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5  통권 184호     필자 : Root n Tree
[글로벌Talk, 중국인디아스포라 선교현장]
디아스포라선교, 연합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자

2017년, 한 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 있으면 연말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을 텐데.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인 남아공은 연말이라고 해도 햇빛이 찬란한 여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자 문제로 인해 한국에 나와 있어 모처럼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일 년간 남아공의 중국인디아스포라 사역을 전하며 나 또한 나름 사역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하나님이 각지에 흩어져 있는 중국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들이 복음 가운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하나님 나라의 사명자로 세워지기 원하시는지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아스포라 사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2015년 12월에 Root N Tree팀은 케냐로 일주일간 탐방을 떠났었다. 마침 안식년을 맞아 케냐 중국인디아스포라팀에 합류한 재일본 중국인디아스포라 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사가정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케냐에서 남아공과는 또 다른 중국인커뮤티니 관련 소식을 듣고 중국인사역자들을 만났다. OMF선교회(이하  OMF) 디아스포라팀을 통해 전 세계의 또 다른 중국인디아스포라 사역자들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서로 다른 환경 가운데서 그곳에 적합한 선교의 모양으로 중국인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남아공 같은 경우 큰 기업체들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교회 사역과 커뮤티니 사역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케냐는 대부분이 기업체를 통해 들어온 직장인이기에 남아공처럼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거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하다 보니 케냐 중국인디아스포라 선교사들은 각개 전투를 하며 교회목회와 소그룹으로 성경공부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
 

케냐에서 디아스포라선교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각 나라에 흩어져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인디아스포라선교팀의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 언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미 이 일을 위해 고민하며 구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남아공 안에 그리고 전 세계에서 중국인디아스포라선교팀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곳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활발한 연구와 선교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OMF케냐의 디아스포라 센터와 SIM국제선교회(이하 SIM)이다. 
 

OMF는 아프리카 전역을 아우르기 위해 중부 아프리카의 케냐에 자리를 잡았고, SIM은 싱가포르에서 디아스포라 사역을 하고 있다. 현재 남아공 안에는 디아스포라 사역을 위해 개별적으로 교회사역이 진행되는 것 외에 선교단체가 세워지거나 들어와 있지는 않다. 하지만 굳이 선교단체가 있지 않아도 이미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중국인디아스포라 선교의 네트워크가 단단하게 형성된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 선교단체'의 목적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선교'에 뜻을 합하게 되면 단체와 나라를 뛰어넘어 하나의 목적으로 함께 가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남아공 안에서 많지도 않은 중국인교회들이 연합하여 함께 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이제는 내 구역, 내 사역지, 나의 울타리를 고집하지 않고 열방 가운데서 중국인들이 직접 그들의 종족을 위해 복음을 전할 수 있게 그들을 세우고 계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연합하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선교사로 들어갈 수 있는 길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우리팀은 비자를 신청하고 1년 만에 비자발급이 거절이 되어 급하게 출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뿐 아니라 남아공의 많은 선교사들이 비자 연장이 되지 않아서 떠나야 하는 일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남아공의 이러한 변화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걱정이 된다. 앞으로는 선교사로 비자를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전한 자”들이 되어야 한다. 특별히 디아스포라선교를 위해 고민하며 기도하는 선교사 지망생들한테 목회나 교회사역뿐 아니라 현지어 교육과 기술, 그리고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선교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앞으로 중국 안에서 해외선교사 파송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그들이 선교지로 파송되어 갈 때 디아스포라선교를 하는 이들의 도움이 또한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현지에 적응하고 문화를 받아들이고 언어를 배우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선교현장에서 뿌리내리고 선교사로서 정체성을 굳게 지키는 데 조력자의 역할을 기꺼이 할 것이다.
 

디아스포라 사역은 일차원적이지 않다.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고 두 가지 이상의 문화가 섞여 있는 그 속에 살면서,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말고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들을 아우르며 가야 한다. 때로는 그 힘들기가 두 배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유무형의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만들어가며 땀을 흘릴 때 천국을 맛보게 될 것이다.
 

RnT팀은 남아공으로 가는 마지막 비자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비자를 받게 되면 다시 그 땅으로 돌아가 일구던 밭에서 다시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밭을 찾아 떠나려고 한다. 중국인들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으니 주께서 우리를 부르신 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 때에 중국인들이 세계선교를 위해 귀한 도구로 쓰임받길 바란다. 그들을 통해 땅 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는 이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다!



[편집자 주] 이번 12월호로 ‘글로벌Talk, 중국인디아스포라 선교현장’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인디아스포라 사역'편을 마칩니다. 멀리멀리 남아공에서 날아온 중국인디아스포라 이야기, 사역으로 바쁘신 중에도 희망찬 선교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Root n Tree,| 남아공 연합사역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자발급 문제와 주께서 부르신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갈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선교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남아공 중국인디아스포라 사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어주신 독자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Root n Tree | 남아공 연합사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