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3  통권 203호     필자 : 왕빈
[기획]
중국에 ‘친구’ 또는 ‘도움이 되는 자’가 되라

장면 1: 만일 목회자의 설교가 중국공산당의 정책과 방침에 부합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중국 내 종교의 자유와 인권 현황을 알리기 위해 창간된 온라인 매거진 ‘비터 윈터(Bitter Winter)’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듯하다.

  

비터 윈터는 허난(河南)성 신미(新密)시의 소식통들을 인용, 지난해 8월 허난성 삼자교회에서 설교 평가 시스템이 운영 중이라고 폭로했다. 설교 평가에는 2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설교능력 부문은 30점, 정치지식 부문은 70점. 설교능력을 평가받기 위해 작성되는 설교 초안에는 국가 방침, 전통 문화, 사회주의 핵심가치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영생, 천국, 지옥 등의 주제는 포함되면 안 된다. 설교자의 정치성향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지를 보면 중국 정부의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질문 “교회에서 국기 게양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정답은 “국기 없이는 애국심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종교를 사랑하기에 앞서 조국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조국 없이는 교회가 존재할 수 없다고 답해야만 한다. 비터 윈터가 공개한 예시를 좀 더 살펴보자.
 
질문 = “벌초하고 조상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답 = “중국 전통문화의 일부이므로 크리스천들도 벌초하고 조상들에게 제물을 바칠 수 있다. 이는 성경에 반하지 않는다.”


질문 = “미성년자들이 교회에 가는 것은 왜 허용되지 않을까?”

정답 = “이는 국가의 방침으로, 자녀를 교회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비터 윈터는 지난 4월 1일 설교 평가를 받은 허난성 신정(新郑)시 출신의 목회자 설교 내용을 게재했다. 그는 ‘크리스천들은 조국을 사랑해야 한다’는 주제로 설교문을 작성해야 했다. 그의 설교문 일부이다. “조국이 있은 다음에야 가정도 있는 것이다. 제19차 당대회 주제와 정신은 초심을 잃거나 임무를 망각하지 않기 위함이다. 화무란(花木兰·뮬란), 레이펑(雷锋) 같은 사람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들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다.”
 

이 사례는 직접적으로 성경 말씀을 활용하지 않고 중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 특히 정부가 미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화무란, 레이펑을 억지로(?) 설교 예화로 썼다는 점에서 설교 왜곡의 개연성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설교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정작 성경 내용에 정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평가의 공정성 상실과 함께 매우 심각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고령의 설교자들을 겨냥해 명분을 만들어 철저하게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에 순종하는 사역자를 양성하기보다는 국가의 방침인 ‘기독교의 중국화’, ‘애국애교’에 앞장서는 목회자들을 배출하겠다는 치밀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비터 윈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허난성 뤄양(洛阳)시 찬허(瀍河)구, 시공(西工)구, 뤄롱(洛龍)구에서 설교 평가가 진행됐다. 중학교 졸업장을 소지한 60세 미만의 설교자만 응시할 수 있었다. 설교 평가자 5명 가운데 3명은 정부 관료이고, 2명은 기독교전국양회(基督教全国两会) 소속이었다. 문제는 뤄롱에서 시험을 본 설교자 80여 명 중 약 50명이 탈락해 설교 자격이 박탈됐다는 것이다. 신정시 설교 시험 참가자 100여 명 중 58명만이 합격했다. 성경 내용에 정통하더라도 정치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계속해서 설교를 할 수 없다. 이번 시험에 통과했던 58명도 지난 4월에 또 다시 평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몇 명이 통과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비터 윈터는 전했다.
 

장면 2: 만일 목회자가 잘 알고 있는 다른 지역 교회에서 담임목회자 대신 설교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문의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공산당은 국가가 공인한 삼자교회의 성직자들은 물론 신도들에 대해 예배드리는 장소를 거주지로 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타지에서 온 설교자 또는 신자가 있는지 예배 인원을 수시로 점검하기도 한다.
 

