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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의 일이다. 한 학생이 뽑은 문제 가운데 ‘高考加分 (대학입시 가점제도)’이라는 제목이 있었다. 그 학생은 중국의 대학입시 가점제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운을 뗐다. 중국 대학입시 가점제로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동일한 제도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소수민족 학생들의 대학입시 가점제의 부당함과 이 제도로 인해 많은 한족(汉族)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한다고 주장했다. 똑같이 열심히 공부했어도 가점제도의 혜택을 받는 사람과 경쟁하게 되면 점수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는 발표자의 말에 당시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동의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대학입시 가점제도’에 대한 주제는 그 후로도 여러 해 출제되었다.
대학입시 가점제도는 이미 1950년대부터 시행해온 정책으로 혁명 간부나 혁명 군인, 소수민족 학생이나 화교 학생 등에게 대학 입학의 문턱을 낮춰주었는데 이는 당시 중국의 정치•사회 사정에 부합한 격려성, 위로성 정책이었다. 이후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부터 인재발굴과 양성이 시급해진 교육 당국은 출신성분보다 실력 있는 인재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 지·덕·체를 갖춘 모범 학생이나 과학경시대회 수상자, 예체능 특기생 등이 수혜를 볼 수 있게 하였다. 그 후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쳐 초기에 일부 선택된 이들만 받았던 가점 혜택을 예체능계 우수자, 과학적 기량이 높은 자도 대학입시에서 최고 20점까지 가점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가점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선의의 피해를 본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이 이 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게 되었다. 대학입시 가점제도에 대한 재정비의 필요성이 사회적 담론으로 떠오르자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격려성 가점 항목을 폐지하기 시작하다가 2018년부터는 각종 올림피아드 수상자를 비롯한 특기 장학생들의 수혜 항목을 전격 취소하기에 이른다. 다만 소수민족에게 주는 가점제도는 유지는 하되 수혜 소수민족 범위를 줄였고 앞으로 계속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1)
대학 입시에 가점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많다. 우리나라도 대학 정시 모집에서 대학별로 영어나 수학 등급에 따른 가감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다문화 특별전형이라는 것도 있어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대학입시에 일정한 정도의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서 대학입시 가점제도, 그것도 소수민족 학생들에게 가점을 주는 것에 대해 왜 이리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중국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西高东低) 지형으로 예로부터 동부지역은 비옥한 평야에서 풍성한 소출을 얻을 수 있었고 교통이 편리하여 교역이 활발한 대도시가 발달하였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한 이후와 개방개혁 시기에도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동쪽 연안지역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중국은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로 전체인구 8.49%2)에 해당하는 소수민족은 중국의 북부와 서부 그리고 남서부에 넓게 펼쳐진 고산지대, 초원, 사막 등 생활환경이 비교적 열악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 대표되는 지역으로 네이멍구자치구, 광시좡족자치구, 시짱(티베트)자치구, 신장위구르자치구, 닝샤후이족자치구 등 5개 소수민족자치구(少数民族自治区)가 있는데 이들 5개 자치구가 중국 영토의 40%를 차지한다.3) 또 이 외에도 옌볜조선족자치주를 포함한 30개의 자치주(自治州), 120개의 자치현(自治县), 200여 개의 민족향(民族乡)4) 이 있다. 이렇게 보면 중국 전체 인구 가운데 10%도 안 되는 소수민족이 중국 영토의 이분의 일이나 되는 넓은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소수민족 집거(集居)지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지역적 열세는 물론 민족언어로 학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한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수한 교원 수급이 어렵고 교육 환경이 열악하여 교육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없는 교육적 불공평이 존재한다. 이곳 출신 학생들이 다른 지역 한족 학생들과 경쟁해서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이 집거하는 지역의 교육 환경 낙후성을 인정하고 소수민족 학생들이 대학 교육의 기회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소수민족 대학입시 가점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1987년에 정리된 내용을 보면 가점제도의 혜택을 받는 소수민족 수험생은 변경지역, 산악지역, 목축지대, 소수민족 집거지 출신과 귀화인, 화교자녀, 귀화인자녀, 대만 호적 수험생 그리고 열사자녀 등 3종류로 분류한다. 