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일언-바인든작업.jpg) 【편집자 주】 이번 ‘선교일언’ 코너의 내용은 <북한개발소식> (2020. 12월호, 통권 182호)에서 소개되었던 ‘미 대선과 한반도 정세 전망’이라는 글입니다. 지난 1월 20일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그가 미 대통령으로 취임이 확실시 될 때에 쓰여진 글임을 밝혀 둡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짚어보아야 할 내용이기에 다시 한 번 다루어 봅니다.
미국의 59번째 대선이 마무리되었다. 아직까지 논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조 바이든(Joe Biden)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취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주당 바이든 정권의 출범으로 미국의 외교정책 전반에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에 있어서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 선교현장의 상황을 진단, 예측함에 있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정치‧외교 정세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가들 간의 관계 변화가 자연스럽게 각 국가의 대내외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실제 현장의 사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미 대선으로 인해 변화할 미국의 대(對)한반도 외교정책과 그 영향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대응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과거 북미관계 복기 새롭게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의 방향을 살펴보기에 앞서 이전 미국의 대북정책을 돌이켜 보자. 바이든 당선자가 부통령으로 재임했던 오바마 정권에서는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개념으로 접근했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는 일정 수준의 봉쇄를 유지하면서 대화나 협상에는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핵 개발을 협상의 카드로 쓸 수 없게 되고, 오히려 이로 인한 봉쇄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어느 시점에 도달해서는 북한이 붕괴하거나 적어도 핵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와 계산에 따른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북한은 경제 봉쇄에도 아랑곳없이 핵 능력을 발전시켰다. 결국 전략적 인내정책은 2016년 4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사실상 북한의 핵 개발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듣게 된다.
트럼프 정권에서 북미관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고 대북 압박정책을 추진했다.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군사적 옵션도 거론했다. 북한은 이에 질세라 강하게 반발하였다. 양국 정상 간에도 험악한 말이 오고 갔고 실제 군사 행동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변했다. 북한은 핵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진전된 반응을 보였고, 미국도 핵 폐기 전 대화 불가 입장에서 물러서면서 사상 최초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보이는 듯했다. 그렇지만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이라는 결과를 낳으면서 이후 북미 대화는 난항에 빠지게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미중관계 바이든 당선자는 오바마 정권 당시 부통령으로 재임했었던 만큼 북한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일정 부분 이어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 고립주의적인 외교에서 벗어나 동맹을 중시하고 다자외교를 강조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 있게 볼 자료 중 하나는 조 바이든 당선자가 올해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기고문이다.1) 이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대외적으로는 동맹의 회복 및 강화를 통해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서 훼손된 국내적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일방주의, 고립주의적 외교 행보 대신 동맹을 중시하는 다자외교 틀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동맹과 중국을 포함하여 지속가능한 비핵화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일대일 협상을 중시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동맹 외에도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대선 TV 토론 당시에도 바이든은 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러한 ‘중국 역할론’의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미 행정부에서의 미중관계도 트럼프 때와 마찬가지로 개선보다는 악화에 무게가 실린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존 미중 갈등의 주요 내용이었던 무역, 과학기술, 군사정책 분야에 더해 민주당의 기본 가치인 인권 문제(신장위구르, 티베트, 홍콩, 타이완 등)와 중국 종교 문제가 다시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대중국 압박 범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이 경제에서 안보로 확대되고, 동맹국에 대한 동참 압박도 대단히 거세게 요구할 것이라 전망했다.2)
[조 바이든(왼쪽) 미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지난해 11월 1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6·25전쟁 참전기념비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추모하고 있다. 당선인으로서 첫 외부 공식 일정이다. (AP연합뉴스)]
이런 맥락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최초 공식 일정이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내에서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로 불릴 만큼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와 번영에 있어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고 언급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중요성과 한미동맹의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에 한국이 동참하라고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바이든 당선자와 미 민주당의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인식도 북미 간의 향후 대화와 협상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조 바이든 당선자는 대선 TV 토론회 당시 “김정은은 ‘좋은 친구’가 아닌 폭력배(thug)”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지난해 2월 NYT와 인터뷰에서는 “트럼프처럼 무의미한 프로젝트를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실제 전략의 일환으로 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지도자에 대한 불신과 함께 대화의 여지를 남겨는 놓겠지만 트럼프 때와 같은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예상되는 미중 갈등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북핵 문제를 중국을 포함한 다자적 접근을 시도하겠다는 조 바이든 당선자의 정책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관계가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으리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했을 때 꼭 부정적 전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도 험악한 언사를 주고받았고 군사 행동까지 거론되었지만 이후 북미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대화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종연구소 우정엽 미국연구센터장은 “결국,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북한정책도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협상을 하겠다고 할 경우, 바이든이 김정은에 대해 무슨 단어를 사용했건, 미국에 대북 라인이 갖춰지지 않았건, 미국은 어떻게든 협상을 이끌어 낼 팀을 만들어 보낼 것이다. 그렇게 쓸 수 있는 인재의 풀(pool)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3)고 전망했다.
