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이후 중국 토지사용제도의 변화 1978년 12월, 중국공산당 제11기 3중전회는 문화대혁명의 종결을 공식 선포하고, 개혁개방의 기본노선을 견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체제유지를 위해 토지공유제를 고수하되, 시장을 통한 토지자원의 배분방식을 도입하여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 기본방향이었다. 그 결과 농촌의 경우는 집체의 토지소유권에서 경영권을 분리하여 농가단위로 경영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도시토지의 경우는 국가의 토지소유권에서 물권에 해당하는 토지사용권을 분리하고 토지사용권의 양도·재양도 시장을 형성하여 토지의 효율적 배분과 이용을 유도하기 시작하였다.
농촌 토지제도는‘가정생산청부경영제’라고 불리는데, 이는 토지의 집체소유는 그대로 유지하여 토지를 촌민소조(村民小組) 또는 촌의 집단소유로 하되, 개별 농가는 청부계약을 통해 식구 수와 노동력에 따라 배정된 일정 토지에 대해 일정 기간(30년) 동안의 경작권을 보유하여 독자적으로 농지를 경영하도록 하였다. 개별 농가는 청부계약에 따라 정해진 국가에 대한 의무(농업세 납부 및 수매의무 등) 및 집체에 대한 의무(축적기금, 복리기금 등 납부)를 이행한 이후의 나머지 모든 수익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수 있게 되었다. 가정생산청부경영제는 농지를 분배받은 가정이 경영권을 가지고 매년 농가수입의 일부를 국가 및 집체에 지대를 납부하기 때문에 일종의 공공토지임대제로 볼 수 있다.
도시토지의 개혁은 1982-1987년에 심천, 무순 등의 도시에서 토지사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하여 토지의 유상사용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되다가 1990년부터 토지의 유상, 유기한 사용이 전국 도시에 적용되었다. 토지사용권의 분리 및 양도라는 전제하에 도시토지가‘일차적으로’배분(出讓)되는 방식은‘행정배정방식, 토지출양방식, 토지연조방식, 기업출자방식, 수탁경영방식’등 크게 5가지로 나뉜다.
‘행정배정방식’은 개혁개방 이전의 방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주로 국가기관용지, 군사용지, 도시기반시설용지, 공익사업용지, 국가가 중점을 두는 에너지·교통·수리 등 기초시설용지 및 기타 법률 및 행정규정이 정한 용지의 배분에 해당한다. 사용기간은 제한이 없고 무상(无償)인 반면, 허가 없이는 재양도, 임대, 저당 등을 할 수 없다.
‘토지출양방식’은 국가가 토지개발 회사나 최종이용자(기업, 기관, 개인 등)에게 일정 기간 동안의 국유토지 사용권을 유상으로 매각(出讓)하는 방식이다. 용도별 토지사용권의 최대 이용 기간은 주거용지가 70년, 교육·과학기술·문화·위생 등이 50년, 상업·관광·위락·체육용지는 40년, 종합 및 기타용지는 50년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사용기간은 이 한도 내에서 양도계약으로 지정한다. 토지사용권 양수자는 법규 및 제약조건하에서 해당 기간 동안 배타적인 점유, 사용, 수익의 권리를 가지며 재양도(轉讓), 임대, 저당을 할 수 있다. 토지사용권 매각방식은 국가 토지관리부문과 양수자간 협의, 입찰, 경매 방식을 통해 결정된다.
‘토지연조방식’은 유상이용이라는 점에서 토지출양방식과 같지만 토지사용료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임대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토지사용권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방식은 토지 이용자가 한 번에 큰 지출을 하지 않고 토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국가는 매년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 할 수 있어서 최근에 그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전경제특구, 상하이 푸동신구 등에서 실험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기존에 행정배정 방식으로 배정된 토지가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 상업적 용도에 이용될 때 국가가 토 지공급 방식을 변경하여 사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기업출자방식’은 국가가 국유토지사용권을 평가해 주식회사화하는 기업에 현물출자하고, 새로 설립되는 기업은 무상으로 토지사용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주식회사로 개혁되는 국유기업 중 국민경제에 중요한 부문의 국유기업에 적용된다. 이 방식은 토지가치 평가에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수탁경영방식’은 자산경영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업집단 및 대형기업이 이미 취득한 행정배정 토지자산을 기업 자체자산으로 하여 직접개발, 사용하도록 함으로서 국유대형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중 하나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때 해당기업은 단지 정기적으로 정부의 토지관리 부문에 토지자산의 경영상황을 고시하기만 하면 되므로 해당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 되어 부패와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토지출양제의 성과와 문제점 중국 토지제도 개혁의 핵심적인 성과는 토지국유라는 사회주의적인 경제체제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토지사용권의 분리·유통이 가능한 토지사용권 시장의 형성·발전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농촌 토지개혁을 통해 얻은 성과는 매우 크다. 집체소유에 기반한 공동생산 방식에서 가정단위의 생산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보기 드문 생산량 증대와 세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가령, 1978년부터 1984년까지 7년 간 계속해서 고도성장을 이루게 되었는데, 농업 총생산액 연평균 증가율이 7.74%에 달했다. 또한 1994년 중국 농민의 1인당 소득은 1978년도에 비해 9.13배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1985년부터 농업 경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원인은 농가중심 소규모 생산단위와 급속히 변화하는 국내외 시장의 연결이 어렵고 대규모 경영수요와 보조를 달리하며, 복지원칙에 입각한 평균적 토지도급이 시장법칙에 입각한 토지자원 배치와는 모순을 이룬다는 점 등 다양하나 토지사용제도의 불완전성으로 인하여 조성된 토지자원의 불합리한 배치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도시에서의 성과 역시 컸다. 중국의 경험은 사회주의 국가 내에서도 시장경제체제가 태동·성장·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이다. 토지 사용권 양도금의 대부분이 지방 정부 소유이며, 토지사용권 양도금은 대다수 지방 정부 재정수입의 주요 재원이었으며, 사회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부자금을 조달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일부 지방 정부 토지사용권 양도금 수입은 전체 지방 정부 재정수입의 25-50%를 차지하였으며, 몇몇 소수의 지방 정부는 한때 재정수입의 80%, 심지어 200% 이상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토지출양제는 지방자치단체 양도수입 증가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였다.
