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 또한 이들은 어떤 사상에 영향을 받고 있는가? 우리는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이며,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중국에서 90년대 대학생활을 하다가 친구의 전도로 예수님을 만나, 현재 제3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중국 교회 지도자로 훈련받고 있는 한 젊은이(한족, 29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 중국 젊은이들의 세계관에 대해 알아보았다.
처음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공산주의 사상교육을 받으면서 공산주의의 우월성, 무신론과 유물론을 배우고 믿었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는 알지도 못했고, 서양문화와 사상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요.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배운 사상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들었고 인생의 방향과 자기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상과 철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불교나 중국 전통사상, 공산주의 사상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서양사상 특히 기독교에 관해 알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독교를 소개하는 책도 많지 않았고, 주위에 외국인이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단지 일반 철학, 종교학 서적에서 기독교에 관한 지식을 얻을 따름이었지요.
그러던 중에 제 친구가 미국인 선교사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였고, 그 친구의 삶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지켜보면서 제가 먼저 다가가 기독교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빌려주는 성경과 책을 읽고, 친구와 함께 교회도 나가게 되면서 기독교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때까지 혼자서 배운 많은 사상과 지식들을 새롭게 접한 기독교 사상과 비교하면서 연구하고 나자, 기독교 사상이 가장 수준 높은 사상이고 가장 실용적이며 저에게 가장 적합한 사상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친구에게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그 친구가 저에게 복음을 소개해서 전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1991년, 대학교 2학년 때입니다.
공산주의 교육을 받으면서 형성된 세계관은 어떤 것입니까? 공산주의 무신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특징은 환경, 주변 사람,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 사랑 같은 감정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자연현상과 인간현상을 모두 자연법칙으로 해석합니다. 하나님 없이 인간의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세속주의적인 세계관이지요, 저도 한때는 자기의지가 강해서 이 세상에 나의 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좌절을 겪으면서 인간의 이성적인 노력으로 해결되지 못할 일이 있음을 경험했을 때 낙심하고 좌절하며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중국인이 복음을 듣고 회심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의 장벽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떻게 이러한 것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받았던 정치교육과 사상의 영향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 급한 상황이나 정치적인 변동이 일어나 안정감이 위협받을 때 자기가 교육받은 사상 가운데서 안정을 찾으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깊게 뿌리박힌 비성경적 사상의 영향들을 성경적인 세계관으로 바꾸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 마음과 삶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채우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의 말씀묵상과 연구를 통해 성경적인 세계관을 체득하면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나쁜 영향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고 버릴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기독교 상황에서 도시의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교제하는 지도자나 친구 없이 혼자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 형제 자매들과 모여서 생활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서로 섬기고 기도하는 공동체를 통해 현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중국인을 전도했다면 빨리 그에게 좋은 신앙의 공동체를 소개해서 정착시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인들은 세대별로 가치관의 큰 차이를 갖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세대별로 복음을 들고 접근하는 방법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복음의 진리는 하나이지만, 복음을 담는 그릇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띠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피선교지 사람들의 역사, 문화, 습관, 특히 그 이면에 있는 세계관을 미리 알고 복음을 전해야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선교사들이 전도할 때 현지인들의 지금 변화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갖는 모습을 쉽게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중국의 50,60대와 30,40대 그리고 신세대인 10대, 20대들은 그 세계관과 의식에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무조건 중국인들에게 선교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선교할 대상을 미리 정해서 연구해야 하고, 이에 따라 복음을 전해야 할 것입니다.
