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4일은 중국 당국이 ‘국가 헌법의 날’을 제정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연히 성대하게 기념할 만했다. 그러나 당국이 민중을 통제하기 위해 민중의 ‘약점’을 잡는 데 집중하며 국가는 “법은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선포했다. 통치자들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임의로 헌법을 개정할 수 있고, 공공연히 그들 자신이 법제 제정과 집행의 주권자가 될 때 이러한 기념은 얼마나 위선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보일까.
오늘날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헌법 탄생의 역사를 보면, 1982년 12월 4일 중국공산당 제5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회의에서 현행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이 채택됐다. 헌법은 국가의 근본법이며, 국가 통치와 안정화의 총칙으로 최고의 법적 지위와 법적 권위 그리고 법적 효력을 갖는다.
2014년 11월 1일 제12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1차 회의에서 12월 4일을 국가 헌법의 날로 제정하기로 결정했으며, 국가는 다양한 형태로 헌법 선전교육 활동을 전개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국가 헌법의 날 제정 목적은 현행 헌법의 탄생을 기념하고, 헌법 정신을 선양하며, 헌법의 권위를 확립하고, 헌법을 존중하고 따르며, 헌법을 지키는 사회 공중의 의식을 함양하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 당국은 중국 본토에서 정권을 쟁탈한 뒤 불과 70여 년 사이에 여러 차례 헌법을 개정했다. 1949년부터 임시 헌법 역할을 한 ‘공동강령(共同纲领)’, ‘1954년 헌법’, ‘1975년 헌법’, ‘1978년 헌법’, ‘1982년 헌법’ 및 여러 헌법 개정안의 주요 문건을 거쳤다. 이치상 한 나라의 헌법은 원래 가장 엄격하고 신중한 것인데 이와 같이 (헌법이) 자주 바뀌고, 여러 주요 조항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는 것은 엄격한 헌법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경솔한 모습이다.
그동안 헌법이 자주 개정된 것에 대해 사회적 불안, 정권 장악 초기, 문화대혁명 시기의 혼란 등으로 정당화할 수 있었다면 1982년 헌법 이후에는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집권자가 등장할 때마다 개헌을 했을 뿐 아니라, 1982년 헌법 그리고 문화대혁명이 종식된 뒤 시작된 이른바 개혁개방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지도간부의 임기제, 즉 지도자종신제를 끝내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2018년 개헌에서 사실상 멈춰버린 것이다. 이런 중대한 역사적인 개헌을 이렇게 쉽게 행하는 것은 어린애 장난을 보는 것처럼 무책임하고 진지하지 않은 느낌이다.
사실상 중국에서는 ‘이 법도 저 법도 지도자의 말 한 마디보다 못하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도자의 의지가 법 위에 있고, 지도자의 의지는 곧 권력의지를 뜻하는 말로 권력이 법보다 크다는 의미다. 이렇듯 중국도 빈번한 개헌의 역사 속에서 법보다 강한 지도자의 의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록 중국 당국은 ‘권력이 법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에 대해 거듭 부인하지만 중국 당국의 지도부가 당과 법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피할 수 없고 숨길 수 없는 이런 생각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중국공산당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을 이끄는 핵심이고, 각 부문의 전체적인 국면을 기획 총괄하고 각계를 조율하는 주체적 위치에 있다. 사회주의 법치는 당의 영도를 견지해야 하며, 당의 영도는 사회주의 법치를 따라야 한다. 법은 당의 주장과 인민의 뜻을 통일적으로 구현하고, 당은 인민을 영도하여 헌법과 법률을 제정하고, 당은 인민을 영도하여 헌법과 법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찌 법이 지도자의 권력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겠는가? 법이 어떻게 지도자의 의지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지도자의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법은 지도자의 꼭두각시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몇 년간 중국 당국이 사법(권) 독립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선언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독립성조차도 갖추지 못한 법률을 생각해 보면 권력에 종속되고, 들러리가 되는 것 외에 어떻게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권위적일 있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지도자에 의한 법은 사회치리(社会治理)에 있어서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의 각급 권력기관은 권력을 행사할 때 불시에 아주 고전적인 풀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자신들은 법에 따라 나라를 통치한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민중을 통제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민중을 장악하기 위한 약점을 찾아내고, 그 민중의 약점을 이용하여 통제와 관리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한때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베이징(北京) 톈퉁위안(天通苑)주택 단지의 안정유지 간부들이 민중을 통제하는 방법을 논의할 때, “자녀들은 그들의 약점”이라고 말하며 이른바 ‘의법치국(依法治国)’의 비결, 즉 민중의 자녀들을 통제하여 민중을 통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오늘날 소위 ‘약점, 즉 늑연골[软肋]’이란 사람의 비교적 부드러운 갈비뼈로 손상되기 쉬운 곳을 말하는데 사물의 결점과 약점 등이 쉽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파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사람의 병든 발, 아픈 곳, 약점, 연약한 곳을 가리키며 사람이나 일의 약한 부분을 묘사하는 데도 쓰인다. 공권력으로 민중을 통치하는 것이 법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민중의 약점을 잡으려고 할 때 이러한 의법치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통치하는 것이다. 즉 법을 무시하고, 법을 회피하며 민중의 마음을 이용하여 민중의 약점을 잡아서 민중을 압제하여 복종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납치범의 유괴, 조폭들의 공갈협박과 일맥상통한다. 약점으로 인민을 다스리는 것과 호응하는 것은 법이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2011년 중국 대외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놓고 한 말이다.
문명사회에서 법은 민중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견고한 장벽이어야 하고, 진정으로 칼과 화살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되어야 한다. 만약에 공민(公民)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조차도 의지할 수 없다면 그 무엇이 법보다 더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장치인지 묻고 싶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법이 방패막이 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선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의 역할은 무엇인가? 공민은 또 무엇을 의지할 수 있는가?
지도자에 의해 제정되고 집행되는 법, 독립이 허용되지 않는 사법, 약점을 잡고 민중을 지배하는 사회, 법이 방패막이 될 수 없는 국가가 법의 위엄을 확립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또한 법제를 숭상하고 존중하는 사회 풍조가 형성될 수도 없다. 이런 사회에서 국가 헌법의 날이 아무리 많아도 섭공호룡(葉公好龍), 즉 지독히 용을 좋아하던 춘추 시대 초(楚)나라의 섭공(葉公)이 어느 날 진짜 용을 만나자 크게 놀라 도망쳤다는 것처럼 오점이나 결점을 덮기 위해 겉을 보기 좋게 꾸미는 위장에 불과할 뿐이다.
♠사진 출처 | (위) 차이나에이드 (아래) 바이두 캡처
♠출처 | <차이나에이드>(2023/12/04) ♠번역 | 공유호·중국어문선교회 협력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