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젊은이들은, 빠른 음악과 격렬한 춤동작, 열정적이면서 청량음료와 같이 시원한 한국의 댄스그룹에 열광하고 강렬한 색채의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한국 문화의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나간 역사 시기에서야 다르겠지만, 근현대사만 놓고 볼 때 한국은 외부로부터 문화를 받아들이기만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적극적으로 우리 문화를 타문화권에 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한국 대중문화의 아시아 확산은 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한류(韓流)’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타이완, 베트남, 홍콩 등 동남아시아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음악, 드라마, 영화, 패션 등) 돌풍을 의미한다. 1999년 11월 클론과 2000년 H.O.T의 베이징 콘서트 대성공으로 인해 중국 언론에 한국 문화와 한국 매니아를 뜻하는 ‘한류’와 ‘하한족(哈韓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게 되었다.
지난 여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기로 했던 한국 가수 콘서트의 갑작스런 취소 등으로 인해 한때 한류 열풍이 주춤하였으나, 올 여름 타이완과 홍콩, 중국 등지에서 약 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류 열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컨테츠로 대표되는 신경제의 활성화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는 이미 여러 가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사회에 불고 있는 이러한 한류열풍은 대중문화와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기독교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중국선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한국 문화 중화권에서의 한류 열풍은 드라마와 대중음악, 영화 등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 부분을 보면 1996년 한국 드라마로써 중국에 처음 소개된 「사랑이 뭐길래」(CCTV 방영)가 방영 후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시청률(4.8%)을 기록하였다. 이어 1999년 홍콩의 펑황TV(鳳凰衛視)에서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추구하기 위해 「별은 내 가슴에(星夢奇緣)」, 「내 마음을 뺏어봐(我心蕩漾)」, 「모델(天橋風雲)」등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높은 시청률을 올렸고, 곧바로 유행을 주도하게 되었다. 그 이후 홍콩과 타이완의 각 방송국이 「가을동화」, 「불꽃(火花)」「이브의 모든 것(愛上女主播)」등을 잇달아 방영하면서 한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방송국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한국 드라마를 동시에 방영하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중화권에서 한류의 일등공신은 「별은 내 가슴에」를 통해 중국 최고의 스타가 된 안재욱, 최근에 타이완에서 방영되어 폭발적 사랑을 받은 「가을동화」의 주연으로 인기순위 1, 2위에 오른 ‘쌍송(雙宋: 송승헌, 송혜교)’ 등이다.
중화권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도 종전에 비해 여성의 권리가 상승하였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아시아의 남자들은 한국 여성을 남자에게 순정을 바치는 순종적인 여성의 전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 반면 아시아의 여성들은 상대방을 사랑하고 미워할 줄도 알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당당하고 강인한 한국 여성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출연자들의 세련된 외모, 화려한 배경, 젊은 남녀의 사랑과 결혼, 우정, 가족애 등에서 나타나는 한국 고유의 정서가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반미, 반일감정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문화적,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오랜 교류의 전통이 있어 비교적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있어 한국 문화는 새로우면서도 예전부터 익숙해있는 신선한 것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이다.
청소년들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 안재욱, 클론, S.E.S, 이정현, H.O.T, N.R.G, 베이비복스 등 한류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 대중음악 가수들이 전 중화권에서 최고의 임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1980년대 이후부터 중국어로 번안된 많은 한국 가요들이 이 지역에서 불려지면서 많은 중국인들의 귀에 한국 음악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장궈롱(張國榮)의 「친구여(愛在深秋)」, 「손에 손잡고(心手相連)」등과 1990년대 말 한국의 빠른 댄스음악들이 번안되어 좋은 호응을 얻자, 한국 가수들은 대형 콘서트 개최를 통해 중화권에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중국에는 한국 음악만을 소개하는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서울음악실(漢城音樂堂, 1997년 시작)」, 그리고 여러 차례의 한국 가수 콘서트를 계기로 한류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한류는 각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타이완은 드라마가, 중국은 10대 청소년들을 사로잡고 있는 댄스그룹들의 음악이, 홍콩은 영화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한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음반시장에서는 정품 판매량의 30배나 되는 복제판이 유통되기 때문에 음반 판매에 대해 크게 기대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중국 음반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는, 한국은 이미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의 음반시장이 1~3%만 커져도 국내 음반시장의 50배나 되는 거대시장이 생기기 때문에 중국 시장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류의 실질적인 파급효과는 음반산업보다 관광이나 컴퓨터․오락게임․이동통신․패션산업 등에서 더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안재욱을 모델로 기용한 삼성전자는 중국 컴퓨터용 모니터 시장에서 1위(25%)와 MP3 플레이어 시장 35% 점유율의 쾌거를 이룩하고, 마늘 분쟁으로 한때 수입금지 조치당했던 애니콜 핸드폰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유명 핸드폰 제조업체 TCL은 탤런트 김희선을, 타이완의 모 샴푸회사는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중국의 광고 마케팅에도 한류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제품인 신라면과 초코파이(중국명: 好麗友)의 아시아 시장 석권 역시 한류와 전혀 관계없다고 할 수 없다. 