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국인) 단기선교’를 통해 너무나도 큰 은혜를 허락하신 하나님! 주신 은혜를 하나라도 잊지 않기 위해 ‘단기선교 경험기’를 글로 남긴다.
나는 4년간 중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이곳에서 믿음생활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하는지를 직접 경험하였다. 중국인과 외국인이 절대 한 공간에서 예배드릴 수 없으며, 중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면 심하게는 추방을 당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이었다. 그 당시 선교활동으로 참여한 지하교회 중국 지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누가 문을 똑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공안들이 들어와서는 (우리의) 여권을 다 빼앗았다. 그리고 ‘종교행위 위반 1회 경고’라고 하면서 한 번 더 경고가 누적되면 평생 중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동행한 두 분의 선교사님 중 한 분은 이미 경고를 받은 상태라서 한 번 더 적발되면 추방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많이 떨고 계셨다. 결국은 그 위기 상황 속에서도 은혜 가운데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선교사님은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복음을 전하기 위함인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끝내 눈물을 보이셨다.
그때 선교사님의 눈물과 공안들이 들이닥쳤음에도 당당하게 찬양 반주를 하던 지하교회 중국 지체의 믿음을 보며, 졸업 여행으로 중국 선교현장을 꼭 다시 한 번 방문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이번에 졸업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선교는 포기하고 있었던 그 찰나에 한성교회 여름 선교 사역 중 제주의 중국인 사역이 있다는 광고를 듣게 되었다. 너무 가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 되었다. 9월 초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인턴사원이었는데, 인턴사원이 4일을 연이어 연차를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선교활동을 떠나기 전 주까지 일을 하고 계획보다 일찍 퇴사를 하겠다는 결심으로 그날 바로 제주 선교활동을 신청하였다. 이것저것 고민하다 보면 뭔가 상황을 핑계로 선교활동을 가지 않을 것만 같았기에 상황을 보지 않고 먼저 믿음으로 결단하고 신청했다. 그 마음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신 것 같았다. 하나님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길을 열어 주셨다. 선교활동을 가는 기간인 8월 첫째 주, 회사에서는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공지했다. 상황을 생각해 보고 결정하지 않고, 먼저 결단한 뒤에 믿음으로 기도할 때 그 길을 인도하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이렇게 선교활동 시작 때부터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다. 이 은혜를 가지고 선교활동을 기대하며 준비했다.
첫째 날 낮에는 중국어문선교회에서 페인트 작업, 벽화 작업, 마당 잡초 제거 작업 등이 있었고, 저녁에는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에서 안마와 미용 사역이 있었다. 중국어문선교회에서 진행된 사역은 뜨거운 땡볕 속에서도 모두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뜨거운 열기로 숨이 턱턱 막혔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기쁨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며, 그날 새벽기도회 때 말씀이 생각났다. 믿는 자의 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었는데, 함께하는 팀원들의 모습을 통해 기쁨과 감사로 행하는 섬김을 배웠다. 저녁에는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에서 안마와 미용 사역을 하였는데, 떨리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중국 지체들과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모두가 열심으로 그들을 섬겼고, 그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선교활동에 대한 감사와 기대는 더 커졌다.
둘째 날은 중국 땅과 중국인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회복하고 회개하는 시간이었다. 오전에 있었던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의 장 목사님의 간증을 듣는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중국에서 사역하며 핍박을 받았던 때가 힘들었다고 담담하게 말씀하시는데, 그 ‘힘들었다’라는 말 한마디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다. 그리고 목사님의 간증을 통해 살아 계신 하나님, 우리의 삶에 역사하는 하나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A국을 마음에 품고 A국 선교를 준비하는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선교에 대한 마음이 뜨거워졌다. 선교는 주어진 게 없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것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셨다. 주어진 상황에서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번 선교활동만 보더라도 하나님은 나의 작은 언어 실력을 사용해 주셨다. 이처럼 나와 같은 작은 자를 통해서도 일하시는 하나님, 어떤 방법으로든 함께하신다는 비전이 생겼다.
