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를 걸쳐 형성된 대국 중국은 그동안 땅과 사람에 대한 대규모 도시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그간 추진했던 도시화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향후 10년 동안 도시화에 엄청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섰다. 시진핑-리커창 체제의 중국 신지도부는 향후 10년 동안 도시화 건설에 약 40조 위안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시화는 과거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의‘11·5계획’과 현재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추진 중인‘12·5계획’에서도 주요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가 추진해온 정책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진핑-리커창 체제에서도 도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화는‘내수 확대’라는 경제발전 측면뿐만 아니라‘민생 향상’이라는 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데에도 유리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 체제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시진핑-리커창 체제는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와는 달리 신형도시화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리커창 총리는 2013년 3월 17일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 직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신형’(新型)이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하면서 과거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 정책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점에서 과거 도시화와 차별성을 보이는 것일까? 현재 시진핑-리커창 체제에서 추진하는 도시화는 단순히 거대한 투자 규모가 아니라 사람을 근본으로 실시하고 땅을 구획하여 집을 짓는 등 체제 개혁의 과정을 의미한다. 땅이 필요하고 사람이 필요한 도시화 과정에서 땅, 사람과 관련된 각종 제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도시화는 농민공에 대해 도시 호적 부여를 의미하며, 땅의 도시화는 각 지역별 차별화된 스마트 도시 건설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의 도시화는 호적 제도의 개혁을, 땅의 도시화는 공간 배치의 최적화를 수반할 것이다.
사람의 도시화 : 호적 제도의 개혁 중국의‘신형’도시화는 사람의 도시화이다. 이것은 단순한 도시인구 확대 정책이 아니라, ‘도시로 대규모 유입되는 농민공의 도시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상주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중국의 도시화 비율은 53.37%이지만, 도시에 정식 등기된 호적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중국의 도시화 비율은 35.29%에 불과하다. 이처럼 상주 기준과 호적 기준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도시 상주 인구를 단순하게 파악한 결과이다. 중국의 도시 인구는 상주 인구와 정식 등기된 등록 인구로 나눌 필요가 있는데, 농촌에 호적을 두면서 도시에 유입되어 생활하는 대규모 농민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3년 현재 농민공은 약 2억 6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시 주민으로 정식으로 등록하지 못해 농업 호적을 가진 농민공은 도시생활에서 차별 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도시로 이주했지만 도시 호적을 갖지 못하고 ‘반 시민’상태에 처한 채 교육, 의료, 위생, 사회보장과 주택 보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결국 농민공들은 도시에 정착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신형도시화는 사람이 핵심인 도시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리커창 총리는“도시와 농촌 출신을 불문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신지도부의 시정목표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호구제도 개혁가능성을 더욱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도시화’는 도시인구의 단순 확대가 아닌‘농민공의 시민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농민공에게 도시 호적을 부여하기 위해 호적 제도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농민공을 위한 사회제도적 차원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농민공이 도시민이 되어 도시의 모습을 갖춘 지역에서 거주한다는 것은 단순한 도시 호적의 소유 여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회보장, 교육, 소비 분야에 있어서도 도시민의 모습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시 인구의 단순 증가를 나타내는 도시화와 구별되는 ‘신형’도시화는 도시로 유입하는 농민들이 도시민과 동등한 사회적 대우를 향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사람의 도시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땅의 도시화 : 공간 배치의 최적화 중국의‘신형’도시화는 또한 땅의 도시화이기도 하다. 시진핑-리커창 체제의 도시화 정책은 사람의 도시화에 따른 호적 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땅의 도시화에 따른 공간 배치의 최적화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땅의 도시화가 의미하는 바는 도시 공간의 단순 확장이 아니라, 실질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기능적 신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밀도를 유지하고, 이들 도시 간 연계에 주력하는 것이다.
가령, 과거의 도시화가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을 바탕으로 인프라와 부동산 건설 등 양적 성장에 중심을 두었던 반면, 이번에 새롭게 강조되는 도시화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환경 구축과 지능형 교통시스템으로 원격근무나 최소화된 이동거리 등 첨단 IT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친환경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는 질적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이러한‘공간의 도시화’가‘사람의 도시화’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도시 용지 낭비 등 공간 배치가 비효율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결과 각종 신구개발구역 및 공업구역의 인구밀도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판매되지 않은 건축물 면적이 증가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기존 도시 인프라를 강화하고, 신도시(녹색/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도시 수용능력을 제고하고 도시민의 질적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신형도시화는 도시 수용능력 제고와 도시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기존 도시 업그레이드 및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다. 도시 농촌 접경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희생당한 농민들의 권익을 법적·제도적으로 최대한 보장한다고 해서 도시화가 쉽게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접경 지역에 형성된 도시에 거주하는 기존 농민들 그리고 새롭게 유입되는 농민들이 부담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은 각종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충분한 산업발전 가능성 및 취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외에도, 기능을 갖춘 각 도시들의 연계에 필요한 교통 인프라 체계 구축 또한 중점과제로 부각되어 있다. 또한 환경오염, 에너지 비효율 등의 문제 해결을 통해 녹색 생태 도시로의 전환에 주력할 방침이다. 녹색 생태 도시는 환경, 에너지 절감, 신에너지,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개발 및 산업 발전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화 정책에는 공간 배치의 변화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도시 인프라 확충과 도시 클러스터 조성이 수반된다는 측면에서 신형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하겠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형도시화는 사람의 도시화와 땅의 도시화 등 두 축을 중점으로 실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형도시화는 농민공의 도시민화이자, 공간 배치의 최적화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구형’도시화가 추진했던 도시 인구의 단순 증가와 도시공간의 단순 확장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신형도시화는‘사람의 도시화’와‘공간의 도시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므로, 도시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농민공이 도시민화되어 가는 과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병철 | 중국인민대학교 사회보장학과 교수 (bemastered@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