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3  통권 195호     필자 : 윤재경
[선교현장 이야기]
비전 트립에 대한 소고


비전 트립팀이 오는 것은 선교사로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이 단기선교 사역을 준비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그 동안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에 대해 나누어 보려고 한다.

비전 트립, 복음의 본질과 마주하라 
단기간의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많은 방법을 찾다가 때로 복음의 본질은 보이지 않고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의 밤’과 같은 행사를 대부분 기획하는데, 한국 전통무예인 태권도(태권무)가 자주 등장한다. 한국이 종주국으로 태권도대회를 석권하던 예전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대만의 경우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서 꼭 해야 하는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다. 아시안 게임에서 대만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양수쥔(楊淑君)이 한국 선수와 경기하면서 이기고 있다가 불법 장비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실격패를 당했다. 이에 한국계 심판이 연루되었다는 판정시비가 있어서 대만 사회에서는 한국 태권도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화려한 부채춤을 비롯한 한국 전통 공연들이 주목을 받고 환대 받으면 받을수록 비전 트립의 목적과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적당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필자 역시도 부끄럽지만 선교지에서 저들과 함께 살아가는 선교사가 그 지역 사회를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상호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서 진행되어야 한다.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찾아보고, 연구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함이 필요하다. 
 

대만 사람들은 먹는 것을 즐겨 한다. 식(食), 의(衣), 주(住), 행(行)의 순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보고 알 수 있다. 한 해에 101빌딩만큼의 양을 먹어 치울 만큼 먹는 것을 즐긴다고 풍자될 정도이다. 그래서 전도초청잔치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산해진미를 베풀려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때로 마르다처럼 준비하는 일이 많아서 근심이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면 초청받은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에 자칫 엉뚱한 곳에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다. 마리아처럼 본질적인 목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애써 그물에 걸린 고기를 한눈 팔다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질문, 줄어드는 문젯거리
비전 트립을 떠날 곳이 정해지면 그 지역에 대한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질문들이 쌓이고 많을수록 더 풍성한 비전 트립이 될 수 있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현지선교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라는 것이다. 필자는 포병으로 군복무를 했는데 포를 쏘는 사수는 목표점을 볼 수 없다. 비전 트립팀이 포를 쏘는 사수라면 선교사는 목표물을 제시하는 조언자이기에 긴밀한 교섭이 필요하다. 그 누구보다 적진(선교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현지 코디네이터인 선교사이기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꼼꼼히 챙기면 나중에 큰 낭패를 막을 수도 있다.

대만의 한여름은 숨이 콱 막힌다. 습도도 장난이 아니다. 대만 학생들의 책가방에는 우산과 물통이 필수품으로 들어있다. 우산은 한바탕 퍼붓고 지나가는 비를 피하기 위함이요, 물통은 땀으로 소모된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현지 사정을 고려하여 페이스(Pace) 조절을 잘 해야 하고, 사역 일정을 너무 촉박하게 잡지 말아야 한다. 비전 트립팀은 복음의 씨를 뿌리러 왔지 거두려고 온 것이 아니다.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하자.
 

비전 트립! 한 편의 영화를 찍는 영광!

필자가 보기에 비전 트립은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첫째, 기획과 시나리오, 촬영의 단계가 그렇다. 비전 트립 역시 큰 그림 중 인원동원이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이다. 해외 촬영이기에 제작비격인 선교비가 부족하지 않게 교회에 기도와 홍보, 그리고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대부분이 성수기에 집중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항공발권도 서둘러야 한다.
 

둘째, 탄탄하게 준비된 시나리오를 통하여 연기자인 대원들은 시간과 장소 별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가야 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의 주제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복음의 본질은 ‘오직 예수님’ 한 분뿐이시다. 진리가 아닌 것은 모두 양보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으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주연이신 주님의 등장에 지나가는 ‘엑스트라’도 괜찮지 않은가?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질지언정 내가 여기 선교현장에 있었음을 그분이 기억하시면 족합니다.
 

셋째, 영화제작자의 기획 의도를 잘 파악하라! 대만 근대사의 비극을 다룬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는 비정(비정悲情)의 도시라는 뜻이다. 흔히들 대만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정(情)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초코파이, ‘情’ 좀 챙겨와 달라”고 부탁하고는 한다. 비전 트립을 기획하신 하나님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선교지의 영혼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품을 수 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챙겨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비전 트립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참가자 ‘나’ 자신이다. 내가 바뀌는 것이다. 자, 이제 영화를 틀어보자! 놀라지 말라! 영화 속에 당신이 보인다. 당신은 이미 스타(Star)이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인도하는 자는 하늘의 별(Star)과 같이 빛나리라” (다니엘 12장 3절)

 






사진 | https://cafe.naver.com/de0401/569(참고일 2018. 11.03)
윤재경 | 대만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