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 한국선교회, 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장로회, 연합감리교회의 청년들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홍콩 애덕기금회 주관으로 ‘Service Unites Us (봉사로 하나되는 우리)’라는 주제로 열린 교회와 사회봉사 사역 훈련에 참여하였다. 1985년 외국 자원의 도움으로 세워진 애덕기금회는 이제 중국어 성경을 인쇄할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성경도 인쇄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성경 인쇄 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애덕기금회는 중국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지역마다 찾아가서 의료와 교육,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제네바와 아프리카에도 사무실을 두고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
첫째 날은 애덕기금회 부총무의 개회인사와 미국장로교 한국선교회의 임춘식 목사님의 설교로 시작됐다. 이후 훈련에 참가한 한국 교단들과 애덕기금회가 각각의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한반도와 세계의 화해, 평화, 정의를 위해 교단마다 진행하고 있는 국제적인 봉사 프로그램을 비롯한 구체적인 노력들을 공유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도전도 받고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둘째 날과 셋째 날에 이어진 디아코니아에 관한 5개 강의에 초청된 강사들은 홍콩의 사회복지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가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겸손한 태도로 깊이 있는 내용을 나누었는데, 사회봉사를 교회성장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단지 봉사의 대상과 봉사자가 상호 의존하는 공동체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었다. 또한 사회복지단체의 운영과 자원봉사자를 통한 봉사 프로그램과 복지 사역의 출발점인 기독교 정신, 신앙이 공통적인 강조점이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웃을 섬기는 사역을 할 때의 초점은 늘 봉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필요에 맞추어져야 하고, 자원봉사자들의 태도와 성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이를 위해 봉사의 근본적인 필요성을 깨달아야 하고 용서와 소망을 안겨주는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일꾼으로서 날마다 기도하며 주의 뜻을 찾아 가는 훈련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신앙의 개념을 중국의 철학 용어와 결합한 새로운 단어를 사용하여 설명한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
강의 외에 구체적인 디아코니아 사례가 되는 홍콩성공회에서 세운 기관들을 방문했다. 중풍 환자들의 회복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유일한 곳인 장궈량노인요양원(張国亮伉儷安老)의 경우, 편리한 시설뿐만 아니라 아늑한 집처럼 느낄 수 있는 우편함, 좋은 그림, 정원 등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는 언어치료, 물리치료, 생활복귀훈련까지 한 명의 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종류의 치료를 다 제공하는 것 같았다. 
오래된 정신질환 환자들과 자폐증 환자들을 섬기는 강은원(康恩園) 역시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정원, 묵상하며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는 미로(labyrinth)와 함께 자폐증 환자들이 단순한 노동을 하는 작업장에서도 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작업테이블이 차지하는 공간은 매우 적었고, 그보다 몇 배나 더 넓은 공간에 환자들이 작업 중간에 걸으며 마음을 풀 수 있게 만든 트랙과 작은 텐트와 이불이 놓여 있었다. 방문한 기관들에서 우리는 “당신은 소중하다”라는 그들이 모든 사람들을 향해 공통적으로 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방문했던 요양원의 한 직원에게 왜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지 질문했을 때,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 돈을 대 주는 정부의 대리인으로 전락하게 되고, 많은 숫자에만 신경 쓰며 질 낮은 봉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회가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우리 한국교회들은 한국 사회 속에서 어떤 모습의 대안 공동체로서 차원이 다른 섬김을 실천해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이번 훈련이 진행된 장소는 선교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장소인 도풍산(道風山)기독교센터였다. 1903년 중국에 파송받은 노르웨이선교사 칼 L. 라이헬트(Karl Ludvig Reichelt, 1877-1952)는 중국의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불교를 배우고 불교, 도교 승려들과 대화를 하면서 복음을 나누게 되는데 전쟁으로 1930년 홍콩으로 옮겨와 이곳 도풍산기독교센터를 세우게 된다. 그는 긴 세월 머리를 깎고 승려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성서를 접목시켜 200여 명의 승려가 개종하도록 도왔다. 건물 외부의 기본틀은 중국의 사찰 양식이지만 건물을 장식하는 요소들은 기독교적인 상징들로 가득하였다. 연꽃 위에 십자가가 새겨진 로고를 비롯하여 곳곳마다 성경 구절들이 새겨진 현판과 성경의 이야기가 그려진 수묵화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서구적 기독교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의 눈과 마음이 새롭게 되고 기독교 예술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고 묵상할 수 있었다. 주일 홍콩성공회의 사틴 영풍당에서 드린 예배도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예배당 전체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표현하고 있는데, 성도들이 앉았을 때 정면에 보이는 큰 창문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며 창조주이신 성부를 만나게 되고, 그 창문의 십자가틀을 보며 성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천정 위에서 나선형으로 내려오는 등은 불처럼 임하시는 성령을 나타낸다고 했다. 
또 예배당 안에는 자궁을 형상화한 세례받는 욕조는 세례식에 담긴 중생의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소예배당에도 삼위 하나님을 나타내는 상징들과 시편 121편을 표현한 나무작품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주기도문과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教流行中國碑)의 탁본을 양쪽 벽에 각각 걸어두고 주기도문의 하나님 나라가 대진경교유행중국비와 같이 중국의 역사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예배의 설교는 경로주일에 맞추어 홍콩 노인들의 현실을 실제 데이터와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서 설명하고 노인들을 사회의 폐물로 보지 말고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을 만들어 준 사람들로서 존중하며 섬기기를 독려하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중국교회가 사회 문제에 대하여 주체적인 태도로 해결하려는 분명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렀던 루터란신학교의 모든 건물들은 흰색 벽과 검은색 기와로 된 중국 전통 건축양식을 본떠 지어졌으며, 반석이신 예수에게서 흘러나온 생명수를 나타내는 아름다운 연못이 학교 한 가운데 있었다. 예배당 안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십자가도 중국의 작가가 제작한 작품이었다. 팔을 벌리고 서신 예수님을 가운데로 12명의 사람들이 상하좌우 네 면을 채우고 있었다. 학교를 소개한 도서관장은 불교가 중국의 불교가 되었던 것처럼 기독교가 어떻게 중국의 기독교가 되게 할 것인가가 이 학교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했다.

필자는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 중 하나인 디아코니아 사역이 어떤 정신과 자세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적용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한 도풍산기독교센터와 영풍당, 루터란신학교에서 중국인, 중국 문화, 중국 역사와 기독교 복음의 정신과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처럼 복음을 온전히 표현해 내는 우리 자신의 사역과 문화를 세워야겠다는 결단을 하였다.
김현정 | 창원 상남교회 교육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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