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2  통권 217호     필자 : 나은혜
[나은혜 선교문학]
단편소설 《회귀(回歸)》 (5)


유학생들은 충남에 있는 한 대학교의 관광학과 여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중국어를 습득하면 취업의 문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 년 동안 언어과정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한국 유학생들은 자신들이 유학을 온 대학교에 교수로 있는 이준민 선교사를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아직 언어가 안 통하는 상황이었기에 급할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매우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다. 

이 선교사는 언제 날을 잡아서 학생들을 집으로 한번 초대하는 것이 어떠냐고 오 선교사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오 선교사는 당연한 것을 묻는다고 대답하면서, 다음 주쯤 학생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항상 영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오 선교사가 이 선교사에게 물어 보았다. 

“여보! 그런데 그 학생들 예수 믿는 학생들인가요?” 이 선교사는 “글세…, 아직 그런 대화까지 나누어 보지는 못했어요. 당신이 우리 집에 왔을 때 한번 확인을 해 보도록 해요.” 오 선교사는 어쨌든 나그네로 이곳에 온 학생들을 섬기려는 마음으로 김치와 깍두기를 넉넉히 담아 두었다. 

지성이와 지영이는 한국에서 여대생들이 온다는 말을 듣고는 무척 좋아하였다. 가족 외에는 다 현지 사람인 이곳에서 고국에서 온 대학생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한껏 외로웠던 아이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나 보다.

이런 대학생들은 고국에서는 늘상 마주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문화권에서는 내 나라말로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도 고국에 있을 때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 한국 유학생들이 찾아왔다. 한국에서 온 여대생들의 이름은 나이가 많은 쪽이 성윤이, 적은 쪽은 최지혜라고 하였다. 그런데 두 사람 다 대학 2학년 치고는 나이가 들어 보였는데 알고 보니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두 학생 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직장생활을 몇 년간 하다가 다시 수능을 보고 늦게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었다. 나이도 이미 26살, 24살이나 되었다. 그중 나이가 적은 최지혜 학생은 모태신앙이었고, 나이가 두 살 더 많은 성윤이 학생은 불교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오 선교사는 불교신자인 성윤이 학생을 보는 순간 강하게 마음에 들어오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저 성윤이 학생을 전도해야겠구나. 그래서 제자를 삼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오 선교사는 그 생각이 너무도 분명해서 내가 너무 오지랖이 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어쩌면 전도에 대한 마음은 선교사로서 언제나 해야 하는 당연한 생각일 것이었다. 하지만 오 선교사는 순간 갈등이 일어났다. 그것은 나는 타문화권 선교사이지, 한국 학생이야 한국에 돌아가면 전도할 교회가 많은데 하는 생각이 한편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모처럼 찾아온 고국의 유학생들을 위해 오 선교사가 닭볶음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였다. 학생들은 뜻밖의 대접에 몹시 고마워하였다. 저녁을 먹고 놀다가 학교기숙사로 돌아가는 두 학생에게 오 선교사는 제법 많은 양의 김치와 깍두기를 한 통씩 주었다. 

“다 먹으면 어려워 말고 이야기해요. 또 담아 줄테니까.” 오 선교사의 말에 두 여학생은 감격하며 활짝 웃었다. 두 여학생은 외국 땅에서 이처럼 따뜻한 초대도 감사했거니와 자취생활에 중요한 반찬이 될 김치와 깍두기까지 공급받은 것에 대해서 몹시 고마워하였다.  

두 여학생은 시종 흐믓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 선교사에게 몇 번이고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오 선교사는 학생들이 돌아간 뒤에도 성윤이를 제자 삼아야겠다는 그 생각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아서 기도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기숙사로 돌아간 학생들은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하긴 새로운 학교생활의 적응에 바쁘기도 할 것이었다. 그래도 오 선교사가 궁금해서 학생들의 근황을 물어보기라도 하면, 이 선교사는 자신이 수업하는 건물과 학생들이 언어를 배우고 있는 건물이 달라서 우연히 만나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오 선교사는 곧 부활주일이 돌아오니 유학생들을 그날 집으로 초대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주일이지만 한 학생은 예수 믿는 학생이니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불교신자인 성윤이 학생은 점심을 함께하자는 명목으로 오라고 할 생각이었다. 이준민 선교사 가족이 선교지에 온 지 벌써 일 년이 지나고 있었다. 







사진 | 픽사베이
나은혜 |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