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X세대1)에 해당하는 필자는 요즘 세대를 그다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마치 부모와 자녀 간에도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것처럼 요즘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 같다.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MZ세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그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냥 ‘요즘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넘겨 버리고는 했다. 그러다가 MZ세대에 대해 공부하면서 앞으로 교회의 핵심 멤버와 선교의 주역이 될 이러한 MZ세대의 특징을 교회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미래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갑자기 들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팬데믹은 안 그래도 어려운 교회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다음세대인 청년들과 많은 젊은 가정들을 교회에서 멀어지게 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래 세대의 중심이 될 MZ세대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고, 그들을 어떻게 선교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또 이들을 어떻게 선교의 중심 세대로 동원하고 양육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자 우리 기성세대가 감당해야 할 큰 숙제로 다가왔다.
‘MZ세대’에 대한 정의와 특징
■ ‘MZ세대’에 대한 정의 MZ세대란 1981〜2010년생(2022년 기준: 12〜41세)을 지칭하는 것으로, 1981〜1996년생을 일컫는 ‘M세대(Millennial Generation)’와 1997〜2010년생을 뜻하는 ‘Z세대(Z Generation)’를 통칭하는 말이다.
■ ‘MZ세대’의 특징 M세대는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를 겪은 세대이며, Z세대는 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뒤여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랐다고 하여,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은 인터넷과 SNS에 능통하며, 능동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TTTB’는 MZ세대를 표현하는 키워드로서 ‘틱톡(TikTok), 트위터(Twitter), 트위치(Twitch), 블로그(Blog)’를 가리키는데 이들은 이런 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또 이것을 능숙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이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인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가 담긴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 out)’2) 소비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들은 다양한 생각과 개성을 가지는 동시에 이런 것들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도 안다. 게다가 이들은 미래가치보다는 현재에, 집단가치보다는 개인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다. 대학은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따라 여러 방면에 도전해 보는 용기도 보여 준다. 이들은 글로벌세대로서 다양한 방면으로 나갈 수 있는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MZ세대’의 고민 하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많다. 휴대폰이 익숙하여 모든 것을 휴대폰으로 일 처리를 하고, 또한 24시간 휴대폰을 끼고 살다시피 하면서 소통하다 보니, 정작 사람 대 사람으로 대면하여서는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또 가장 좋은 조건들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에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돈을 벌 기회가 없다 보니 좌절감을 많이 느끼게 되고, 부모와 어른 세대의 따가운 눈초리에 마음이 어렵기도 하다. 이처럼 그들은 윗세대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결국 그것들은 갈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지도해 줄 진정한 멘토를 찾지 못하여 자신이 가는 길이 정말 옳은 길인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 길을 잃은 듯한 혼란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MZ세대’를 선교로 동원하기 위한 제언 아무리 우리가 MZ세대에게 다가가기에 까다롭고 그들을 다루기 힘들다고 해도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기를 힘쓴다면 그들도 마침내 헌신의 자리, 선교의 자리로 나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MZ세대를 선교로 동원하기 위해 필자는 몇 가지 제언을 하려고 한다.
강요가 아닌 선교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나누도록 하라 우리 기성세대는 우리의 시각으로 MZ세대를 바라보며 ‘우리 때는 열정으로 헌신했다’고 말하며, 청년들을 억지로 혹은 강요하다시피 선교로 동원하고 이끌어 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MZ세대들은 그러한 강요나 억지에 움직이지 않는 세대이다. 그들은 의미와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이기 때문에 선교가 얼마나 행복한지, 얼마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하면 동력이 생겨날 수 없다. 그러므로 억지로 짜낸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선교사가 선교사역을 하는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줄 때, 그들의 마음은 움직이게 될 것이다.
■ 그들의 진정한 멘토가 되어 길을 인도하라 MZ세대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고, 도와줄 멘토를 만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고, 자신이 하는 일, 자신이 지금 가고 있는 일에 길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필요를 알고 아비와 같은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성경의 원리와 가르침으로 그들을 인도하고 이끌어 준다면, 그들은 진정으로 고마움과 안정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혼란하고 어지러운 상황에서 길을 잡아주고 안내해 줄 진정한 멘토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 그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주라 요즘 청년들은 재능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가 다양함 같이 재능은 특히나 다재다능해 보인다. 더군다나 그들은 창의적이기까지 하다. 우리 기성세대에게는 볼 수 없는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자주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며, 그들이 가진 장점들이 더욱더 잘 계발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은사와 재능을 따라 적재적소에 드려질 수 있도록 도와줄 때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며 주님을 위해 쓰임 받기를 소망할 것이다.
