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20  통권 74호     필자 : 최바울
[선교일언]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성경은 말세를 이렇게 말한다

성경은 말세에 대해 언급하면서 세 가지 대립적인 현상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첫째는 다니엘서 12장 4절의 말씀으로 대표된다.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합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는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금 세계의 현상에 대해서 말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그것은 ‘범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식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지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든 기술은 이러한 정보를 빠르게 얻는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에 경쟁력은 속도(speed)와 지식(knowledge),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술(technology)이 좌우하는 것이다. 바로 우리가 처한 시대를 말하고 있다. 지금 과학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속도와 문제를 해결하는 지시정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은가!

 

둘째는 디모데후서 3장 1절~5절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경제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범세계화의 원동력도 이러한 경제지상주의에서 비롯한 것이다. 절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은 돈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되면서, 자기 사랑의 이기주의와 돈을 사랑하는 물질만능주의는 동의어로 사용된 지 오래다. 드디어 인간은 돈을 위한, 돈에 의한, 돈의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경제인(homo economicus)' 혹은 ‘경제동물’로 전락해 가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돈이 있는 곳이면 그 어느 곳이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하나의 시장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지리적 장애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계 인류는 무서운 속도로 인종과 민족 및 문화를 초월한 하나의 언어, 하나의 세계문화를 가진 경제인으로 재창조되어 가는 것이다.


셋째는 마태복음 24장 3~14절에 잘 나타나 있다. “말세에 민족과 민족이,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으며, 도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때에 거짓 선지자들이 득세하며 불법이 성함으로 사랑이 식어지리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많으며, 거대도시들을 공략하는 지진은 그 어느 때보다 빈도 높게 계속되고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먹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 산업이 가공할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기아와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신자유주의 논리 속에서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으며, 분배 정의의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도달해 있다.

 

 

세계화에 저항하는 민족주의의 그늘

한편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세계는 종교적으로 다원화, 블록화 되어가는 현상이 두드러지며 제3세계 국가 내의 민족주의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슬람을 비롯한 여러 종교에서 근본주의 운동과 종교부흥 운동은 과학지상주의 및 논리지상주의, 그리고 근대주의(modernism)를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더불어 지구촌에 범세계적인 또 하나의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사회주의에서 탈피한 신생 독립국들 가운데 새로운 민족국가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관주도 민족주의는 가히 민족과 민족주의를 날카롭게 분석한 앤더슨과 홉스봄의 이론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사회주의 신생 독립국과 독립 투쟁을 하고 있는 소수민족들 가운데 확산되어 가고 있는 민족주의 현상을 보면서, 민족은 역사 속 공통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간다는 안토니 스미스의 이론보다는 홉스봄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민족과 민족주의는 국가 엘리트들이 민족영웅을 만들어 내고 민족상징을 창출하여 민족 이데올로기를 조성한 다음, 국민 교육을 통해 국가 내에 의도적으로 민족주의를 심고 확산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앤더슨과 홉스봄에 의하면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y)이며, 민족주의는 국가 엘리트들에 의해 조작된 하나의 집단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근대에 유럽에서 민족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민족주의와 제1차, 2차 세계대전 이후 제3세계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나타난 민족주의는 그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제3세계 민족주의는 서구 지배와 팽창에 대항하며 생존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형성된 저항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앞으로 지구촌에 미국을 위시한 경제대국들의 팽창이 계속되고 분배의 정의가 실현되지 않으며, 국가간 빈주의 격차 및 상대적 빈곤이 계속된다면 민족주의는 더욱더 분출할 것이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와 세계주의 이데올로기는 큰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제3의 길은 오직 예수

그러면 왜 미국은 민족주의에 대해 그토록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보편주의 및 자유주의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가?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경제적 부를 극대화하려는 절제하지 못하는 죄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세속적 야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미국이 다민족 국가라는 것이다.

