리나라는 ODA 액수를 GNI 대비 0.25%로 증대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점은 향후 우리나라의 ODA 예산이 크게 늘어나고 이와 더불어 ODA 활동이 양적, 질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 둘째, 한국은 개발원조를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하여 빈곤에서 가장 빨리 탈출한 국가로 간주되기에, 많은 개도국 내지는 빈곤국들이 한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자 한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 점 역시 향후 우리나라의 ODA 활동이 양적, 질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임을 예고한다.


한국의 ODA 활동은 크게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세 대륙의 빈곤국들을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 중 현재 아시아 지역에 대한 비중이 가장 크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의 ODA의 주요 대상국들이다. 한국의 ODA가 아시아 지역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더욱 큰 비중을 갖고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그만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해 특별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가 ODA 활동에 있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각별한 신경을 써온 것의 배경과 이유는 동남아시아 지역 내지는 특정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특별한 관계와 동남아시아 내지는 특정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특별한 전략적 이해관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ODA 활동은 DAC 가입에 따라 일단 기본적인 목표치를 달성하게 될 2015년 이후에도 계속 다변화되고 확대될 것이다. 국제적인 개발원조 사업은 ODA 자금뿐만 아니라, 유상 형태의 민간자금과 무상으로 이루어지는 NGO 증여 등을 통해서도 행해진다. 즉 개발협력 사업에는 공적 루트 외에도 순수한 민간 차원의 자금과 활동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ODA 사업은 무상과 유상의 두 형태로 행해지며, 무상의 ODA 활동은 한국의 경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관하고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KOICA의 ODA 사업은 대부분 다양한 NGO, 병원, 연구소, 교육기관 등에게 용역으로 위탁되어 시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무상 ODA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민간단체나 대학 등 연구 및 교육기관을 통해 실행될 것이다.


이 글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ODA 활동을 분석하며, 한국의 ODA에 있어서 한국교회 특히 한국 선교단체 및 선교사의 역할 가능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국제개발협력을 위해서는 개발원조의 계획 수립과 사업의 구체적 시행과 관련된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전공지식 외에도 종종 수원국의 정치ㆍ경제, 사회ㆍ문화 및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연구도 동원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국제개발협력은 학제간적이고 통섭적인 연구 활동 분야이다. 동남아시아의 나라들에서 다년 간 현지의 사회와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현지인들과의 폭넓고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온 선교사들 및 선교단체들은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개발원조 사업의 계획수립과 수행에 필요한 현지인들과의 관계 구축에 직ㆍ간접적인 도움을 주며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서 그들은 개발원조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의 교회들과 선교단체 및 선교사들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있어서의 역할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지역연구의 중요성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는 개발협력에 있어서 수원국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개발경제학의 기존의 접근 방법에서는 수원국에 대한 연구와 이해를 중시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최빈국들에서 천년개발목표(MDGs)의 달성이 지체되고 있는 주원인 중 하나가 수원국에 대한 이해의 결여라고 본다. 삭스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소위 ‘임상경제학’(clinical economics)의 접근방법을 중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제들은 일반적인 원리와 특정한 환경 및 그 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방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학술연구들은 마땅히 고려해야 할 구체적이고 복잡한 정황들은 배제한 채 일반원리의 토대 위에서 시작하여 일반원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말리의 극단적 빈곤을 종식시키는 일이나 수단 다르푸르 지방의 사막화와 싸우는 일, 인도의 인구증가를 줄이는 일,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 고립상태를 극복하는 일은 의사가 환자 치료에 임하는 일과 유사한 점이 많다. 임상의가 치료에 성공하려면 생리학과 질병 억제에 대한 일반원리와 더불어 환자의 증상, 검사결과, 병력, 가정환경 등 환자의 특수 상황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삭스는 대상 국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 즉 일반원리와 특수한 정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수원국에 대한 임상경제학적 조사를 위해 특히 빈곤함정, 경제정책의 틀, 재정의 틀 및 재정함정, 자연지리, 통치구조 패턴 및 실패, 문화장벽, 지정학 등 7개 범주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즉 원조대상국을 연구할 때, 상호 연계되어 있는 복잡한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시스템과 지리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나라의 정치ㆍ경제, 사회ㆍ문화, 역사ㆍ지리 등의 복합적 구조와 그 전체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수원국의 빈곤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파악되고 그 문제 해결의 방안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조 대상국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위한 임상경제학적 접근방법은 지역연구(area studies)가 그 동안 추구해 온 한 지역 내지는 국가에 대한 종합적 접근과 유사하다. 지역연구는 야노 토루(矢野暢)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통상 지역연구란, 인문과학, 사회과학 혹은 자연과학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개발도상지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그곳에서의 인간의 삶에 관해서, 현지조사를 축으로 하는 실증주의적 방법에 의한 해명을 시도하는 학술적 연구로서 이해되고 있다. 여기서 ‘인간의 삶’에 관한 연구란 것은 한 지역 혹은 국가의 주민의 삶과 그 삶을 둘러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환경과 역사적 배경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을 일컫는다. 그것은 지역연구의 소위 학제적(interdisciplinary) 성격과 관련지을 수 있다.