랴오닝(辽宁)성 단동(丹东)시 종교사무국이 지난해 5월 하달한 ‘단동시 종교단체와 종교활동장소에 대한 공작관리제도’라는 문건에 있는 종교 활동장소 책임자의 휴가 요청과 복귀 내용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종교예배활동장소 책임자는 공무 또는 개인사로 관할 지역을 떠나기 위해서는 사유, 시간과 장소, 임시 책임자 지정과 임시 책임자 연락방식 등을 기록한 관련 서류를 3일 전에 미리 종교사무국에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 허락 없이 이동하거나 지정 날짜에 복귀하지 않는 자, 아무런 설명 없이 행방이 묘연한 자는 공개적인 질책과 비판을 받아야 하고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요즘 정부의 통제가 장난이 아니다. 타지역으로 원정 설교가 이뤄질까 두려운 거다.” “종교인들의 모든 개인 정보는 당국에 등록되어 있다. 장차 종교사무국의 허락 없이는 기차표 한 장도 마음대로 살 수 없게 될까 두렵다.” 비터 윈터가 인용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해 6월 안후이(安徽)성 쉬안청(宣城)시의 한 여성 사역자가 기독교 모임 차 후베이(湖北)성에 갔다 온 적이 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종교사무국 관리들은 이것저것 캐물으면서 허가 없이 시를 떠났던 것을 문제 삼았다. 관리들은 6개월 동안 그녀가 감시 대상이 될 것이고, 정부의 명령을 듣지 않고 또 다시 어긴다면 그녀가 소속되어 있는 삼자교회가 폐쇄 조치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목회자들이 국내외 종교인들과 접촉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랴오닝성 톄링(铁岭)시 공안국 관리들이 한 교회 원로지도자가 소지하고 있던 홍콩·마카오 여행허가증을 압수했다고 비터 윈터가 관련 피해자의 증언을 인용 보도했다. “여행을 다녀왔던 모든 성직자들은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다. 또 나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를 공안국에 보고하고 기록에 남기라는 것이다. 우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어디를 자유롭게 여행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 가기가 어렵다.”
 

지난 3월 안후이성 쉬안청시 징더현(旌德)현 종교사무국 관리들이 화탄(华坦)향 완리(湾里)촌의 삼자교회를 덮쳤다. 이웃 현의 원로 크리스천 4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도들은 “원로들이 그저 우리 교회의 설교가 좋아서 온 것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관리들은 오히려 이런 신도들을 꾸짖었다. 그들은 이것이 규정 위반이라면서 원로들이 돌아가지 않으면 교회를 불태워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4월, 장시(江西)성 푸저우(抚州)시에 거주하는 한 삼자교회 신도가 시 외부의 설교자를 집으로 초대해 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이 경찰에 새나간 뒤 체포됐다. 초대한 설교자와 어떻게 접촉한 것인지 여러 차례 심문을 받아야 했다. 그녀의 여권과 홍콩·마카오 통행증은 압수됐다. 지난해 7월, 허난성 주마뎬(驻马店)시 시핑(西平)현 종교사무국 관리들이 경찰을 대동하고 한 삼자교회에 들이닥쳤다. 그들은 찬송가를 가르치던 사람이 다른 지역 방언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그를 경찰서로 끌고 간 뒤 1000위안(한화 약 17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장면 3: 군인들은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특정 직업군에 대해 기독교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하는 듯하다. 비터 윈터는 군인을 대상으로 종교 신앙 여부를 조사할 뿐 아니라 군 내 신자를 완전히 뿌리 뽑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터 윈터는 산동(山东)성의 모 부대를 사례로 들어 군 당국이 모든 군인들의 종교 현황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병, 퇴역 군인, 또는 휴가와 병가 상태에 있던 군인을 제외한 모든 군인들이 조사 대상이다. 그 결과는 ‘군 인사 종교현황 등록 시스템’에 저장하도록 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언론은 중국공산당 군사위원회가 퇴역군인들의 종교단체 참여와 관련해 조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휴직 중에 있거나 퇴직한 군 장교는 반드시 ‘군 인사 종교현황 등록 양식’을 작성하고 그 어떤 종교단체에서 활동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도록 했다. 신병 모집 시 더욱 엄격한 정치적 검토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해군 조종사 직위에 지원한 한 지원자는 모든 지원 요건에 부합됐지만 친척이 사교를 신봉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불합격 처리됐다고 비터 윈터는 밝혔다. “조종사의 가족 상황의 변화에 대비해 정치적 검토를 거친 인사라도 3년 안에 또 다시 검토를 받아야만 한다. 모든 현역과 예비 조종사의 가족들은 특별 지정 면담자와 면담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일 3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 중에 탄원자(개별 고충에 들어 보상을 중앙 정부에 요구하는 자), 형을 선고 받은 자 또는 사교 활동자가 있을 경우에는 조종사는 현 지위를 박탈당한다.” 비터 윈터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것이다.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취업이 취소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상하이(上海)의 한 군병원에 지원한 남방의과대(南方医科大) 석사 학위생의 사례이다. 그는 학업성적 또한 우수했지만 최종적으로 정치적 검토 과정을 거치면서 불합격을 통보받아야 했다. 그는 앞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군에 지원한 적이 있었지만 입대할 수 없었다. 자신의 종교를 부정하는 진술서를 작성하고 종교란에 ‘무교’라 적어야만 취업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중국화’는 중국 내 찬송가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청더(承德)시와 탕산(唐山)시 등지의 삼자교회에서 널리 사용되던 ‘가나안성가선집(迦南诗选)’이 종교사무국 관계자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모두 몰수 됐다. 가나안성가선집은 허난성 가정교회 지도자인 샤오민(小敏)이 작사 작곡한 1000여 곡을 담고 있는데, 중국은 물론 대만 등 화교권 교회에서 널리 애창되고 있는 복음성가이다. 가나안성가선집’은 더 이상 교회 내에서 사용할 수 없고 중국 특색의 기독교 성가만 사용할 수 있다고 종교사무국 관계자가 밝혔다. 지난 3월 후난(湖南)성 기독교양회에서 마련한 ‘기독교의 중국화, 후난 5년 공작 구획강요’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기독교와 중국 전통문화를 융합한 ‘후난성가집’을 펴낼 예정이다.
 

