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이미지, 중국판 ‘로봇굴기’와 ‘인공지능(AI)굴기’
3월 3일과 5일 순차적으로 개막되는 ‘양회(两会·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작지만 유의미한 소식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판 ‘로봇굴기’와 ‘인공지능(AI)굴기’의 한 예이다. 베이징(北京) 번화가를 순찰하고 있는 로봇경찰과 AI 여성 앵커 관련 보도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2월 27일 UPI·연합뉴스에 따르면 고화질 디지털카메라·스피커·경고등 등을 정착한 로봇경찰은 얼굴 인식을 물론 공기질 측정과 화재 감지 등이 가능하다. 바퀴로 움직이기에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움은 없을 수 있지만 최고의 AI기술을 장착한 로봇경찰이 중국 전역을 누빌 날이 머지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1월 20일 쓰촨(四川)성 더양(德阳)역 광장역에서 갑가지 경보음이 울리자 두 대의 경찰차가 도착했다.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 출현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위해서이다. 폭발물 제거반은 탐지견과 함께 역 구석구석을 수색하고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찾아냈다. 바로 이때 폭발물 제거 로봇이 등장했다. 이 로봇은 폭발물 의심 물체를 한적한 장소로 이동시킨 뒤 폭발물 제거 손을 사용해서 폭발 유도장치를 성공적으로 분리해냈다.
앞서 2월 19일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통해 공개된 AI 여성 앵커의 이름은 ‘신샤오멍(新小萌)’이다. 신화통신은 “AI 앵커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하루 24시간, 전문 앵커로 활동할 수 있다”며 “뉴스제작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뉴스 차이나 TV 유튜브에서 이 여성 앵커는 “신화통신과 검색엔진기업 써우거우(搜狗)가 함께 만든 세계 최초의 여성 AI 앵커”라고 소개하고 “신화통신 앵커 취멍(屈萌)의 얼굴을 본 따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3월에 있을 양회와 관련된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정식으로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별지비자 발급 중단, 양회 개최에 따른 보안강화 조치
중국 별지비자 발급이 지난 2월 18일부터 잠정 중단된 것도 ‘양회’ 개최에 따른 보안강화 조치의 또 다른 여파이다. 별지비자란 여권에 삽입하지 않고 별도 종이로 인정을 해주는 것으로 2인 이상이 동일 일정으로 입·출국할 경우 신청할 수 있기에 패키지여행 시 주로 활용된다. 개인비자를 발급받을 경우 별지비자에 비해 구비 서류가 까다롭고 가격 역시 두 배 가까이 비싸 여행객의 불편이 가중된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 지역에서 별지비자 발급이 중단됐다. 베이징과 텐진(天津)은 지난 2월 23일 출발일부터 발급이 중단됐고 다른 지역은 2월 26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종료 시점은 양회가 끝나는 3월 중순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날짜는 미정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는 베이징만 별지비자를 제한했는데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양회가 예년보다 더 주목되는 이유
한편 이번 양회가 예년보다 더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고 미국과의 갈등과 반목 등 대외적 압박이 커진 상황 속에서 중국이 어떤 길을 선택하고 뚝심 있게 무엇을 밀고 나갈 것인지 천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양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5일 예정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정부공작(업무)보고이다. 리 총리는 2019년 경제성장률 목표와 인프라 건설 투자와 내수 촉진책 등 각종 부양책과 국방예산 등 국정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새로운 개혁개방 시대를 보여줄 외상투자법과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国梦)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 프로젝트인 웨강아오(粤港澳)대만구(大湾区, Great Bay Area)와 허베이(河北)성 슝안신구(雄安新区)에 대해서도 중국의 리더십들이 집중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양회에서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6%대로 조정하는 걸 목격하게 될 것이다. ‘바오류(保六)’ 확보가 주요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목표인 ‘6.5% 안팎’에서 다소 낮아진 6% 초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6.2∼6.3%를 예상하고 있다. 만일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6.5%에 가까우면 경기부양책이 강화되고 6.0% 쪽이면 보다 안정 위주의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한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양회가 열리기 직전 전국 31개 성(省)급 지방 정부에서 열린 지방 양회에서 자발적으로 대부분 GDP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31개 지방정부 중 23개(74%)가 GDP 성장률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6.0∼6.5%로 낮춰 잡았다. 총칭(重庆)과 신장위구르(新疆维吾尔)자치구는 올해 6%, 5.5%로 각각 전년 대비 2.5% 포인트, 1.5% 포인트 낮췄다. 이외에 톈진, 상하이(上海), 저장(浙江)성, 산동(山东)성, 구이저우(贵州)성 등이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티베트자치구만이 GDP 목표를 두 자릿수, 지난해처럼 10% 안팎으로 설정하고 하이난(海南)성과 후베이(湖北)성은 상향 조정했다. 지방 정부가 잇따라 목표치를 낮춘 것은 경기 하방압력에 직면한 각 지방 정부가 막대한 투자에 의존한 양적 팽창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경제 체질을 전환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다.
현재 주요 지방 정부들은 ‘질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을 제시하며 민생 안정에 나서고 있다. 허베이성은 의료·양로 분야에서 80세 이상 노인 의료비 지원 확대, 의료 서비스 개선, 양로서비스 센터 100개 확충 등을 주요 정책으로 꼽고 있다. 장쑤(江苏)성은 65세 노인 무료 신체검사 실시, 출산 전 검진과 신생아 질병 치료 지원, 공공위생서비스 종사자 임금 확대 등에 집중한다. 소득확대와 취업안정을 위해 장쑤성, 허난(河南)성, 푸젠(福建)성 등은 올해 주민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8∼9%, 실업률을 4∼5.5%로 유지하기로 했다. 베이징, 톈진, 랴오닝(遼寧)성 등은 창업 지원을 강화한다. 중소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지원과 창업 관련 세금 우대 정책도 있다. 주거 안정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부터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완화해 2년 넘게 지속된 부동산 규제가 풀리고 있다. 푸젠성, 쓰촨성도 부동산 공급 확대, 주택임대시장 활성화, 저소득계층 주거 안정 등에 힘쓰고 있다.
