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2  통권 178호     필자 : 김승호
[선교일언]
중국에서 NGO를 통한 선교: 어제와 근황, 그리고 미래(*)

‘삶으로 보이는 선교’
‘Your Life is the Message.’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발하며, 직접 전도가 아닌 ‘삶으로 보이는 선교’를 모토로 중국 안에서 꽤 많은 크리스천 NGO들이 사랑의 Low Key로 섬기며 선교해왔다. 그들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중국 서북부와 남부의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대상이다. 이들은 지역 주민들의 환경적 필요, 사회적 필요, 기술의 필요(Felt Needs)에 대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접근하여 섬긴다. 예를 들면 지역의료와 보건위생 관련 사역, 교육과 장학사역, 그리고 식수와 지역개발사역, 재난복구와 구호사역, 풍력발전사역, 농업과 축산의 근대화를 위한 일에 종사해왔다. 중국의 각 성(省) 정부들도 이들의 사역을 인정해왔으며, 주민들이 여러 분야에 걸쳐 받은 도움과 섬김에 대해 고마운 마음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대체로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인데다 열악한 환경 탓에 자기 동족인 중국인의사나 교사들도 장기간 거주하며 일하기를 꺼리고 피하는 지역들이기 때문이다.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은 NGO를 통해 이들 지역에 들어가 오랫동안 살며, 친구가 되고, 신뢰를 얻고 그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파악하고 채워왔다. 지역 주민들도 그들을 인정하고 신뢰하며 존경하였고 위생, 교육, 장학, 재난복구, 농업과 축산업 관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매우 좋아했다. 그중에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위생환경이 열악한 마을에서 위생교육과 의사, 간호사훈련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곳들이 많다. 또한 회교권 지역의 한 마을에서 중학생한테 고등학교졸업 때까지 6년 동안 장학금을 주었는데, 그 아이가 중국의 유수한 칭화대학에 합격하여 자신과 가족, 일가친척뿐 아니라 온 마을에 큰 기쁨을 준 사례도 있다. 그리고 가축을 키우는 일에 있어서도 한국에서 3년 동안 크리스천 전문가를 보내어 자세한 도움을 주었다. 첫해는 위생적인 축사의 시설 마련과 운영에 관해, 두 번째 해는 사료가 되는 풀을 잘 기르는 것에 관해, 세 번째 해에는 새끼를 잘 갖고 낳는 것에 관한 기술을 전수했다. 주민들이 이렇게 교육과 훈련을 받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풍성한 꼴을 먹여 잘 키운 소들에 대해 입소문이 났다. 그들이 키운 소는 송아지 때부터 벌써 살 사람이 예약된 소위 ‘입도선매’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가격 면에서도 다른 소보다 다섯 배나 더 가치가 높았다. 그로 인해 몇 분의 가정교회 사역자들한테 재정지원도 가능하게 하는 좋은 열매가 있었다.
 

NGO단체마저도 중국 정부 관할 아래에
중국은 3년 전부터 모든 NGO도 중국 정부의 관할 아래에 두고 통제(일정한) 범위 안에서 활동하게 할 목적으로 새로운 법령의 시행을 예고해왔다. 그리고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마침내 올해 열렸던 전인대회를 기점으로 3월말까지 이 시스템에 모든 NGO들이 들어오게 하였으며, 4월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지금까지는 NGO들이 각 성별로 보건성(卫生计生委) 산하에 허가를 받아 활동을 하면 되었으나 이제는 보건성의 추천을 받아 공안의 허가를 받아야만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로 지난 3월말까지 이 기준에 따라 추천과 허가를 받은 NGO는 현재까지 활동하던 숫자의 3분의 1 밖에 되지 않으며 많은 NGO단체들이 갈 바를 몰라 안타까워하며 기도하고 있다. 당분간 계속 노력하여 추천을 받고 허가를 받아서 활동을 지속하려는 단체도 있을 것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철수하는 단체도 많으리라 예상된다.
 