중국 충칭(重慶)에는 한국 상품만 취급하는 「한류백화점」이 개점될 예정이며, 한국 정부는 중국의 대도시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류체험관」 건립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 외에도 중국인은 한국으로, 한국인은 중국으로의 유학이 활발해지고 중국행 관광객 또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하였다. 올 여름 한국을 방문한 하한족은 약 5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등 한류는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경제와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한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이러한 들뜬 분위기 속에서 한류(韓流)가 ‘한류(寒流’로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류가 대부분 해당 국가 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모든 문화산업이 해당 국가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한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류는 해당 국가들로부터 문화적 침범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해부터 외래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지나친 반응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은 젊은이들이 홍콩과 타이완 문화에 너무 깊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문화를 개방했기 때문에, 지나친 한류 현상은 오히려 중국 정부를 자극해 다시 문호를 닫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내놓은 ‘한류산업 육성안’은 한류를 통해 얼마나 경제적 이득을 얻었고, 전망은 어떠한지에 대한 분석결과 조차 없다. 내용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컨텐츠 공급구조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나 장기 투자계획이 배제되어 있고, 가장 기본적인 한․중 간 문화 인력교류를 위한 외교적․법적․제도적 장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벤트성 행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대중문화의 내용과 컨텐츠가 빈약한 현실에서 장기적으로 산업적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다. 이처럼 한류의 정확한 실체와 장기적인 방향을 점검하지 않은 채 추진되는 정부의 정책은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실제로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마케팅으로 연결시킨 경우는 몇몇 대기업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는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마케팅과 시장정보 분야의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을 단지 낮은 인건비의 생산기지나 싸구려 제품의 수출 전진기지로 생각하는 한국 기업의 개념도 변화되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무리하게 한국 가수들의 대규모 공연을 추진한 기획업체가 당일에 갑작스럽게 공연을 취소하는 바람에 중국 정부로부터 향후 5년 간 한국 가수의 공연금지 명령을 받은 사건(한국 문화관광부의 중재로 6개월만에 제재조치 해제)을 토대로 볼 때, 합리적인 문화교류와 사업통로는 필수조건이다. 또한 한국 기업체의 과다경쟁으로 인해 원가의 20퍼센트라는 헐값에 드라마가 거래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기획사의 직접 진출보다는 국영매체간의 제휴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류를 통한 선교적 접근 현재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아시아 지역은 중국을 비롯하여 대부분 공식적인 선교활동이 금지되어있는 창의적 접근지역이다. 직접적인 복음전파가 드러나는 기독교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한류의 기회들을 통해 기독교 문화를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화선교는 그 나라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줄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선교에 영향을 미치고 그 지평을 확대하는 데 큭 기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우선 국내의 연예인과 프로그램 제작진을 향한 전도활동을 보다 활성화하여, 한국 대중 문화계에 복음의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돕고, 한류가 직간접적으로 아시아선교의 기반이 되도록 중보기도에 힘써야 한다.
한류는 현지에서 복음전도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대도시에 복합적 문화공간, 예를 들면 음식 혹은 차를 마시면서 서적, 영화, 음악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등을 운영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와 더불어 기독교 마인드가 담긴 영화, 기독서적, 워십, CCM(기도교 대중음악) 등 기독교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하여 복음의 접촉점을 찾을 수 있다. 한류 열풍을 계기로 중국 등 아시아의 청소년들은 한국에 대해 마음이 활짝 열려있다. 따라서 한국인은 비교적 친근하게 교제할 수 있다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관계를 통한 복음제시도 한결 수월할 것이다.
앞으로 한류는 아시아 시장 규모의 확대를 통해 국제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를 맞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및 각 국의 개방정책에 따른 아시아 시장의 변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으로 한국문화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88 서울올림픽’ 이후 최고의 호기를 맞은 한류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구체적으로 아시아 국가 내 기독교 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기를 소망한다.
※ 참고문헌 “兩岸三地「韓」流熱滾滾”《亞州週刊》2001年 6月 18日 “중국 소황제들 몰려온다”,《시사저널》2001년 8월 30일 전승현, “중국에 부는 ‘韓流’ 열풍”, 「뉴스초점 2001년 8월 3일 발표자료)」 신기남, “한류열풍과 정책적 지원방안에 대한 국회 보고서”, 2001년 9월 11일
임성숙/ 중국복음선교회 중국교회와선교연구소 연구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