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3  통권 201호     필자 : 왕빈
[선교나침반]
중국의 국가안전과 인터콥의 선교


“5·4운동은 새로운 사상과 문화, 지식 등을 전파한 위대한 사상계몽운동이다. 5·4운동은 애국, 진보, 민주, 과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5·4 정신을 키웠다. 5·4운동은 민족이 위기를 맞았을 때 청년 지식인이 선봉에 서고,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통해 이뤄낸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의 위대한 애국 혁명운동이다.”

“역사는 애국주의가 예로부터 중화민족의 피에 흐르고 있고,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이 민족 독립과 민족 존엄을 지키도록 하는 강력한 정신력임을 보여줬다. 애국주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 때만이 중국과 세계를 바꿀 수 있다.”

“신시대 중국 청년은 위대한 조국을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현대 중국에서 애국주의의 본질은 국가와 당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한 사랑을 고도로 통일한 것이다. 당의 말을 듣고, 당과 함께 가야한다.”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3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대회에서 1시간여에 걸쳐 행한 연설 중 일부 내용이다. 연설을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청년들을 향한 정치 지도를 강화하고, 자발적으로 당의 지도를 따르게 하며, 당의 말을 듣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애국주의관이다. 5·4운동 100주년, 6·4톈안먼(天安門)사태 30주년을 앞두고 애국주의를 끝내(?) 강조하고자 하는 중국의 속내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국가안전기관이 발표한 ‘3대 정치안전 침해사건’ 중 한국의 선교단체 인터콥이 ‘H국 기독교 단체 InterCP’로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중국의 종교정책이 국가안전정책과 만날 때 최종적으로 각색되는 게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청년들이 외부 종교세력에 의한 선교를 통해 언제든지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은 그 해악을 분명 인식하고 반중국 세력과 선을 긋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애국적인 종교활동을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지난 4월 19일 국가안전기관이 사회 전체의 안보의식을 높이고 정치적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한 명목으로 인민일보를 통해 공개한 ‘3대 정치안전 침해사건’ 중 인터콥 사안(‘524안’)에 대해 양측, 중국 정부와 인터콥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필자의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이번 인민일보의 보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7년 5월 24일 리신헝(李欣恒), 멍리쓰(孟丽思)가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州) 퀘타시에서 납치돼 살해된 사건은 H국 기독교 단체 InterCP가 이들을 유혹해 파키스탄으로 보낸 뒤 현지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살해당하도록 한 것이다. 1983년 H국에서 설립된 InterCP는 각국 교회와 연합해 이슬람선교를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 닝샤(宁夏), 칭하이(青海), 신장(新疆), 쓰촨(四川), 간쑤(甘肃) 등 10여 개 도시에 수백 명의 선교사를 불법적으로 파견, 활동해왔다. 이들은 사업가, 여행객, 유학생 등으로 가장해 서부 소수민족들과 대학가에 침투했다. 2016년 InterCP는 중국 내 10개 교회를 연합해 180여 차례, 수천 명의 선교훈련생을 배출할 정도로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리신헝과 멍리쓰 등 13명의 중국인 신도들은 지난 2016년 10월 InterCP에 의해 파키스탄에 파송됐고 인터콥이 현지에 세운 어학원을 근거지로 빈번하게 불법 선교활동을 벌이다가 남치·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InterCP는 반중국적인 종교사상을 전파하고 중국 신도들을 유혹해 무슬림선교에 참여시킬 목적으로 다수의 지방교회에 거점을 마련했다. 그 결과 중국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2018년 1월 국가안전부는 InterCP가 중국에 파견한 인원 66명을 조사해 고(高) 모 씨 등 46명이 종교를 이용해 중국법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 국가안전부는 법률에 따라 이들을 추방하는 행정처벌을 내렸다.”  