남북한의 행보는? 그렇다면 북한은 향후 어떤 입장을 보일까?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고, 이후에도 정상 간의 친분을 과시해왔던 만큼 추후의 외교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던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으며, 또한 이번 미 대선 이후 혼란을 지켜보면서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합의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이행할지에 대해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4) 북한의 상황판단이 위 분석과 유사하다면 미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최근 북중관계를 연일 과시해온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 70돌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북한의 적극적 친중 행보는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선택한 태도 변화는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이면의 의도는 속단할 수 없지만 북한과 중국의 밀월관계가 더 강화되고 북한의 중국 의존이 더 심화되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도, 북미 및 남북관계 개선에 그리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한국의 입장은 복잡하다. 먼저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는 변함없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이고,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동맹국과의 지속적이고 조율된 외교적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북 포용, 제재 완화 그리고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현 문재인 정권의 정책과는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동맹을 통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행보가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위치 선정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대북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교적 난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내고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취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1월 21일자 이코노미스트지 표지. 미국의 대중국정책과 관련된 주요 동맹 국가들을 형상화한 이미지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
선교에 미칠 영향? 이러한 한반도 정세가 앞으로의 선교환경에는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 현 시점에서는 긍정적인 가능성, 또 부정적인 가능성 모두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긍정적인 가능성들을 생각해보자.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외교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발휘했을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다. 한중관계 개선으로 중국에서 사드배치 논란 사태 이후 계속되어 왔던 한국인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가 완화되고 한국인과 한국기업의 활동을 좀 더 용인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선교사들의 거취와 관련된 긴장을 다소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북중 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속에서 새로운 선교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인권 관련 압박은 중국과 북한 모두 반발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권 이슈가 부각되지 않도록 완화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즉 탈북자 강제송환이나 각종 고문 및 구금시설 인권침해 등에 대해서 잡음이 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되고, 이에 따라 인권침해가 감소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시나리오로는 한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적절한 입지를 점하지 못하고 양측 모두에게 시달리는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 사드사태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인의 중국 내 활동은 계속 심하게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한 반발로 북중 국경지역을 포함한 민감 지역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의 중국 의존이 더욱 심화되고 미국이나 한국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간다면 북핵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뿐 아니라 북중 밀월관계 강화에 따른 적극적인 중국 내 탈북자 단속 및 강제송환도 우려된다.
이러한 긍정적, 부정적 가능성들은 한쪽만 나타나기보다는 혼재되거나 동시에 작용할 여지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들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국 정상들 간의 회담이나 방문, 과거 사드배치와 같이 군사‧외교적 사건들이 미칠 파장을 추적하면서 그에 따른 영향을 선행적으로 분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지혜와 분별력이 더욱 간절한 시간인 만큼 우리의 기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선교현장을 위한 기도뿐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특히 각국의 의사결정자들을 위한 기도가 매우 중요하다. 정치적 호불호를 잠시 내려놓고 위정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판단력과 지혜를 가지도록 기도하자. 또한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정세가 평화와 안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정세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의 바람은 앞으로의 정세가 아무쪼록 분쟁이 아닌 평화의 길로 그리고 더 많은 복음의 기회가 발전되는 것이다. 선교는 인간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것이기에 더욱 무릎으로, 믿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주님의 지혜와 경륜이 한반도 가운데 계속해서 펼쳐지고,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향해 열어 주시는 기회를 불순종과 게으름으로 놓치지 않도록 깨어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미주 1) Joseph R. Biden Jr. "Why America Must Lead Again: Rescuing US Foreign Policy after Trump." Foreign Affairs 99 (2020). 2) 조진구 외, “미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 전망”, IFES 브리프 2020-27 (2020),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p. 21. 3) 우정엽, “2020 미국의 선택②: 북미관계”, 세종논평 2020-26 (2020.11.11), 세종연구소, p. 2. 4) 조진구 외, “미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 전망”, p. 15.
사진 | [AP=연합뉴스] 오픈도어선교회 | 북한선교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