장면 4: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크리스천들이 자유롭게 중국 내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중국 정부는 기독교를 외국세력 침투의 주요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비터 윈터에 따르면 외국인들과 관련되어 있는 종교활동장소, 호텔, 대학 등 교육기관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일상과 온라인활동 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지린(吉林)성 관내 시 정부는 종교침투활동 합동조사 3단계 활동 계획을 세웠다. 지역 통일전선공작부, 민족·종교사무국, 공안국 등의 부처들이 함께 활동했다. 외세 침투로 의심되는 각 사건들은 물론이고 관련 활동에 연루된 모든 자들에 대해 각각 파일을 만들어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추적하기로 했다. 허베이(河北)성 관내 지역의 공안국이 세운 ‘기독교 관련 주요 사안에 대한 특별 단속 수행 계획’에 따르면 한국, 대만, 미국 등에 기반을 둔 교회와 선교단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허베이성 당국은 통상 무역, 문화 교류, 관광, 자선활동 등을 통해 중국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고, 외국 기독교 단체들과 개인들이 학교나 사업체를 통해 선교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푸젠(福建)성 싼밍(三明)시에서 열린 종교 관련 회의에서 교인들이 라디오, TV 등의 매체를 통해 외국 종교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외국 종교서적과 시청각 자료들도 조사 대상이다. 학업, 자선활동, 단순 관광, 친구 또는 친지 방문 등을 위해 중국에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조사대상이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거나 중국교회들과 관계를 맺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비터 윈터는 헤이롱장(黑龙江)성과 허난성 당국에서 작성한 공산당 내부 문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한국 기독교단체의 침투저지활동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유효한 대응책을 구축하고 이들 교회 관련 정보가 일반인들에게 퍼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헤이롱장 문건은 한국교회를 유해한 문화적 침투라고 지칭하고 중국에서 사교(이단)로 명명한 파룬궁 등과 함께 종교적 극단주의단체 중 하나로 규정했다. 허난성 문건은 외국인의 침투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장기적으로 유효한 대응책을 구축하고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특별 단속을 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한국 목회자들이 중국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는 등 중국 내 종교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중국인 신자들이 국내외에서 외국인들을 통한 종교 교육을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장면 5: 미국 로욜라대학교 메릴랜드 캠퍼스(Loyola University in Maryland) 정치학과 교수 카스텐 T 발라(Carsten T Vala)의 책, ‘중국의 개신 교회들과 공산당 국가의 정치: 신이 당보다 우선하는가’를 읽어보았는가? 이 책은 중국공산당과 가정교회 관계를 잘 그리고 있다. 발라는 가정교회를 ‘지배-저항’ 모델과 ‘협상 모델’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지배-저항 모델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의 목적은 종교 전체를 억압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교회 탄압 구실은 언제든지 부상할 수밖에 없다. 만일 탄압에서 벗어난 가정교회가 있다면 이는 용감하게 저항했기 때문이거나 중국공산당의 억압 시스템에 틈이나 비효율적인 부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협상 모델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가정교회 신도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은 특정 가정교회가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판단하지 않는 한 협상하고, 문제가 생기면 재협상하면서 타협을 한다.
 