이에 인터콥은 ‘중국 국가안보국 발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반박문을 냈다. “인터콥은 중국인선교사를 파키스탄에 파송한 적이 없다. 파키스탄 중국선교사 납치 피살사건은 선교행위와 무관하며 책임은 중국 정부에 있다. 중국교회는 문제의 두 선교사를 순교자로 추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을 사고당해 죽었다고 주장한다. KWMA(사무총장 조용중 목사)는 문제의 중국인선교사들이 중국 정부의 주장처럼 사고를 당한 것인지 아니면 주를 위해 순교한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KWMA는 중국 시진핑의 공산당이 중국교회에 대한 무자비한 박해를 자행하고 있는 데도 비판 성명서 하나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공산 정부 입장만 대변 전달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계 연합체들이 중국 공산정권의 무차별 교회 폐쇄와 잔혹한 박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못한 이유를 한국교회 성도들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기독교를 무자비하게 박해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선교사 자국 입국을 불허해왔다. 그러면서 불법 선교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4년 동안 한국인과 외국인선교사들을 대거 추방했다. 중국 정부의 반종교적이고 반인권적 기독교 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인터콥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건의 배경은 선교행위와 전혀 관계없다. “인터콥 선교사들이 사건 발생 이전에 10여 년 동안 퀘타에서 현지교회들을 도우며 활동해왔다.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동일해서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 10여 년 한국인들을 손대지 않던 이슬람세력이 들어온 지 몇 개월 안 되는 중국인을 선교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납치, 살해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사건의 요인은 중국 지도자가 유라시아를 지배하려는 ‘제국의 야망’을 갖고 추진한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있다. 중국 정부는 오랜 전통적 친미 동맹국가인 파키스탄에 570억 달러(약 63조 원)를 투자하면서 친 중국세력으로 끌어 들였다. 중국-파키스탄-이란-중동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프로젝트 공사를 추진한 것이다. 그 고속도로 대공사가 탈레반 중심지역 퀘타를 관통하고 있었다. 미국과 인도도 매우 불쾌했으나 현지 이슬람세력도 당혹스러웠다. 고속도로가 뚫리면 파키스탄 군대가 지형적인 악조건을 극복하게 되고 기동력 있게 움직이게 되니 이슬람 무장세력은 급속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 군부는 중국과의 계약에 따라 군대를 파견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소탕하며 그 지역 치안을 잡는 동시에 공사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슬람 극단세력은 테러를 하며 공사 방해를 원했지만 불가능했다. 이러던 중 2017년 3월 IS는 중국에 대해 지하드를 선포하며 일대일로의 중국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특히 시 주석이 2017년 5월 14일 베이징에서 29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개최한 지 10여 일만에 납치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 사건이 선교행위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인터콥은 만일 군사작전이 강행되지 않았다면 중국인들이 살해되지 않았을 거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이 납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군사작전을 파키스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서방의 언론에서는 이 사건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자행됐다고 보도했다. 즉, IS가 억류 중이던 중국인(리신헝, 멍리쓰)을 죽인 것은 파키스탄 군부가 IS의 은신처를 공격하여 12명을 사살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17년 6월 8일 전했다.”

그러면 필자의 생각은 무엇인가. 첫째, 피랍사건이 발생한 발루치스탄주는 ‘중국의 꿈(中国梦)’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요충지 중 한 곳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계획에 따라 중국 신장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000㎞ 길이의 도로와 철도, 가스관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 규모는 460억 달러(약 52조6460억 원), 단일 항목으로는 최고 액수이다. 특히 발루치스탄 퀘타지역은 넓은 면적, 적은 인구에 치안이 불안한 곳으로 무장세력들이 인접한 과다르항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중국인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해왔다.