지역연구는 한 지역의 종합적 이해를 위해 역사학, 언어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지리학 등 인문과학 및 사회과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지질학, 환경과학 등 자연과학도 동원 가능하다. 세계화 이후 오늘날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각종 빈곤, 인권문제, 국내외적 갈등 및 분쟁 등은 어느 특정 분과학문에서의 접근으로는 원인 파악과 문제해결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것은 널리 인식되고 있다. 그것은 이러한 문제들에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역사적 배경 등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상호 얽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의 이해를 위해서 학제간적 연구방법을 추구하는 지역연구가 필요하다.


1970년대까지 ODA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대부분의 공여국은 저개발국가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중시하지 않았다. 즉 수원국의 필요를 올바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일방적 원조사업을 실시했던 것이다. 이미 1970년대와 1980년대 ODA의 효과성을 위해 지역연구가 필요하다는 학술적 논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컨대 미어먼(J. Meerman)은 교육, 지역발전, 농업 분야에서의 ODA사업이 높은 실패율을 보이는 원인을 수원국의 문화적 특성에 대한 이해의 결여 탓으로 돌렸다.


카센(R. Cassen)은 ODA 실패의 주요 원인을 수원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한 분석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에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의 수행에 있어서 지역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보다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이스털리(W. Easterly)는 “저개발국가의 사회ㆍ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에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세계은행이 자금을 지원한 남부 아프리카의 레소토(Lesotho)에서의 대규모 수자원 공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개발프로젝트 수행 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현지 사회의 문화와 사회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이상 서술한 것처럼, ODA의 효과성의 주요 기초 중 하나는 수원국에 대한 이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수원국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있다.


현재 한국의 개발원조는 유상과 무상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 무상원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 수원국 사회에 대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한국의 무상원조를 담당하는 KOICA는 최근 2011년 2월부로 지역편제로 직제 개편을 함에 따라 지역 특징에 맞는 보다 더 현장중심적 원조 시행을 추진 중이다. 이것은 ODA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서 현장에 대한 이해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적어도 KOICA 차원에서 앞으로 지역연구가 보다 중시될 전망이다.

지역연구는 국제개발협력에서 특히 컨설팅 분야의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 개발컨설턴트는 빈곤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문제 진단 및 해결방안 그리고 그 해결방안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자본의 투입과 그 결과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컨설턴트는 수원국의 발전을 위한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수원국에 필요한 발전전략은 개발을 촉진하는 모든 활동, 프로젝트, 프로그램, 정책, 주제, 분야, 수단, 양식 및 제도적 성과 등을 모두 포함한다. 개발컨설팅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컨설턴트는 수원국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서 발전전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수원국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개발원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사 활동이 전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사는 수원국의 정치ㆍ경제, 사회ㆍ문화 요소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것은 지역연구와 다를 바가 없다. 향후 우리나라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의 능력 향상과 특히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지역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컨설턴트 육성이 필요할 것이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한국 정부는 2009년 11월 ‘무상원조 중점협력국 국별지원전략 (2009-2011년)’을 발표했다. 이 전략의 취지는 ODA의 양과 더불어 질을 제고한다는 것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조효과가 큰 나라에 개발원조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무상원조 협력 대상인 56개국 중 세네갈,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이라크,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과테말라, 페루, 파라과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9개국을 중점 협력국으로 선정했다. 19개국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가 5개 있다. 최근 미얀마도 우리나라의 주요 개발원조 대상국이 되었다. 그것은 이 나라가 2011년 초 군부정권 대신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2012년 총선을 통해 아웅산 수지 등 야당 인사의 국회 진출이 이루어진 이후 일어난 변화 중 하나이다. 한국은 국제개발협력에서 전통적으로 아시아를 중시해 왔으며, 이 점은 다음의 표에서 나타난다.