그리고 한족 거주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학생이 한족 수험생과 동등한 조건이라면 우선 합격시킨다는 규정도 있다.5) 이 정책은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 실시한 민족정책 가운데 하나로 소수민족 학생들에게 가점을 허용하여 대학입시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보상적 우대정책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 혜택을 받는 소수민족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사실 소수민족 학생들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10년마다 조사하는 중국 인구센서스6) 2010년도 통계 결과를 보면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이 총 1억8664만6865명인데 그 가운데 94.6%에 해당하는 1억7652만5992명이 한족 학생이고 나머지 5.4%인 1천12만873명이 소수민족 학생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생 인구를 살펴보면, 전체 1억1423만6312명 가운데 한족 학생이 1억717만6393명으로 93.82%를 차지했고 소수민족 학생이 705만9919명으로 전체 6.18%에 불과하다. 결국 이 제도로 혜택을 받는 소수민족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입고사에서 소수민족에게 주는 가점제도에 불만을 품은 한족 학생이 많다는 데 있다. 한족이라고 해서 가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교육의 역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차별은 “둘 또는 여럿 사이에 차등을 두어 구별한다”라는 의미이다. 즉 구별의 목적으로 차등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역차별은 “부당한 차별을 받는 대상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나 방침이 너무 급진적이어서 도리어 반대편이 차별을 당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현대 중국이 민족단결과 교육적 평등실현이라는 목적으로 실행한 소수민족 가점제도가 한족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민족적 차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가점제도는 그 자체가 불공평을 내포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별적 제도를 용납하기에 중국 경제는 이미 너무 발전했다. 과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의 경제 발전은 뜨거운 교육열로 이어지고 있다. 인구감소라는 자연 증가율 감소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도 대학입시를 위한 수능시험 참가인원은 지난해 60만5987명보다 1만2460명이 감소한 59만 3527명으로 조사되었다.7) 반면 중국 대학입시에 참여하는 수험생과 합격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977년 중국 대학입시 지원자 570만 명 가운데 5%인 27만 명만이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으나, 40년이 지난 2017년에는 대학입시 지원자 940만 명 가운데 74.5%인 700만 명이 대학생이 되었다.8) 또 지난 5월8일 중국 교육부는 2018년 중국 대학입학시험 참가인원이 975만 명으로 이는 작년보다 35만 명이 증가한 수치라고 발표했다.9) 위의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중국의 교육열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잘 보여준다. "多考一分,超越千人。(1점이면 1000명을 이길 수 있다.)” 이것은 중국 고3학년 교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글귀이다.10) 그동안 고등교육기관이 증가하고 대학기관의 신입생 수용능력도 확대되었겠지만 지원자의 증가는 경쟁자의 증가를 의미하고 경쟁자와 겨루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1점 때문에 당락이 결정되는 잔혹한 현실 때문에 ‘민족’ 문제로 가점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부분의 한족 학생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가점제도를 통해 5점, 많게는 20점까지 가점 혜택을 받는 이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 중국은 高考加分(대학입시 가점제도)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국의 민족정책과 교육정책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불공평을 해소하고 평등을 지향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되는 차별과 역차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미주
1) 자료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9%AB%98%E8%80%83%E5%8A%A0% E5%88%86%E6%94%BF%E7%AD%96/4802463?fr=aladdin 高考加分政策 내용 정리 2) 자료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5%B0%91%E6%95%B0%E6%B0%91%E6%97%8F/117663 3) 자료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5%B0%91%E6%95%B0%E6%B0%91%E6%9 7%8F%E8%87%AA%E6%B2%BB%E5%8C%BA/8094922?fr=aladdin 4) 향(乡)은 중국 행정구역단위로 현(县) 다음이 향이다. 5) 자료출처: 미주①과 동일 6) 자료출처: http://www.stats.gov.cn/tjsj/pcsj/(第六次人口普查数据) 7) 자료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2140582 8) 자료출처: http://edu.sina.com.cn/gaokao/2018-06-06/doc-ihcqccip3579443.shtml(历年录取率) 9) 자료출처: http://edu.sina.com.cn/gaokao/2018-05-08/doc-ihacuuvv0159079.shtml 10) 자료출처: http://www.gaosan.com/gaokao/200675.html
사진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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