그런데 문제점도 만만치가 않았다. 첫째, 낮은 토지사용권 매각대금에 따른 토지이용률 저하 및 부동산투기 문제 발생. 토지출양방식에 의한 도시토지사용권 양도(讓渡)시 협의에 의한 양도방식이 위주이고 경쟁원리에 입각한 입찰이나 경매방식을 통한 토지의 양도는 제한적이어서 토지의 양도가격이 과다하게 낮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국가의 토지지대 수익이 대량 유실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토지의 과다공급에 따른 토지이용률 저하를 초래하였다. 또한 낮은 토지사용권 양도가격으로 인해 재양도 가격과의 차액을 노리는 부동산투기가 심각하게 발생하였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투기를 막고 유실된 지대수입을 되찾기 위해 도시토지사용세, 토지증치세(토지양도소득세), 경지점용세 등의 관련 세제를 구비하게 되었으나 토지관련 세제의 합산액 부담이 높아 오히려 토지개발에 진입장벽이 형성되었다.
둘째, 이중시장에 따른 토지지대 유실. 이중시장이란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의 행정배정 방식에 의해 무상으로 공급된 토지를 다시금 유상매각하면서 발생하는‘선(先)무상시장-후(後)유상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시장은 도시뿐만이 아니라 도시 근교의 농촌지역에서도 발생하는데, 농지는 집체소유의 토지이기 때문에 행정배정 방식에 의해 배정된 토지와 동일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바람직하지 않은 자본주의적 토지관련 조세제도의 형성. 중국의 토지소유권이 국가소유 및 농촌 집체소유라는 공유제임에도 불구하고 토지투기, 농경지 훼손 등의 문제는 자본주의 국가의 문제와 유사하다.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조세 역시 취득·보유·양도 단계마다 마련되어 있어 유사하다. 이러한 토지관련 세제가 마련되는 이유는 중국정부가 토지공유제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정부가 토지출양제가 아닌 토지연조제를 주된 토지공급방식으로 택하고, 또한 협의방식이 아닌 경매 또는 입찰방식에 의해 지대유실을 막았다면 중국정부가 세수확보 및 토지의 저효율적 이용을 막기 위해 자본주의 체제와 유사한 조세체계로 정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기독교인의 자세 아마 기독인 독자들은 중국의 현행 토지제도의 원형이 구약성서에 제시된 것이며, 이러한 원형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지난한 지적 투쟁이 역사적으로 전개되어 왔고, 실제 그 흐름이 중국의 근대 및 현대 토지정책에 족적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는 독자들은“그럼 기독교인인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마이다스 손’이라 불리는 중국 최대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인 SOHO CHINA(소호 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 회장이“부동산은 중국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는 상징과 같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보유세를 징수하는 대신 부동산취득세, 영업세, 개인소득세 등을 줄여 서민의 세수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헨리 조지가 ≪진보와 빈곤≫ 에서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신 토지거래세와 각종 노력소득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성서와 헨리 조지, 그리고 판스이 회장이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평균지권에 기초하여 모든 사람의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독인이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은 가장 먼저 투기적인 목적으로 주택을 매매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공의로운 정치세력과 힘을 합쳐 하나님의 공의로운 토지원칙을 법제화하는 데 정치적인 힘을 보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개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토지보유세의 일종인 물업세가 성공적으로 도입되고, 토지출양제로 획득한 토지사용권을 재연장할 때 이를 토지연조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법제를 마련하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실현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이웃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삶의 조건들을 형성하는 데 함께 동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동참의 발바닥에는 예수가 명한‘이웃 사랑’의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조성찬 | 토지+자유 연구소 토지주택센터장 (landjustic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