■ 신앙의 핵심 원리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훈련하라 신앙의 핵심 원리는 결국 우리가 성령의 도움을 입어 날마다 그분의 증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인데, 이것은 성령충만한 삶을 살 때 가능하다. 그런데 성령충만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말씀과 기도는 신앙의 핵심이자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원리이다. MZ세대에게도 동일하게 이것이 필요하다. 매일매일 말씀을 알아가고, 기도 가운데 거하다 보면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분을 만나게 된다. 이것을 그들 삶에 좋은 습관이 되도록 날마다 훈련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한 삶을 사는 청년들은 결국 하나님을 위해 자신을 드리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이사야가 고백했던 것처럼 그들도 “주여,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라는 고백을 할 것이다.
다음세대로서 MZ세대가 우리를 이어 남은 중국선교와 세계선교를 감당하기를 최근 몇 년 사이 통계는 현재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계가 많은 위기에 직면한 것을 보게 해 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총회정책협의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거의 50%에 해당하는 교회에 중고등부와 유초등부가 없다고 한다.3) 또 목회데이터가 발표한 것에 의하면 한국의 크리스천 중고생 40%는 어른이 되면 교회를 떠날 수도 있다고 했다.4) 이뿐만 아니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 주관하고 한국선교연구원(KRIM)에서 조사와 발표를 맡은 2020 한국선교현황 자료에서는, 한국선교사 중에는 50대가 39.65%로 가장 많았고, 20〜30대 선교사는 모두 합하여 겨우 8.28%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통계 지표들을 통해 볼 때 우리의 다음세대들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세워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국교회와 선교사역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직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것은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몇몇 교회들은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여전히 부흥하고 있으며, 선교적으로도 귀한 역량을 감당하는 교회가 있다는 것이다. 찬양과 말씀과 기도를 포함한 장시간의 예배에도 지루해하지 않고, 그 가운데 은혜를 경험하고 변화하며 헌신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오히려 소망이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 기성세대는 더 이상 우리의 기준과 잣대로 MZ세대를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절대 포기하거나 방치해서도 안 된다. 그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가야 한다. 교회와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기를 힘쓰고, 그들이 고민하는 바에 대해 제대로 된 성경적 답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들도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 복음 안에서 그들이 비전을 보게 해 주고, 말씀 안에서 그들이 가진 의문들에 대해 선명하게 설명하고 보여 줄 때 그들은 말씀 앞에서 반응하게 될 것이다. 그리할 때 쓰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견고한 다음세대로서 MZ세대가 우리를 이어 남은 중국선교와 세계선교를 감당하게 될 것이다.
미주 1) 캐나다의 미술가이자 작가인 더글러스 쿠플랜드(Douglas Coupland)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X세대는 어느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라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대략 1968년 전후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X세대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들과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정의할 용어가 없다는 의미로 X세대라 부르게 되었다. 2) 의미를 뜻하는 ‘Meaning’과 드러내기를 뜻하는 ‘Coming Out’의 합성어로, 소비활동을 통해 개인의 취향이나 신념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구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소비 습관을 알리고 이를 사회 문제로 환기시키는 일종의 소비자운동이다. 3) 중고등부가 없는 교회 48%, 중등부가 없는 교회 47%, 초등부가 없는 교회 47%, 유년부가 없는 교회 47%, 유치부가 없는 교회 57%, 유아부가 없는 교회 97.4%, 영아부가 없는 교회가 78.5%에 이른다. 4) 안산제일교회(담임 허요환 목사)와 예장 통합 총회한국교회연구원(이사장 채영남 목사)은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 지용근)에 의뢰해 2021년 4월 8일〜23일까지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전국 크리스천 중고생 500명(중학생 247명, 고등학생 253명)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크리스천 중‧고생중 59.8%만이 어른이 된 후에도 교회를 ‘계속 다닐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 출처 | humusOn 블로그→아이굿뉴스(위에서부터) 이바나바 선교사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