<표 1> 2006~2010년 한국의 지역별 무상원조 지원실적2)

 

 우리나라의 아시아에 대한 개발원조는 특히 동남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이 점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한국의 무상원조 통계에서 엿볼 수 있다. 이 기간 아시아의 원조대상국들에 대한 무상원조 총액은 1조 1,159억 2,200만원이었는데, 그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7개국에 대한 무상지원 총액은 5,262억 8,700만원으로 아시아 전체의 47.16%를 차지했다. 특히 베트남은 2006년 약 75억 원이었던 것이 2010년에는 323억 원으로, 캄보디아는 60.5억 원에서 177억 원으로, 라오스는 21.7억 원에서 111억 원으로 약 3배에서 5배 사이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한국과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 관계에서 중요성을 갖는 아프가니스탄이나 몽골 같은 국가 외에는 아시아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다.

한국이 국제개발협력에서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국제개발협력의 세 가지 주요 동기인 인도주의적, 정치ㆍ경제적, 상호의존적 원인이 모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국제개발협력의 정치ㆍ경제적 동기와 관련하여, 이 지역에 대한 한국의 경제적, 국제정치적 차원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 비해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또 이 지역은 농수산물, 임산물, 광물 특히 주석, 석유, 천연가스가 풍부하며, 6억 명의 큰 인구를 갖고 있다. 남중국해와 믈라카해협을 끼고 있는 이 지역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에게는 해로를 통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관문과 같은 곳이다. 특히 믈라카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반, 세계 상품의 약 4분의 1이 통과하는 곳이며, 한국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99%와 수출화물 35%를 동남아시아 해역을 통해 운송한다. 오늘날 인도, 중국, 일본, 미국 등 강대국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상대로 영향력 행사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의 그러한 중요성 때문이다.


2010년 10월 한국 정부가 아세안(ASEAN)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한 것은 이 지역이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 있어서 그만큼 중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는 1989년 11월 ‘부문별 대화관계’(Sectoral Dialogue)에서 1991년 7월에는 ‘완전 대화상대국 관계’(Full Dialogue Partnership)로 발전되었다. 1990년대 후반 한국 정부는 ‘ASEAN+3’를 중시했다. 그 이유는 아세안 국가들이 지정학적으로 가깝고 성장 잠재력이 크며, 특히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외교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측면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와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아세안 국가들을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세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1997년 경제위기는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한국 정부는 ‘ASEAN+3’의 회의 채널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둘째, 국제개발협력의 상호의존적 동기와 관련하여 1990년대 이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해온 경제위기, 자연재해, 마약문제, AIDS/HIV의 확산, 국제 테러 및 해적, 인신매매, 불법이주 등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불법이주의 문제만 하더라도, EU의 경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그동안 엄격한 조치를 취해 왔지만, 결과는 불법 이민의 증가로 나타났다. 유럽 내부에서도 EU의 이민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들은 실패의 원인을 국가 간 불평등이 국가 내 불평등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 애뒤프랑스(EduFrance)의 회장인 제라르 뱅데에 의하면, 해결책은 가난한 나라들이 발전하도록 도와 이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국제적인 이주의 문제는 최근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한국 이주로 인한 한국 사회의 다문화화 현상에 직면해 있는 한국의 이해관계에도 걸려 있다. 그밖에 동남아시아에서의 상기의 여러 문제의 해결은 오늘날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이 주목하고 있다.


