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2  통권 192호     필자 : 黃棟星(황동싱)
[차이나 윈도]
필리핀 다시 미국에 기대나?

미·중 무역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군사시설을 증가시키고 대륙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넘어갈 것을 보고했는데 이는 중국의 전함과 전투기에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에 대한 일종의 공개적이고도 노골적인 지지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적극적 행동은 중국의 해양 영토에 대한 야심(野心)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것은 남중국해 연안에 위치한 필리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지정학적 정치적 관계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두테르테 정부는 ‘친중소미(親中疏美, 중국을 가까이 하고 미국을 멀리함)의’ 외교정책도 거대한 도전과 시험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필리핀 국내 여론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배치에 대한 두테르테 정부의 유약한 입장과 중국 ‘홍-6K전투기(轟-6K戰機)’의 영흥도(永興島) 훈련에 대한 항의를 표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맹렬히 규탄했다. 이에 베니그노 아키노 3세(Benigno S. Aquino Ⅲ) 전 필리핀 대통령은 침묵을 깨고 중국이 남중국 해안을 메워 섬을 세우고 군사기지를 만든 것과 두테르테 정부가 이를 등한시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반대파 의원 야리하눠(亚礼哈诺)는 두테르테가 남중국해 영토분쟁지역에 대한 무장부대의 순찰을 중지시킨 것을 폭로하고 이를 규탄했다.1) 

파나타그섬(황옌다오)은 루손섬(Luzon Shoal, 뤼쏭다오, 呂宋島) 마신락(Masinloc, 馬辛洛克鎮)에서 약 124해리 떨어진 곳으로 필리핀 경제해역 200해리 안에 위치하며, 중국 또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2012년 4월 필리핀과 중국 군함은 서로 파나타그섬 해역에서 약 2개월 동안 대치한 적이 있었다. 필리핀측 군함이 물러나자 중국은 이 해역을 점령하고 필리핀 어민이 접근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당시 아키노 3세 정부가 2013년 1월에 이 쟁의를 국제중재위원회에 제소했고, 헤이그에 상설된 국제중재위원회는 2016년 7월 12일 중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구단선(九段線)2)은 국제법상 무효이며, 필리핀 어민의 파나타그섬 해역에서의 조업권리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승인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라고 표명했다.  
 

 

국제중재위원회 결과에 대한 방임
중국이 근래에 남중국해 해상에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는 위성사진을 공개하였다. 그것은 중국이 이미 남중국해 다수의 암초들로 인공섬을 조성하여 군사기지를 세웠으며, 그중 많은 부분의 위치가 필리핀 주권의 해역 범위 안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두테르테는 남중국해 쟁의 선상에서 필리핀은 미국 혹은 기타 국가들이 나서서 돕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만약 나의 군경(軍警)들이 전부 남중국해에서 죽는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인민들이 나를 처단하려 할 것이다”라며, 그는 승리하지 못할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화 추세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항의하며 다시 전통 동맹국인 미국에게 다가서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5월 22일, 하와이에서 거행되는 미군의 2018 환태평양군사훈련에 참가한다고 선포했는데 이는 필리핀이 참가하는 첫 군사훈련이 되는 것이다. 중국은 다음날 미국이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화 진행에 대한 초보적 반응 때문에 푸대접을 받게 되었다.
 

필리핀 군사 현대화의 가속화
두테르테는 남중국해의 정세가 산호섬들에 얽힌 이득관계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군용기와 군함 구매 증강에 대해 동의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국제중재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방임하는 듯 중국과 관계를 호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 현대화를 가속시키는 행보를 하면서 국방력을 키우고 있다. 제2단계 군사 현대화는 2020년에 완성될 예정이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이 단계별 구매 계획에 이천팔백구십억 페소(약 54억 달러)의 예산편성을 할 계획이다.
 

지난 5월 22일 임페드라(Robert Empedrad) 필리핀 해군 사령관은 필리핀 해군 건군 220주년 기념행사에서 필리핀 해군은 일본으로부터 세 대의 TC-90 훈련기를 기증받았으며, 세 척의 다목적 공격정(艇)에 필리핀 미사일시스템을 설치 중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필리핀은 한국으로부터 구매한 포항급 경형 호위함(浦項級 輕型 護衛艦)을 금년 3분기에 납품을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어뢰(魚雷)를 장착한 두 대의 헬리콥터는 2019년 5월에, 2020년에는 두 대의 미사일 구축함을 확보할 예정이다. 군대를 정비하고 군장비를 갖추 것은 또한 두테르테가 군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다.
 

