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3  통권 213호     필자 : 왕빈
[선교나침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중국의 정치·경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해 중국 권역을 크게 셋으로 나눠 관리해왔다. 첫째는 방역의 중점 구역으로 지정한 곳으로 후베이(湖北)성과 베이징(北京)지역이다. 특히 베이징이 포함된 것은 그동안 미뤘던 정치 일정의 재개를 고려한 예비 조치로 보인다. 두 번째는 낮은 위험지역으로 경제활동을 전면적으로 재개한다. 세 번째는 중간 위험지역으로 방역과 생산 상황을 고려하면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그런 점에서 연기했던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两会·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오는 5월 21∼22일 연달아 개최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 정국이 일단락됐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중국 지도부의 속내로 읽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지난 4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회는 5월 21일 제13기 3차 정협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정협 하루 뒤인 5월 22일 제13기 3차 전인대를 각각 베이징에서 열기로 했다. 1995년 이래 중국이 전통적으로 정협과 전인대를 3월 3일과 5일에 각각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6년 만에 그 관례가 깨졌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에서 전국 양회를 갖고 전년도의 국정 상황을 점검한 뒤 새로운 국정 방침을 결정, 발표해왔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4월 29일 회의에서 “시진핑(习近平)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지도 아래에 전국 모든 인민 군중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고, 경제·사회생활도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13기 전인대 3차 회의를 개최할 조건이 충족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해마다 베이징에서 5000여 명의 대표들이 양회에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전인대와 정협의 모든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일지는 아직까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전국적으로 완전히 종료됐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점에서 일부 화상회의의 진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는 4월 29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하얼빈(哈尔滨)과 광둥(广东)성을 제외하고 대부분 안정세를 보여 중국 지도부가 일상 정상화의 기준점이 되는 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화상회의로 개최된 점을 고려할 때 감염 위험성이 높은 지역 대표들은 화상으로 양회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양회 개최 기간 역시 평년처럼 두 주간이 아니라 단축해 한 주간이 될 수도 있다”며 “개최 방식과 기간에 대해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6.8%,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래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지난 4월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0조 6504억 위안(한화 약 3556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8% 감소했다. 1분기 소비·생산·투자 지표 모두 코로나19의 충격에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거라고 예측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침체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오피스빌딩 시장은 전례 없는 암흑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4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베이징 등 중국 내 주요 대도시의 4월 셋째 주 주택 거래량이 전주보다 37% 급증했다. 4월 27일에는 상하이에서 1700만 위안(약 29억 원)에서 7800만 위안(약 134억 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 160채가 완판됐다. 이 아파트는 추첨을 통해 분양받을 사람을 정했는데 추첨을 위한 위탁금만 600만 위안(약 10억 원)에 달했다. 4월 초 선전에서는 23억 위안(약 3960억 원)의 고급 주택 54채가 반나절 만에 팔려 나갔다. 광저우(广州)에서는 온라인 매매로 주택 92채가 15초 만에 완판됐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통제정책에 따라 부동산 구매에 나서지 못했던 사람들의 소비가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방 정부들의 부동산 규제 완화도 일정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는 지난 4월 18일에 최근 3년 이내 대학 졸업자들을 위해 주택을 반값에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앙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아직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내 주거용 부동산 경기가 오로지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의 변화에 비해 올해 1분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4대 도시의 오피스빌딩 상황은 심각하다. 공실률이 평균 15%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CRIC는 관련 통계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의 A급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분기 22.3%, 금융 중심지 상하이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21.1%를 각각 찍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에서의 사무실 공실 면적을 합치면 700만㎡에 달한다. 이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이타워의 전체 사무실 공간의 12배, 상하이 월드파이낸셜센터의 18배가 넘는 규모이다. 빈 사무실이 늘어남에 따라 임대료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이들 4대 도시의 사무실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대도시에서 새로운 오피스빌딩 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 올해 말까지 중국 대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의 노동절 연휴(5월 1∼5일) 여행객 규모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에 비해 노동절 연휴가 하루 더 늘어났지만 여행객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홍콩 SCMP의 4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트립닷컴(Trip.com)은 기차표와 호텔 예매 자료 등을 감안하면 노동절 연휴 중국 여행객이 9000만 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작년 노동절 연휴 때 1억950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의 대형 온라인 여행플랫폼인 트립닷컴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도시 밖으로 여행했다가 돌아왔을 때 자가격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다수가 해외여행, 장거리여행보다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지역여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트립닷컴은 예상했다. 중국 외교부는 노동절 연휴 해외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해외 단체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내 인터넷 이용자 수는 9억 명을 돌파했다. 4월 29일 중국중앙(CC)TV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 인터넷 이용자는 2018년 12월보다 7508만 명 증가한 9억359만 명이다. 인터넷 보급률은 4.9%포인트 증가한 64.5%이다. 농촌 주민 가운데 인터넷 이용자는 2억5500만 명이다. 농촌지역 인터넷 보급률은 2018년 말 대비 7.8%포인트 늘어난 46.2%이다. 중국 네티즌의 연령 분포에 따르면 20∼29세가 21.5%로 가장 많았다. 30〜39세가 20.8%로 그 뒤를 이었다. 한 달 소득수준의 경우 3001〜5000위안(약 82만6000원)이 21.5%로 가장 많았다. 중국 네티즌 99.3%는 모바일 이용자이다. 대다수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앱은 메신저이다. 99.2%가 매신저를 이용했다. 인터넷 사용 시간 중 약 14.8%를 차지했다. 정부산하기관인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는 최근 ‘인터넷 발전상황 통계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온라인교육 이용자는 4억2300만 명으로 2018년 말 대비 2억2200만 명이나 늘어났다. 코로나19 방역 기간 온라인교육 프로그램의 하루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쇼핑 이용자는 78.6%인 7억1027만 명으로, 2018년보다 1억 명 이상 늘었다. 
 