저녁에 있었던 중국인 가정방문은 내 굳어진 마음을 또 한 번 깨뜨리는 시간이었다. 내가 속한 6조는 가정방문을 하지 않고 교회에 거주하는 중국인 지체들과 시간을 보냈다. 무엇 하나라도 더 말하고 싶고 사랑을 전하고 싶었는데 정작 그 사랑을 받는 것은 우리였다.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에 본인들이 먹을 빵을 나눠 주셨고, 혼자 조용히 앉아 계시던 한 분은 손에 사탕을 움켜쥔 채 달려오셨다. 주러 갔지만 받고 오는 선교라는 말을 직접 체험하며 그들의 순수한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들은 비 오는 날을 제외한 7일 내내 일하며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가족을 만난 지 최소 2년이 넘어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자기 자신의 삶을 넘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운 동시에 큰 도전이 되었다. 이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고, 아직 이 사랑을 모르는 제주 땅의 중국 지체들을 위해 나도 그 사역에 동참하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또 한 가지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로 했다.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또 중국어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한 문장을 무엇을 가르쳐 줄까 고민하던 중 앞에 앉아 계시던 중국인 자매님이 “목말라요.”를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가르쳐 달라고 했다. 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목! 말! 라! 요!”를 또박또박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끝나고 기도를 하는데 그 ‘목말라요’라는 한 마디가 잊히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들의 하루의 노동이 얼마나 고될지, 가족을 떠나 타국에 와서 일을 하며 목이 마른 데 목이 마르다고 말할 줄 몰라서 어려워했을 그들을 생각하니, 진작에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못했고, 선교하지 않았고, 도움이 되지 못했던 내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송했다. 그들의 육체적 목마름뿐 아니라 영적 목마름까지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나님이 찾아가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들이 목마르지 않기를,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할 것이다. 또 이들과 같이 어딘가에서 영육이 굶주리고 목말라하고 있을 영혼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자들을 찾으며 만나게 하시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한 뜻 한마음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셋째 날은 제일중국인교회에서 김 목사님의 간증을 들었다. 목사님은 예수님께 인생을 바칠 만한 가치가 있다면 본인에게 보여 달라고 하셨고, 그렇게 하나님이 만나 주셨다고 했다. 그 간증은 나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입술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겠다고 고백하지만, 세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세상의 가치관으로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 꿈꾸었던 모습을 보며 회개했다. 제주 선교활동 일정이 끝난 지금은 선교하기 위해 일하고 선교하기 위해 꿈꾸게 되었다. 내가 어떤 공부를 더 하고 어떤 일을 해야 목마른 사람들,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김 목사님의 말씀처럼 꼭 목사와 선교사가 아니더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을 따라 살아갈 때, 바로 그것이 선교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선교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선교사가 되지 않더라도,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 사명을 잘 감당하며 내게 있는 달란트와 기도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었다. 셋째 날 저녁은 나의 삶에 기적을 가져다준 시간이었다. 중국인들과 함께 예배하는 것이 불가능한 중국 땅에서, 정말 중국인 형제자매들과 함께 마음껏 예배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수요일 저녁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수요예배에 중국인들이 함께 모여 한 뜻 한마음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그 모습을 직접 보니 너무 큰 감격이었고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작은 불이 큰 산을 모두 태우듯이, 그곳에서 함께 예배했던 우리와 믿음의 중국인 공동체를 통해 중국 땅에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또 성령의 권능을 받아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주신 주님, 그 사명을 붙들고 살아가 온 땅이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날을 꿈꾸게 되었다.
이번 선교는 나에게 단 하나도 빠짐없이 감사와 은혜가 넘쳤던 선교활동이었다. 선교는 크든 작든 쓰임받을 수 있음에 감사한 영광스러운 일임을 깨달았다. 또 선교는 ‘해야 한다’는 ‘의무’가 아닌 ‘할 수 있음에 감사’한 ‘은혜’임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 선교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임을 믿는다. 우리 세대로 거룩의 세대,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세대가 되어 끝나지 않은 사도행전 29장을 써 내려가는 우리의 뉴액츠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세준 | 한성교회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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