미국의 군함 한 대가 6월 4일 필리핀의 푸에르토 프린세사항(Puerto Princesa)에 도착하여 필리핀 해병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해군은 최전방(선봉급, 先鋒級) 연합고속함(운송선) 밀리노켓호(USNS Millinocket)와 제7함대 선원을 해병대와 같이 작전구역의 함대 임무를 위한 순찰부대의 일부분으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 도달하기 전 밀리노켓호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항구에 머무르고 있었다.
 

필리핀 남중국해 지물(地物)공사 재개
미국 워싱턴의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 아시아해상투명성이니셔티브(Asia Maritime Transparency Initiative, AMTI, 亞洲海事透明倡議組織)의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은 스플래틀리군도(Spratly Island, 중국명 南沙群島 /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의 제2천연섬인 파그아사섬(Pag-Asa, 帕加薩島)에 활주로복원공사를 시작하였으며, 세 곳의 팔라우(Pulau)에 약간의 지형공사를 시작하였다.
 

중국은 스플래틀리군도를 남사군도(南沙群島)라 칭하며, 파그아사섬은 중국이 주권을 선포한 중예다오(中業島)로 칭하고 있다. 중예다오는 필리핀이 남해군도에서 점령한 9곳의 지형 중 최대 면적을 차지하는 곳으로 약 33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또 일백여 명의 일반인과 정확한 인원이 파악되지 않는 주둔군이 있는데 여기에 장기간 방치된 비행기 활주로와 정수장(濾水廠), 학교, 보건소, 기상관측소와 휴대전화신호관제탑 등의 설비들이 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이번 일은 필리핀이 남중국해 쟁의지역인 남사군도에서의 주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활주로복원사업에 대해 변호했다. 대통령궁 대변인 해리 로커(Harry Roque)3)는 복원하는 군도상의 항구설비가 필리핀의 주권과 관할권에 부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 헤르모헤네스 에스페론(Hermogenes Esperon Jr.)은 필리핀 정부가 남사군도 팔라우 지형상의 설비를 향상시키고 있으며 이는 활주로 보수, 항구와 등대 건설로 주민들과 항해인들의 생활과 안전수준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입증했다. 에스페론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현재 파그아사섬의 항구와 비행기 활주로 등의 설비를 개선하고 있으며 이로써 섬에 있는 필리핀 주민들의 복지를 촉진하려한다. 이 또한 무역과 관계되며 어민생활과 민생물자의 쾌속운송을 위한 조치이다”라고 피력했다.
 

중국 정부의 남중국해상 군사화조치 즉 필리핀의 반환요구지형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파라셀제도(Paracel Islands, 西沙群島)에서 폭격기이착륙 훈련을 진행하는 것 등에 대면하여, 에스페론은 성명서를 통해 필리핀 정부는 계속해서 남중국해상의 반환요구 목소리를 내는 각국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마땅한 외교행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반응했다. 비록 필리핀 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겨냥한 것이 아니기에 항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에스페론은 성명을 통해 필리핀은 필·중(菲中)의 ‘양자간자문기구(雙邊諮詢機制, BCM)' 회의 중 항상 중국측에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에스페론은 또 필리핀 정부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남중국해의 몇 곳에 등대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으로, 남중국해상의 국제선박 안전항해를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토로했다. 에스페론은 또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 국제중재위원회의 결과를 포기한 적이 없다며, 다만 남중국해 주권 요구 국가 간의 관계개선과 구역의 평화와 안정 촉진을 위해 근래에 ‘단기간 방임’되었을 뿐이라고 거듭 천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설령 중국이 중재위원회의 결과를 승인하지 않았어도 적당한 시기가 도래하면 우리는 충분히 그것을 운용할 것이며 필리핀의 영해범위 안의 지물으로서 주권과 기본 관할권을 행사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필리핀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미주                                 


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9월 말 베트남 방문 시 현지 최대의 필리핀 주민사회가 형성된 하노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필리핀군과 미군의 합동훈련을 중단할 것을 미국 측에 통보 중이며, 그러나 1951년 체결된 양국 상호방위조약을 존중해 미국과의 군사동맹은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어나가는 가운데 중국 앞에서 전쟁훈련을 하는 것을 그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에서 미군과의 합동군사훈련 중단 선언의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이에 대해 당시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모든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개선을 위해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순찰활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것뿐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2) 중국이 자국 역사 해석을 바탕으로 남중국해를 9개의 점선으로 연결하여 자국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해역. 9 dash-line.
3) 화교이자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필리핀대학 법학 교수를 지냈으며 두테르테는 2017년 10월, 하원의원인 그를 새 대변인으로 지명했다.






 

 

출처 | <亞洲週刊> 第32卷 26期 (2018年07月08日)
사진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574490&code=61131311&cp=nv (2018. 8. 3)
          네이버 이미지(2018. 8. 3)

번역 | 이소윤·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