만일 세계에 민족주의가 확산되면,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도 소련처럼 여러 개의 민족국가로 해체되거나, 끝없는 인종갈등 및 민족갈등으로 국가 존립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각 민족의 문화적 가치와 특수성보다는 인류의 보편성에 강조점을 두고 국제주의 및 세계주의를 강조한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왜 다민족 국가인 소련과 미국에서 크게 발달했는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성경을 통해 우리는 성경의 기조가 세계적 패러다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또한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세계 경영이 종족 및 민족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력히 증거하고 있다. “너희는 모든 족속으로 가라, 모든 민족에 복음이 증거되어야 하리니 그때서야 끝이 오리라”

 

아무리 장미가 아름답고 좋아하는 꽃이지만, 장미로 가득 찬 정원보다는 다양한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더욱 더 아름답다. 어쩌면 이것은 미학의 문제이다. 획일성보다 더 온전한 것은 다양성이다. 더군다나 죄인인 인간에 의해 형성된 언어의 획일화, 문화의 획일화, 사상의 획일화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주의냐 자유주의냐, 민족주의냐 세계주의냐가 아니라 ‘제3의 길(The Third Way)'을 찾아가야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길이요 진리이신 주님, ‘그 길(The Way)' 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질주와 세계의 미래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발달한 자유주의는 20세기 초 서구 기독교를 공격했던 장본인이다. 우리는 민족주의와 인간성을 강ㅈ한 자유주의 신학이 어떻게 미국의 복음주의 대학들을 세속화시키고 유럽과 미국 교회를 황폐화시켰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후 개체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유주의에 대항해서 일어나 서구사상의 변종이 바로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회주의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자유주의의 세계 지배를 막았던 것은 사회주의였다. 사회주의가 참패한 1991년 이후 자유주의는 WTO(세계무역기구)를 앞세워 경제지상주의와 보편주의에 입각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동전의 양면으로써 마(魔)의 동맹을 결성하고 세계를 장악해 가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은 과거 에게해에서부터 활동하던 여신(女神) 시벨라로, 후에 그리스 아테미(아르테미스) 신과 로마의 다이아나 신으로 변신했던 여신이다. 기독교 출범 이후 잠복해 있다가 서서히 카톨릭의 성모(聖母) 여신으로 세력을 장악해가더니, 급기야 프랑스 혁명 때 프랑스의 자유신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독립 이후 프랑스는 미국에 자유의 여신을 봉헌하게 되면서 20세기 이후 여신은 미국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바로 이 자유의 여신이 WTO를 출범시키며, 자본주의를 앞세워 바로 지금 세계 장악을 위한 그 마각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구현을 위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고, 세계 패권을 지속할 목적으로 자유주의 체제 강화를 전체 영역으로 확대하며 자유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전 세계에 강요하지만, 사실은 자유의 여신의 수종을 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형태에 대해서 이슬람권과 유교권(중국)이 담합하며 저항할 것이라고 문명의 충돌을 주장한 사무엘 헌팅통이 주장하였다. 빛의 속도로 경제적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근본주의 운동에게 주도권을 빼앗겨가고 있는 이슬람권의 심리적, 정치적 연대는 유라시아 대륙의 지정학적 구도에 맞추어 신(新)실크로드 시대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세계의 미래를 몰아가고 있다.

 

마지막 때의 교회의 사명

그러므로 마지막 시대의 세계 교회는 비둘기처럼 순결하되 뱀같이 지혜롭게 행해야 한다. 기독교는 곧 서구의 종교요, 미국은 기독교 국가라는 잘못된 인식과 편견에서 탈피하고, 그동안 견지해온 기독교 교회의 친미(親美)적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제로 현재 미국 내 복음주의적인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다. 중국은 6천만 이상에 달하는 기독교 공동체로서 세계 최대의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세계 대륙 가운데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복음화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복음화율이 낮은 대륙은 아시아와 중동이 아닌가!

 

세계 교회는 어느 특정 문명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문화와 문명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가치를 절대 진리로 강조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뿐만 아니라 아프카니스탄 등 세계의 약소국과 핍박받은 민족들의 입장에 서서 패권적 강자 및 강대국으로부터 그들을 변호하고 힘을 합하여 약자들을 섬기고 보호해야 한다.

또한 이슬람권 선교사와 더불어 중국 교회의 부흥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해야 한다. 중국의 6천만~1억에 가까운 기독교 공동체가 오순절을 경험하고 일어나, 신(新)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 및 서남아시아, 중동, 이스라엘로 서진(西進)할 때 유라시아 대륙뿐만 아니라 세계의 영적 기상도는 순식간에 변화될 것이다.

 

 




 

 

최바울 | 인터콥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