발라는 두 모델 모두 타당하다면서 중립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중국공산당의 억압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데에 동의한다. 파룬궁이나 사교를 다루는 공안 조직과 달리 가정교회를 감시하고 억압하는 중국공산당 기관들은 인력 부족과 박봉에 시달리며 의욕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일부 가정교회가 억압에서 벗어나는 현상이 설명할 수 없다. 발라는 중국식 ‘관시(关系)’를 언급한다. 일부 가정교회 신도들은 부유하고 영향력 또한 있다. 중국공산당 고위 간부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어느 정도는 이러한 관시 덕분에 그들의 교회가 억압을 피하고 있을 수 있다. 빌라는 협상 모델로 삼자교회를 설명한다. 그는 삼자교회 목회자들의 태도가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고 한다. 일부는 가정교회에 대해 확고하게 반대하는 ‘충성파들’로, 전국 단위 지도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최우선한다. 반면 다른 이들은 중국공산당과 지역 기독교 공동체들의 입장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특히 지방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


발라는 가정교회가 특정한 ‘적색 선’을 넘지 않는 한 공산당도 그동안 ‘온화한’ 성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한다. 첫째, 가정교회는 신도가 수십 명 이하로 소규모이어야 한다. 즉, 분명한 성장의 기미가 없어야 한다. 둘째, 가정교회는 다른 가정교회들과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삼자교회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만한 네트워크나 협회를 설립하면 안 된다. 셋째, 해외 개신교 단체와는 어떤 접촉도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접촉은 삼자교회가 주관할 때만 허가된다. 이때도 중국공산당에게 사안 별로 승인받아야 한다. 넷째, 용인된 가정교회는 절대 중국공산당이나 삼자교회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각자 교회의 신도 수는 물론이고 다른 가정교회에 대해서도 경찰과 관계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여섯째, 기독교계에서 정한 사교를 이단으로 가차 없이 규탄하고 그들을 진압하는 싸움에 협력해야 한다. 일곱째, 예배당은 따로 떨어져 있어야 하고 시각적인 표시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대형 도시교회가 등장함에 따라 이 또한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워졌다. 가정교회임에도 신도 수가 수천 명에 이르렀던 것이다. 대형 가정교회들이 적색 선을 넘기 시작했다. 삼자교회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 도시교회 목회자들의 연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삼자교회는 배제된 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로잔회의에 초대받기까지 했다.
 

필자의 생각에는 중국공산당은 종교를 과거 소련을 비롯해 유럽 공산정권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하고, 종교를 철저히 통제하고 제한해야만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는 결코 교회의 미래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


중국은 준비된 당신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중국교회와 중국인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공작이 이러할 진데 외국 선교사들의 운명은 어떠하겠는가. 선교사들의 입국 거절이나 추방 추세는 철저한 시나리오와 전략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선교적 방향성을 고민할 때 그 실마리로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선교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선교사라는 신분은 중국 정부가 원래부터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필요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그는 얼마든지 중국에서 폭넓게 활동할 수 있다. 물론 보다 탁월해야 한다. 중국인들을 이끌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추방됐던 한 선교사가 최근 중국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존 켈(1824∼1901년), 윌리엄 마틴(1827∼1916년), 티모시 리처드(1845∼1919년), 아더 스미스(1845∼1932년), 사무엘 폴라드(1864∼1915년) 등은 중국 정부조차 인정한 선교사이다. 아니 중국인이 인정한 진정한 친구와도 같았다. 선교사 이전에 중국에 진정 도움을 준 사람이었다. 그들의 얘기는 다음과 같다.
 

