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2  통권 210호     필자 : 김성민
[논평]
시진핑 주석의 2020년 신년사 읽기


2019년 12월 31일 저녁 발표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020년 신년사는 2019년 신년사와 비교해볼 때 전체적인 구성과 전개, 내용면에서 거의 동일하다. 

한 해의 주요 핵심 성과를 총괄하고 새해의 주요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신년사는 중국의 경제방면의 성취를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2019년 신년사에서는 ‘고도의 질적 경제발전의 추진’과 ‘징진지(京津冀, 베이징[北京], 텐진[天津], 허베이[河北] 3개 지역을 뜻함) 협동발전, 창장(長江)경제벨트 발전,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권역 건설’ 등을 언급하였는데, 이번 신년사에서는 그것 외에 ‘상하이(上海) 자유무역실험구 신설구역의 증설’과 GDP 100조 위안과 일인당 GDP 1만 달러 임박에 대한 자축이 추가되었다.

인민들의 삶의 개선, 빈곤완화에 있어서의 지속적 성과, (서민들의 생활비 절감과 관련된) 약품 가격의 인하, 탐사선, 위성항법시스템 등을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강조 모두 작년과 올해가 동일하다. 중국산 항공모함과 대형 수륙양용 비행기의 시범운행과 공식취역 등 인민해방군의 저력에 대한 언급 역시 그러하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작년과 올해의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공산당과 정부를 대표하는 자신이 수시로 중국 곳곳의 지역사회와 마을 등의 민생현장을 방문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청취하였음을 적극 드러내고 있다. 2018년에는 쓰촨(四川) 산허촌(三河村)의 이족(彝族)마을, 산동(山東) 지난(濟南)시 싼젠시촌(三涧溪村), 랴오닝(遼寧) 푸순(撫順)시 동화위안(东华圆)아파트 단지, 광동(廣東) 칭위안(清远)시 롄장촌(连樟村) 등을 방문하여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음을 어필한 바 있는데, 2019년에도 역시 바쁜 일정 속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윈난(云南) 두롱(独龙)족 마을, 푸젠(福建) 서우닝(壽寧)현 샤당향(下党鄕) 등을 찾아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겼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당과 정부/국가를 대표하는 존재이기에, 시진핑이 ‘군중(과 기층) 속으로’ 들어가 소탈하고 친근하게 인민들과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은 당과 정부의 정당성과 인민들에 대한 대표성의 제고에 제법 효익이 있을 것이다.

무게감 있는 여러 국제행사의 개최와 그것을 통한 중국의 국가위신과 소프트파워의 발양에 대한 언급 역시 작년과 올해의 신년사가 동일하다. 2018년에는 보아오(博鰲) 아시아포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등의 중요한 외교행사, 2019년에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아시아문명대화대회 등이 굵직한 행사가 중국에서 개최되었다. 특별히 이번 신년사에서는 ‘문명’중국, ‘개방’중국, ‘포용’중국이라는 수식과 이미지를 강조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한편 2019년 신년사에서 제시한 2019년의 주요 핵심목표와 2020년 신년사에서의 2020년도 주요 핵심목표는 공통적으로 대폭적인 빈곤완화정책의 추진이라 할 수 있다. 2019년에는 1,000만 농촌 빈곤인구 감소를, 2020년에는 농촌 빈곤현(贫困县) 전체의 빈곤탈출 완료를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올해 2020년은 13‧5규획(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三个五年规划)이 완료되는 해다. 2016년-2020년까지의 13‧5규획 기간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빈곤완화를 필두로 하는 민생개선이다. 그리고 19차 당 대회, 재작년과 작년의 제13기 전인대 1차와 2차 회의 모두 공통적으로 빈곤완화를 비롯한 민생개선을 강조하였다. 게다가 내년 2021년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매우 중요한 해인 만큼, 올해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빈곤완화와 민생개선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2019년과 2020년 신년사의 결정적 차이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작년과 올해의 신년사는 구성과 내용에서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이번 신년사에서는 홍콩 문제가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지난 신년사와 구별된다. 신년사의 후반부에서 시진핑은 2019년 12월 18일 마카오에서 개최된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식에 참석한 이야기를 꺼내며 마카오의 번영과 안정을 내세웠다. 마카오의 성공은 ‘일국양제’의 (정당성과) 적절성을 증명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보기에 일국양제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장기간 보이고 있는 홍콩사태를 에둘러 지적하고 있다. 신년사를 마무리하는 부분에 홍콩 문제가 언급된 만큼, 올해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홍콩사태를 어떻게든 종식하려 할 것이다.

 

 



 

 

사진 | 바이두 (闪电新闻)
김성민 | 동서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