셋째, 인도주의적 동기와 관련하여, 한국이 상기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주요 개발협력 대상으로 삼는 데에는 그 나라들이 전반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이다.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는 “우리세대의 도전은 가장 빈곤한 사람들이 극단적 빈곤이라는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제발전의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는 것이다”고 말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낮은 경제발전 수준은 <표 2>에서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1인당 GDP 기준으로 볼 때 2000년대 말 한국에 비해 7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의 경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제 수준이 낮다는 것은 이 외에도 전기소비와 PC보급 등의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실업률이 전반적으로 높으며 문맹률도 한국보다 높다. 평균수명도 낮으며, 비록 위의 표에는 없지만 보건의료시설 및 이용도 저조하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출도 낮은데, 이 점은 그만큼 교육 시설이 낙후되어 있고 국민들의 교육 기간이 짧다는 것을 말해준다.


<표 2> 2009년도 한국과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사회ㆍ경제 지표 비교3)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선교 기회와 과제
한국교회 그리고 나아가 한국의 해외선교가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고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개발원조 사업에 나서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은 국제개발협력의 동기 및 목적,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컨설팅과 지역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갖고 있는 문제와 이 지역과 한국 간의 특수한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될 수 있다. 천년개발목표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2015년까지 달성되지 못할 것이다. 사실 선진국과 개도국 내지는 빈곤국 간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UNDP에 의하면, 1960년대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경제규모의 차이가 30배였지만, 2002년에는 114배로 늘었다.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개발협력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무엇보다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동족이건 타민족이건 상관없이 가난한 이웃을 물질적으로 돕는다는 기독교의 근본적인 정신과 일치한다. 그것은 또한 현지 주민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인들의 영적 구원뿐만 아니라 경제와 복지 수준의 향상과 그 사회의 정의와 평화 수립에도 기여하기 위해 힘쓰는 복음주의적 에큐메니칼 선교 즉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의 방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점은 국제개발협력의 동기들 가운데 가장 순수하고 국제 사회가 가장 이상적으로 간주하는 인도주의적 동기에 해당된다. 한국교회 및 해외선교계는 개발원조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사실 어떤 정치ㆍ경제적 목적이나 국제적인 상호의존적 동기를 갖고 있지 않고 또 그러한 것을 가질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동기의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해야 하며 그것을 수행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한국교회 및 해외선교계는 국제개발협력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바탕을 갖고 있다. 그것은 최근 국제개발협력에서 중시되는 개발원조의 철학과 방법론의 몇몇 부분 그리고 특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위에서 논의된 이슈가 교회 및 선교단체의 근본적인 성격과 활동 방향 및 보유 자원과 잠재력에 잘 들어맞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무엇보다도 민관협력, 비구속성 원조, 무상원조, 수원국 중심, 참여적 개발, 인간 중심의 사회개발, 그리고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위한 컨설팅과 지역연구의 중요성 등에서 확인될 수 있다.


국제개발협력에서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은 가장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이다. 민관협력은 문자 그대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파트너십을 형성해 ODA 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여기서 민간부문이란 협의로는 민간 기업을 뜻하지만, 광의로는 시민사회, NGO 등을 모두 포함한다. 최근 공공부문은 개발원조 사업에 민간부문이 더 많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민간 기업이 참여할 경우, 개발재원이 확대되고, 민간부문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활용함으로써 원조사업이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실행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민간부문 역할은 2011년 12월 초에 제4차 원조효과성에 관한 고위급포럼(4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 즉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의 결과 발표된 ‘부산선언’에서도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


민간부문의 역할은 교회와 선교단체도 부분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특히 비즈니스선교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독교인 사업가 및 회사와 선교사 및 선교단체의 네트워크는 민관협력의 개발재원조달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사업에 필요한 전문성도 제공할 수 있다. 비즈니스 선교는 일반적인 자비량 선교와는 다르다. 비즈니스 선교사들은 자신의 사역 비용을 스스로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들은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선교 대상 지역의 현지주민들에게 소득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한다. 즉 그들은 선교 대상 지역 주민들의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즈니스 선교사들이 선교 활동에 제약이 많은 나라에도 비교적 쉽게 입국하여 현지주민들에게 용이하게 접근하고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나아가서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여 이들을 예수의 제자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선교를 위한 비즈니스는 진지하게 접근되어야 한다. 비즈니스 활동 자체가 전문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즉 비즈니스 선교사역 담당자는 시장과 고객을 염두에 두고 상품 개발 및 생산과 유통에 신경을 써야 하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자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선진국의 비즈니스 기술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나라들의 문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비즈니스맨들에게 열려 있다. 그 문을 두드리고 그러한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자본과 비즈니스 기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선교를 위해서는 선교사가 사업 경험이 있거나 비즈니스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만약 어떤 비즈니스 분야에 필요한 사업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으면, 그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사업 경험이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의 협력이나 동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을 통해 구체적이고 확실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자본을 확보하는 것은 보다 쉬워질 것이다.