둘째, 중국 관영 환구시보(环球时报), China Christian Daily 등이 기사 또는 사설을 통해 피살된 2명을 포함한 중국인들이 한국인이 현지에 설립한 중국어학원에서 일하면서 불법 포교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선교계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즉, 사건 초기에는 사실 확인 보도가 이뤄졌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분석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보도 프레임을 전환시켰다. 선교 문제가 아닌 중국과 파키스탄의 경제협력을 방해하려는 게 목적이라는 분석 기사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IS의 잔악성보다는 한국교회의 공격적 선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2017년 6월 14일 ‘역외 종교세력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국가적 대책 필요’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2명이 살해당했던 샘물교회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한국교회의 공격적인 선교 문제까지 거론했다. 중국 네티즌은 사설 게시 반나절 만에 2만여 개의 ‘반한(反韓)’ 댓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2017년 6월 15일 특정 선교단체를 꼭 집어 9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왜 한국 선교단체는 잘못된 정보를 SNS를 통해 확산시켰는가?” “한국교회는 어떻게 젊은 중국인들을 모집해서 파키스탄으로 파송할 수 있었을까?” “한국교회는 무슬림과 친화적인 중국인들을 선교에 이용했다.” “살해당한 전도자들의 부모들은 그들이 위험한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사건이 발생한 뒤 사실관계를 제대로 전달받았을까?” “13명의 중국인들은 그들이 위험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왜 현지 친구인 엘사(Elsa)는 그들이 아무런 안전의식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을까? 그들이 그곳에 가도록 유혹당한 것은 아닐까?” “한국 선교단체 리더는 왜 두 중국인이 납치된 뒤 안전하다는 뉴스를 내보냈는가? 그런 정보의 근거는 어디로부터 얻었으며 그것은 믿을만한 것이었나?” “더 많은 중국인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위험한 지역으로 파송된 것은 아닐까? 크리스천 ‘위챗(WeChat)’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A스쿨은 한국 B단체의 하부조직인가?” “왜 한국교회는 그런 미숙한 젊은이들을 위험한 곳으로 보냈는가? 왜 그곳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켰는가?” “왜 한국 선교단체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중국 희생자 가족과 중국인들, 특히 중국 기독교인들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 것인가?”

셋째, 2017년 6월 28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선교사 멍리쓰의 생명 간증’이나 ‘리신헝의 세계선교역사상의 의의’라는 글을 읽다 보면 ‘주님의 제자’로 살기를 바랐던 두 선교사의 영혼을 향한 남다른 사랑과 열정을 잘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관계있던 교회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경건한 기독교인으로서 파키스탄에 자원해서 갔고 한국 선교단체와 협력 관계에 있었을 뿐이라는 중국교계의 목소리가 전혀 힘을 받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중국 정부가 살해된 중국인 2명의 친지를 찾아 위로하기는커녕 이 비극적 사건을 빌미 삼아 원저원(温州) 기독교 가정교회와 신도들을 탄압했다고 현지 기독교계 인사가 말했다. 

넷째, 이번에 인터콥을 적시한 것은 종교사무조례 시행과 중국 기독교의 중국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과 함께 외국인들의 중국 내 종교활동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국외 종교활동도 국가정책과 상이할 경우에는 끝까지 발본색원하겠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교사 입국 거절과 추방 등을 통해 수년간 가뜩이나 움츠렸던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한국교회 내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에 대한 관점과 속도, 헌신의 차이가 더욱 더 벌어지고 자칫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이뤄지는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인들과의 협력 사역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과거보다 더 강력하게 모니터링하게 될 수 있다. 이때 우리가 매우 주의해야 할 것은 상대가 의도할 수 있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덧 빠지는 것이다. 인터콥으로 인해 한국선교계가 서로 균열 상태에 이른다면 결국 한국교회의 선교 열기를 더욱 식힐 수 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이 또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가기 위한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 해외선교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국가와의 관계를 넘어 제3국, 제4국 등과의 관계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게 21세기 지구촌 시대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미시적, 거시적 관점을 갖고 선교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의 시작점이 아닐까.

 


참고로 이번에 인터콥 사안을 발표한 국가안전기관은 지난해 4월부터 국가안전과 안보를 위협하는 ‘간첩’을 색출하기 위해 웹사이트(www.12339.gov.cn)까지 개설하고 자국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 대한 개인과 조직의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국가안보에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은 공무원들이나 군 관계자들에게 뇌물 공여를 비롯해 무장폭동 선동과 민족 분리주의 움직임 등을 포함한다. 중국에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하거나 곧 그러한 행동을 할 혐의가 짙은 자와 접촉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신고할 것을 권고한다. 베이징시는 12339 직통전화를 이용해 간첩 체포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제보자에게는 1만∼50만 위안(약 한화 170만∼8500만 원) 수준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진 | 바이두
왕빈 | 중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