공산화 전후로 출생해서 자라온 50~60대 노년층들은 공산주의 사상과 중국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20~40대 층들은 문화대혁명을 체험한 세대로,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청소년기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지요, 이들은 국가의식과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합니다. 반면 10~20대들은 아픈 역사의 경험이 없는 개혁개방 시기에 태어나서 비교적 풍족하게 자라온 세대들입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자기발전, 자기생활 수준 향상에 관심이 많으며, 외래문화를 쉽게 흡수합니다. 그래서 추상적인 학문이나 사상보다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선호하며, 자기표현이 솔직합니다.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다른 선택이 없었고, 오직 한 가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들은 다양한 것들을 다 받아들이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에, 무신론 교육이나 진화론 교육을 다 믿지는 않고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의 젊은이들은 외부로부터 어떤 사조를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한 가지 사조만을 따른다기보다는 현대 세계에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조들을 많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문화와 가치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예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지요. 젊은이들, 심지어 중년층까지 중국인들이 지금 가장 즐기는 활동은 인터넷을 통한 채팅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채팅을 통해 사람을 찾고 친구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사이버 공간을 통해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고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원합니다. 현실도피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것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젊은이들은 대개 형제 자매 없이 외동아들, 외동딸로 자라났기 때문에 이기적이고 개인적입니다. 모든 것이 자기 위주이므로 주변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에게 위대한 꿈이나 인생의 목표가 없다는 점입니다. 올해 좋은 자전거를 산다든지,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 등 근시안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만이 있을 뿐입니다. 젊은 시절에 인생의 목표와 비전 등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나 학교에서는 이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비전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목표와 의미를 모르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기독교는 21세기 새로운 중국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비전은 하나님이 보시는 우리 개개인의 참된 가치를 알 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자기를 중요시하지만, 자기의 참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동시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이 인생을 값지고 올바르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어떻게 다가가야 합니까? 중국인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인간관계를 통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명령이나 지시보다는 친구로서의 이해관계 때문에 자기가 가진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중국인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보다는 동료, 친구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파장을 일으켰던 파룬궁 등 기공 관련 종교들이 주로 직장동료를 통해 전파되었습니다. 우리도 전도할 때 이런 의식을 갖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을 무조건 피전도자로 보면 거리감과 경계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우리와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 즉 친구로 보면 같은 부분을 보게 되고 더 쉽게 마음이 통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토론하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게 되지요.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쉽게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온 한국인들과는 달리, 중국인들에게 기독교는 매우 낯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햐 합니다. 기독교를 설명하거나 논증하는 이성적인 방법보다는,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랑의 마음이 전해질 때 이들은 감동을 받고 마음을 열 것입니다.
지금 중국은 진정한 지도력 부재의 시대에 와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권위주의적인 사람,명령하는 사람에 대해 거부감을 갖습니다. 권위를 가진 정치 지도자들 중에 실력도 없으면서 부정부패를 저질러 나라와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이들을 아주 싫어합니다. 지금 중국의 젊은이들은 능력이 있고 친절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도와줄 지도자를 찾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대학생, 직장인, 지식인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문인 선교사가 젊은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선교사는 우선 그들의 언어, 문화, 세계관을 연구해서 친구로 사귀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좋은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 가운데 장차 중국의 모든 방면에서 영향력을 끼칠 탁월한 그리스도인 지도자를 키워야 할 것입니다.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중국의 젊은이들은 학교나 직장을 막론하고 격의없이 모여서 대화하는 것을 즐깁니다. 주말마다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교제하는 것이 지금 중국 사회의 하나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본 많은 중국 선교사들이 자기 가정을 개방하여 젊은이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 대도시의 많은 젊은이들이 가정에서 성경공부하는 식으로 매주 모임을 갖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일단 이런 모임에 초청하여,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우리의 인생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전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 사역이 많이 필요합니다만, 현재 중국 사회가 아직까지는 쉽게 기독교 문화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고 중국 교회도 힘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장 외국에서 뭔가를 가져다 보여주기보다는, 스스로 일꾼들을 키우고 능력을 키워주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비전을 심어줄 참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이 마음 깊이 남는다. 그의 꿈 역시 미래 중국을 살릴 참된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모든 영역에서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갖고, 진리를 실천하는 삶을 통해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지도자야말로 21세기 중국이 꼭 필요로 하는 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 정리/ 권수영 .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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