선교지에서의 비즈니스는 단독으로 수행되지 않는다. 비즈니스의 성공에는 많은 협력 파트너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선교에는 직접적인 때로는 간접적인 동역자가 있어야 한다. 직접적인 협력자로는 투자자, 생산기술, 마케팅 기술 등을 가진 전문가, 그리고 회계와 금융 등의 분야에 관한 지식과 위기관리의 경험과 기술을 갖춘 자 등이 있다. 간접적인 동역자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으로는 무엇보다도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공동체와 선교지의 교회공동체 등이 있다. 본국의 선교사 파송 교회는 비즈니스 선교사에게 물질적인 후원과 함께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힘을 보태줄 수 있다. 비즈니스 선교의 협력 파트너가 되는 현지 교회는 비즈니스를 통해 생기는 이익을 현지 사회에 나눠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 사역을 통해 현지 교회는 지역 사회에서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현지 정부나 행정당국도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많은 비즈니스 선교사업가들은 현지 정부나 당국을 비즈니스의 장애로 간주하여 그들을 기피한다. 그러나 정부 지도자나 책임 있는 직책에 있는 공무원들은 의미 있는 비즈니스의 수행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자국의 경제성장을 바라는 이들이 자국 국민에게 부와 고용을 창출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비즈니스 사역에는 처음부터 현지 정부나 행정당국의 고위 공무원들을 참여시켜 그들과 함께 사업을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그 사업이 현지 정부 및 사회에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확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점차 그들이 비즈니스의 선교적 목적을 이해하고 그리스도 복음의 선교사역을 용인하며 심지어 그 사역에 협조하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선교사 및 선교단체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의 효과적인 역할은 개발원조의 현장 즉 현지사회에서 잘 드러난다. 주지하다시피 선교사는 대개 수 년 내지 10년 이상 현지사회에 정착하여 살면서 현지의 언어와 문화에 상당한 정도로 익숙하고 적응되어 있으며 현지인들과 종종 깊은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맺어놓고 있다. 현지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고 현지 주민들과의 건설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해 놓은 선교사는 개발원조 사업에서 필요한 지역연구 차원의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그들은 훌륭한 개발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


선교사는 그러한 현지사회와의 관계, 현지사회에 대한 그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구속성 원조, 무상원조, 수원국 중심, 참여적 개발, 인간 중심의 사회개발 등을 중시하는 개발원조 사업의 계획수립과 실행에서 매개체로 기능하거나 심지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의 여러 개도국 혹은 빈곤국에서 성공적으로 개발원조 사업을 벌이는 한국의 여러 NGO들은 선교사들의 주도적인 역할에 의해 움직인다.


2010년 DAC 가입 이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개발원조 사업에서의 전문성과 효과성이 더욱 요구될 것이다. 개발협력의 전문성과 효과성에서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앞으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역할은 많다.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국제개발협력에 어떻게 더욱 많이 참여하고 그 역할을 더욱 지혜롭게 할 것인가? 기독교계 및 선교계 일부에서 이미 이 문제를 중시하고 전략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논의와 연구가 향후 더욱 많이 필요하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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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년 현재 DAC의 회원국들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미국,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포르투갈, 프랑스, 핀란드, 한국, 호주, EU (가나다 순). 여기에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등이 옵서버로 참가한다.
2) 출처: 한국국제협력단. 『2010년 KOICA 대외무상원조실적 통계』. 2011년 6월. 
3) 출처: Asian Development Bank. Key Indicators for Asia and the Pacific 2010.
(국토면적) ASEAN Secretariat. ASEAN Community in Figure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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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국 |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소장, 부산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