한편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상호 왕래가 금지된 상황에서 기업인의 신속한 입국을 보장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제도를 시행할 것을 합의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입국을 차단한 이래 특정 국가 기업인에게 제도적으로 신속 입국을 허용하기로 한 첫 사례이다. 패스트트랙 시행에 따라 한국 기업인은 5월부터 제한적으로 중국 입국이 가능해진다. 패스트트랙 시행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또는 중국 현지 기업이 지방 정부에 패스트트랙을 신청해 승인받으면 한국 기업인에게 초청장을 발송할 수 있다. 초청장을 받은 기업인은 한국 내 중국 공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특별 방역절차를 거치면 중국 입국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출국을 앞둔 한국 기업인은 출발 전 최소 14일간 발열 등 건강상태를 자율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 항공기 출발 72시간 이내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한 뒤 건강상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중국 입국 후에는 지방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서 1∼2일 격리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다시 받는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기업 측이 사전에 준비한 차량을 타고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은 상하이, 톈진(天津), 충칭(重庆), 랴오닝(辽宁)성, 산둥(山东)성, 장쑤(江苏)성, 광둥성, 산시(陕西)성, 쓰촨(四川)성, 안후이(安徽)성 등 10곳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중 정기 항공편 운항이 줄어든 탓에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은 상하이, 랴오닝성, 산둥성, 장쑤성, 안후이성 등 5곳이다. 

일상의 삶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교회와 기독인들은 어떠해야 할까. 코로나 발생 이후 기독인들이 교회, 일터, 가정, 학교, 취업과 진로 등 삶의 현장과 신앙생활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그에 따라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전환 과정이 어떤 것을 시사하고 있는지, 하나님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통해 어떤 것을 드러내고 치유하기를 원하셨는지, 교회와 기독인들이 회복해야 하는 참된 영성, 지성, 감성은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기독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실질적인 변화와 인식을 교회가 제대로 감지하고 있는지, 교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올바로 청취하고 교회가 대안적 공동체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교회와 기독인들의 본질을 곧 맞이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나타낼 수 있도록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 이용자 10억 명을 바라보는 온라인 세상 강국인 중국에서 교회와 기독인들이 얼마나 사이버 공간을 기독교적 가치가 숨 쉬고 있는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 대면과 비대면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에 걸맞은 기독교적인 콘텐츠가 상호 유통되고 향후 어떤 보완 과정을 거쳐 발전돼야 할지 큰 그림을 갖고 추진하는 교회 지도자들이나 기독인들의 움직임은 있는지,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세대인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과거 세대와는 사고는 물론 소비 패턴이 사뭇 다른 ‘주링허우(90后·1990년대 출생자)’, ‘링링허우(零零后·2000년대 출생자)’를 교회가 얼마나 품고 기독교적인 가치를 전수해 세상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준비하고 있는지, 관련 로드맵이 있다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정말로 궁금해진다.

교회와 기독인들은 세상 한복판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일상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편지로 살아가야 하는 현장이다. 하나님은 일상과 신앙이 따로 가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우리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만일 안일함 속에 있었다면 교회가 정말 최대 위기 가운데 있다는 인식을 갖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공동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서 다양하면서도 역동적으로 활동하면서 가족과 이웃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깨어있는’ 개인들이 더욱 많아질 때 세상은 교회에 손을 내밀게 될 것이다. 거지도 QR코드로 구걸하는 시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걸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너무 부담감을 갖지 말고 ‘팔복의 신앙과 삶’을 살아내는 게 우리의 원래 의무이자 권리였음을 확신하면서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위기만이 아니라 최대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바이두/ 뉴스핌(위에서부터)
왕빈 | 중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