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3  통권 253호     필자 : 이바나바
[선교일언]
중국 반간첩법(反间谍法) 시행을 보며

코로나19에 닫혔던 중국 관광비자가 다시 풀리면서 중국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이 늘었다. 필자도 중국을 방문하려는 계획이 있어 여행사를 통해 비자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비자신청 마지막 단계에 지문등록이 필요해서 결국 서울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지문등록을 하기 위해 갔던 곳에서 놀란 것은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너무 많았고, 그 대기줄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었다. 중국을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에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중 간의 교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왕래가 막히면서 모든 것이 정지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비자가 풀리면서 그동안 중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관광 및 업무를 보기 위해 비자신청을 하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비자를 신청하는 곳이 북새통을 이루게 된 것이리라 생각된다. 아마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정상화(?)하면 앞으로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막혔던 한중 간의 교류가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서 조금 염려스러운 소식이 들려온다. 그것은 7월 1일에 시행이 된 ‘중국 반간첩법’ 때문이다. 이 법안은 2023년 4월 26일에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중국 반간첩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올해 7월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원래 중국 반간첩법은 1993년 ‘국가 안보법’으로 최초 제정되었다가, 2014년에 5개 장(章) 40개 조항의 반간첩법으로 개정된 이후 이번에 다시 6개 장 71개 조항으로 많은 부분이 재개정되었다. 중국 스스로는 자신들의 안보 강화에 대한 중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법은 시행되기도 전부터 많은 사람의 우려와 염려를 자아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얘기가 나온 것처럼, 법 규정이 모호하고 중국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만약, ‘국가 안보’를 이유로 법 적용을 무리하게 혹은 강하게 하게 된다면,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의 생활과 기업 활동 및 선교사역이 위축되고,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시진핑 집권 이후, 그리고 3년간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우리 교민들과 기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선교사역에도 많은 타격을 받아 왔는데, 이번 반간첩법의 시행은 어려운 중국 사역에 설상가상의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많이 된다. 이미 한국 외교부는 “중국 관광과 체류 시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번 법안을 잘 숙지하여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으로 출국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공지하고 있다.

이번 반간첩법은 코로나19 이전에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갔던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 특별히 탈북민들을 대상을 하는 사역에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중국의 대부분 사역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전에는 중국 단기선교를 통해 도시와 대학, 때로는 소수민족 지역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며 많은 열매를 맺었으며,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으로 넘어온 이들을 다시 제3국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오게 하는 탈북민 사역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이어져 왔었다. 그러나 간첩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이번 법의 시행은 이러한 사역에 여러모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중국이 법치주의를 강조하면서 ‘의법치국(依法治国)’이라는 이념을 내세워 각종 법률과 법규를 제정하고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 반간첩법도 그 과정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한 사람의 말과 의도에 의해 다스려지는 인치(人治)적 국가 관리가 아니라, 법에 근거하여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결국 이 모든 이면에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인까지도 철저하게 법으로 옥죄고 관리하겠다는 중국의 의도일 것이다.


* 이 글은 (2023년 여름 통권 90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 중국 국영 중앙텔레비전(CCTV)[총괄: 쉬취양(徐清杨), 운영편집: 잔위퉁(詹裕通) 영상 캡처]
이바나바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