지난 2006년에 인민일보는 1840년 이래 중국에 큰 영향을 미친 외국인 50명을 선정했다. 그중 존 켈, 윌리엄 마틴, 티모시 리처드, 아더 스미스가 포함된 것이다. 존 켈은 선교사이자 외교관이었던 피터 파커(1804∼1888년) 목사의 뒤를 이어 의료선교를 감당했다. 미국해외선교회(ABCFM) 파송선교사 파커 목사는 외과, 안과 의사로서 광저우(广州)에서 안과의원을 개원해 20년 동안 5만 명 이상의 환자를 돌봤다. 존 켈은 1885년 그 안과의원을 이어받아 종합병원인 박제의원으로 발전시켰다. 병원 내 의학교를 설립해 중국인 제1세대 의사들을 길러냈다. 중국 최초의 정신병원도 세웠다. 윌리엄 마틴은 베이징(北京)대학교의 전신인 경사(京师)대 학장으로 활동했다. 미국의 지원 자금을 받은 아더 스미스는 미국 내 중국유학생들을 적극 도왔다. 칭화(清华)대학교 전신인 칭화유미(留美) 예비학교와 베이징협화의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산시(山西)대학교 설립자인 티모시 리처드는 변법자강운동 등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티모시 리처드는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와 사역에 있어 서로 대비되는 사역 모델이다. 허드슨 테일러는 대중을 위한 복음전도와 치유 등 ‘아래에서 위로의 선교’를 제시했다. 반면 티모시 리처드는 지식인 양성 등을 중심으로 ‘위에서 아래로의 선교’를 보여줬다. 두 모델 다 현재 중국 상황에도 응용될 수 있는 사례이다. 중국 상황에 맞게 재해석되고 외국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국 크리스천 자체 모델을 만들도록 돕는다면 중국 사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인들은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결국 주역은 중국인들이다. 중국에 진출할 때 출구전략까지 고려해서 단기, 중기,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무엘 폴라드는 후진타오(胡锦涛)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인정한 선교사다. 구이저우(贵州)성 웨이닝(威宁)현 스먼칸(石门坎) 일대에서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저 하늘 너머(在天那边)’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스먼칸의 보거리(柏格理, 폴라드 선교사의 중국 이름)’로 불리며 먀오족(苗族)선교에 앞장섰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먀오족의 구원자’다. ‘먀오족의 아버지’와 같다. 구음만 있었을 뿐 문자가 없었던 먀오족을 위해 문자를 만들어주었다. 우멍(鸟蒙)산지에 첫 먀오족 초등학교를 세워 신식교육을 도입했다. 웨이닝현 시난 먀오족 거주지에 첫 중학교를 설립했다. 구이저우성 역사상 처음으로 학교운동장, 수영장을 만들었다. 먀오족 역사상 첫 번째 의학박사 2명 배출을 비롯해 수많은 지식인을 양성했다. 우멍산지에 첫 서양의원을 세워 처음으로 천연두 예방 접종을 실시했다. 중국 최초로 치아 불소증(불소침착증, 치아가 누렇게 변하는 질병)을 발견했다. 중국 최초로 한센병원을 개원했다. 20세기 초기 시난지역에서 가장 큰 교육네트워크를 구축해 구이저우성, 윈난(云南)성, 쓰촨(四川)성 안에 100여 개의 학교와 기관을 관할 아래 두었다. 스먼칸 일대에 수많은 교회를 세워 기독교 신자가 85%에 달하는 중국 최대 소수민족교회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그로 인해 스먼칸 일대 많은 먀오족이 기독교 신앙을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구이저우성과 윈난성 일대에서는 기독교가 ‘먀오교(苗教)’로 불릴 정도가 됐다. 그의 불같은 헌신에 따라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될 때 윈난, 구이저우, 쓰촨 3개 성 기독교인이 이미 3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중국 기독교인의 30%라는 놀라운 수치였다.”
 

먀오족으로부터 선교사, 의사, 교사로서가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은 사무엘 폴라드, 먀오족이 “우리 아버지보다 우리를 더 사랑했다”라고 할 정도로 그는 온몸과 온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준 크리스천임에 분명하다. 우리 모두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어느 시대에나 필요한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수님을 바로 보여주는 크리스천의 모습만이 복음의 장벽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중국의 필요에 가장 조응하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어떤 분야에 있든 진실성을 드러내고 중국인들과 함께 먹고 함께 걷고 더불어 살아가는 그 사림이 해답이 될 것이다. 중국인들이 그로 인해 기독교와 크리스천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복음은 사랑을 타고 중국 전역을 변화시켜나가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과거 중국은 미지의 땅이었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는 곳이었다. 과거 선교사들이 좇았던 것은 명예도 부귀영화도 아니었다. 잃어버린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만을 갖고 있었다. 아내가, 자식이, 남편이 죽는 그 순간까지도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려고 애썼던 불퇴전의 믿음이 훗날 풍성한 열매로 이어졌듯이 지금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선교중국의 꿈을 갖고, 그 열매는 주님께 맡기고 준비된 크리스천들이 또 다시 중국 땅을 찾아 떠나야 한다. 하나님의 시간표에 따라 복음으로 온전해진 중국교회의 새로운 모습은 선교중국을 꿈꾸는 중국인과 전 세계 크리스천들의 동역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그날을 상상하면서 중국의 친구, 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부터 행동으로 옮기자. 중국은 준비된 당신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사진 | 비터 윈터(Bitter Winter) 홈페이지 캡처

왕빈 | 중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