중국의 군사굴기를 보여줄 예산 증가폭도 관전 포인트이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올해 국방비가 1조2000억 위안(한화 약 201조12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약 9% 증가한 액수이다. 지난해 중국은 역대 최고 수준의 국방예산 1조1000억 위안을 책정했다. 이는 2017년 국방비보다 8.1% 늘어난 것으로 항공모함 도입 등 각종 최신 군장비 도입을 통해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해 12월 공개되고 2달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외상투자법은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상투자법은 중국이 정부나 공직자가 외자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측이 가장 문제 삼는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의 강제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중국기업과 외자기업의 자발적인 기술협력을 격려하고, 외자기업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협력 조건은 당사자들이 정하지만 행정기관이나 정부 공직자가 기술 이전을 강제할 수 없다. 또 외자의 중국 투자 범위 확대, 외자의 법률적 권리 강화 등 외자의 대중 투자를 더욱 촉진하고 장려하는 내용도 있다. 외상투자법이 기존의 중외합자경영기업법, 중외합작경영기업법, 외자기업법 등 이른바 ‘외자3법’을 사실상 통합하고 대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웨강아오대만구와 허베이성 슝안신구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적극 논의할 것도 예측된다. 웨(粤)는 광동성, 강(港)은 홍콩, 아오(澳)는 마카오를 가리킨다. 웨강아오대만구 프로젝트는 홍콩, 마카오와 선전, 광저우, 주하이(珠海) 등 광동성의 9개 도시를 묶어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기술 중심 경제권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찬 국가적 프로젝트이다. 웨강아오대만구 도시 11개 도시를 합친 총 면적은 5만6000㎢, 인구수는 6800만 명, 지역경제 규모 1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웨강아오대만구 발전 계획요강에 따르면 2022년까지 웨강아오대만구 구상의 기본적인 틀을 세우고 2035년 안에 경제 구축을 끌어낸다. 홍콩, 광동성, 마카오를 아우르는 인프라 투자와 지역자원 재배치가 이루어지면 균형발전이 강화될 것이라는 비전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슝안신구 프로젝트를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1월 중국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은 ‘슝안신구의 전면적 심화 개혁과 개방 확대 지원에 관한 지도의견’을 통해 앞으로 시행할 32개 개혁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베이징 소재 국유기업 본사와 지사를 슝안신구로 이전하고, 슝안은행 설립을 지원하며, 슝안시 소재 기업 지분을 사고파는 지역 거래소를 설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외국인 독자 혹은 중외합자 금융기관 설립을 지원하고, 공유재산권 주택 위주로 집을 건설하며, 지식재산권 보호센터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전인대’에서 5G·AI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방침도 발표될 것이다. 지난 1∼2월 진행된 지방 양회에서도 ‘신경제’ ‘신형 인프라 투자’ 개념으로 5G, AI, 자율주행차, 신에너지, 사물인터넷(IoT)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올해 베이징은 스마트 커넥티드 자동차(Intelligent Connected Vehicle) 등 관련 20개의 기술혁신센터와 유전자 치료제 제조 등 10개의 중간테스트(정식 생산 전 시험) 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집적회로 생산라인, 3세대 반도체, 드론시티 등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푸젠성은 시가총액 1000억 위안(약 17조 원)에 달하는 전자정보 등 과학기술 기업을 18곳 이상 육성할 예정이다. 후베이성은 과학기술 혁신 기능 제고를 위해 매년 성급 재정 100억 위안(약 1조700억 원)을 책정, 관련 플랫폼과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상하이, 장쑤성, 허베이성은 5G, 산업인터넷,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등 신경제 발전을 올해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금융 리스크 방지책도 부각될 것이다. 최근 국영기업으로는 20여년 만에 칭하이(靑海)성 투자그룹이 외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 부채 문제에서 국영기업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월 22일 정치국회의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재무관리 역량 강화 등 금융개혁을 강조했다. 탈(脫)빈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2012년 9900만 명이었던 중국 빈곤인구는 지난해 말 1660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1000만 명 감소계획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번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탈빈곤은 시 주석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달성하려는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잘 보여주는 양회에 대해 주목해야
매년 3월에 있는 양회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이는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직면한 국내외 문제 중 어떤 것을 선택해서 풀고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목표와 정책, 전략을 갖고 일관성 있게 중국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독인들이 세상읽기에 있어 균형 있는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선교를 꿈꾸고 있는 기독인들이라면 하나님이 어떻게 세계를 경영하고 계시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 땅과 열방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식이 어떠한 것인지 바로 보고 올바로 해석하는 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성속의 이분법적 사고에 더 이상 매몰되지 말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언제든지 차별 없이 전파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로 드러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기독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열림과 삶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것이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참된 길일 것이다. 약 2주간 열리는 양회를 통해 메신저인 우리가 사랑하는 중국인들이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인지 잘 관찰하고 현실 속 필요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선교의 새로운 길을 찾아보기를 기대한다. 세계와 중국을 이어주고 기독인과 비기독인을 연결해주는 ‘촉매’가 되기 위해 애쓰기를 바란다.
사진 | 바이두 왕빈 | 중국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