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4  통권 254호     필자 : 원금향
[선교사의 삶과 사역]
중국에서 받은 비전 ‘CPMC’와 ‘캠퍼스교회 세우기’, 한국에서도 계속되다

’80 세계복음화대성회를 통해 대학생이었던 남편 갈렙 목사와 나는 선교의 소명을 받았다. 그후 1995년 10월 2일 딸을 데리고 15년 동안 꿈꾸며 기도했던 중국 베이징에 마침내 도착했다. 그러나 현실은 당황스럽고 냉혹했다. 숙박을 하려고 들어간 호텔에서 ‘혼인증(결혼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결혼증이 있어야 호텔에서 묵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는 결혼증이라는 것이 없는데 중국은 결혼증이 없으면 어떠한 숙소도 이용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결혼을 하면 결혼 당사자들이 직접 호적지의 민정부에 가서 등기를 하고 결혼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살면서 곧 알게 됐다.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증을 발급받아야 비로소 법적으로 부부가 되고 결혼이 증명되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결혼증을 꼭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일을 겪게 되면서 그렇게 기다리며 기도하면서 밟은 땅이었는데, 중국은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종이 박스를 깔고 첫날밤 잠을 청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중국 생활, 외국 땅에서 살기 위해서는 비자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반기지 않는 곳에서 온 가족이 ‘학생비자’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공안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했다. 감시를 받고 자유롭지 못한 환경 가운데서도 성령님은 중국의 주요 대학 안에 캠퍼스 사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늘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사역하는 우리는 잠시 중국을 떠나는 것으로 안식의 시간을 보냈다. 주로 일 년에 한두 달 사역지를 떠나 있으면서 재충전을 하여 다시 중국으로 들어갔다. 중국 공항에 내릴 때마다 사람들에게 정성을 들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대하는 직원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런 일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중국은 우리를 환영하지 않지만, 천군천사들을 보내어 하나님 나라의 대사인 우리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하나님과는 대조적이었다.

눈 깜빡할 사이에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3년 9월 10일, 그 날도 중국 공안이 아닌 천군천사의 호위를 받으면서 우리는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날 급히 몸을 실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비로소 ‘그리운 중국 제자들과 내가 밟았던 중국의 구석구석’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서 내내 울었다. 

착륙할 때쯤 중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을 마친 막내의 한국 적응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제서야 생각났다. 그때 주님은 한국 초기 선교사인 ‘언더우드’가 세운 경신중고등학교를 생각나게 하셨다. 그리고 편찮으셨던 나의 아버지를 100일 동안만이라도 간병하고 천국으로 환송해 드리고 싶다고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사랑했던 중국을 비자발적으로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면서 오는 상실감으로 인해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친히 하나씩하나씩 인도해 주셨다.

아들아이의 학교 문제도 해결되고, 100일 만에 친정아버지의 천국환송예배도 바람대로 이루어졌다. 하나님은 선교의 주인이시다. 그분이 직접 진두지휘하신다.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다. 시진핑 주석을 통해 비자발적이었지만 우리를 떠나게 하시고 순간이동을 시키셨다. 선교지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꿨다.

중국에서 주신 비전 ‘CPMC(Church Planting Movement with Campus)’와 ‘캠퍼스교회 세우기’는 한국에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선교 플랫폼인 BICF(Bridge 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가 탄생했다. ‘Life is Ministry’는 하나님이 주신 선교전략이다. 주님과 더불어 삶을 살면 사역의 열매는 성령님께서 맺어 가심을 보게 하셨다.

바울의 삶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 또한 지금까지 걸어온 삶은 수많은 어려움으로 가득했다. 우리 부부가 놀란 것은 어려움 자체가 문제라고 하기보다 도리어 어려움과 고난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는 통로였기에 참 감사했다. 다음 걸음을 기대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추방된 지 10년, BICF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세계 선교사역을 기대하며 하나님의 일하심에 동역하고 있음에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다시 다음의 10년을 기대한다.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우리 자신도 궁금하다. 주님 손잡고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하며, 바울처럼 천국까지 달려갈 것이다. 혼자가 아닌 우리 부부가 한마음으로 한 팀으로 살게 하심이 감사하고 이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큰 축복임을 고백한다.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뿐만 아니라 영적 제자들인 BICF 공동체 형제자매들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를 통해 복음을 듣는 모든 이들과 함께 ‘마라나타’ 신앙으로 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릴 것이다. 아멘! 할렐루야!







사진 출처 | 대학로 카페 브릿지 홈페이지
원금향 선교사 | CCC 국내 외국인 사역부, 대학로 카페브릿지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