이렇게 된 배경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주된 목적은 기독교를 포함한 각 종교단체와 각 NGO단체들을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솔과 영향력 아래에 두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해된다. 기독교를 포함한 외부에서 들어온 종교단체들과 NGO단체의 존속과 활동은 인정하되 어디까지나 외부의 세력에 의한 운영과 유지가 아니라 중국 안의 자력에 의한 운영과 유지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외부의 입김이나 영향력에서 보호하고 자력으로 종교와 NGO활동을 번창케 하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여기에 중국 정부나 지역 각 성 정부의 고민과 딜레마도 예상된다. 즉 중국이 세계 경제의 G2에 이르기까지 성장한 것은 사실(Fact)이다. 하지만 국민소득평균은 동쪽 해안선을 접한 곳이나 그 지역과 바로 근접한 곳은 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서북부와 남부의 광범위한 내륙지방 주민들은 여전히 연 1000달러 안팎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이 지역은 앞에서 나눈 것처럼 자국의 의사들, 교사들, 전문가들도 여전히 기피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지역 주민들도 지금까지 도움을 받아온 외부 NGO단체와 그 활동이 갑자기 줄어들고 제약으로 인해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파도와 물결 속에 우리는 어떻게 동참하면 좋을 것인가

첫째로
기도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크리스천 NGO와 그 단체에 소속된 많은 일꾼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으로 주민들의 필요를 보고 아픔을 보며 신실하게 섬기고 돕고 친구가 되어주며 격려해왔던 점들을 통해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자. 그리고 그들의 수고가 하늘의 상급으로 쌓이길 기도하자. 그들의 도움과 섬김과 사랑을 받았던 주민들이 이를 통해 그들이 믿는 예수님을 발견하고 믿고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을 올려드리는 하늘 나라의 백성이 된 것을 찬양하며 감사드리자. 또한 그동안 뿌린 복음의 씨앗들로 인해 주 예수님을 믿는 자가 계속해서 나오기를 기도하자. 그리고 이제 당분간 들어가지 못하게 되고 활동이 중단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중국 성도들이 옛날 죽의 장막 속에서 더욱 신앙에 열심을 낸 것처럼 스스로 분발하고 독려하여 선교사가 섬겨왔던 시절보다 더욱더 각 분야에 진보가 있기를 기도하자. 그리하여 몇 년 뒤, 다시 문이 열려 들어가서 볼 수 있을 때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과 자립에 감사하며 주님께 찬양을 드리는 시간이 올 줄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감사의 기도를 미리 올려 드리자.

 
둘째로 다행히도 보건성의 추천과 공안의 허락을 받아 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단체들과 그 사역자들을 위해서 기도로 도우며 일꾼들을 보내어 힘을 보태고 선교후원으로 그 일이 효과를 내게 하자. 또 다시 언젠가 완전히 문이 닫히는 그날이 올 수 있음을 예상하고 “때가 아직 낮이매 일하여야 하리라” 하시던 주님의 음성을 순종하여 더욱더 많은 일꾼들을 보내고 가는 일에 열심을 내자.
 

먼저 장기사역자가 필요하다. 현지의 중학교에서 한 학급을 잘 계획된 커리큘럼을 가지고 적어도 3년은 기꺼이 가르칠 수 있는 영어교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음 세 가지 분야, 즉 각 개인들한테 직접 의료의 돌봄과 섬김을 할 수 있거나, 현지 의료전문인들을 훈련할 수 있거나, 발전시스템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의료건강전문인들이 필요하다. 소아과전문이나 정신건강재활을 위한 헬스케어 사역자. 현지 NGO들과 전인적인 커뮤니티 개발을 위해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프로젝트 관리자와 트레이너. 중소 비즈니스 규모의 스타트업과 관리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요청되고 있다.
 

다음으로 1년 전후의 단기사역자가 필요하다. 작은 도시나 읍 단위 병원의 현지 의료진에게 혈액투석 기술과 ICU기술을 훈련시켜 줄 수 있는 의사나 간호사. 영어교사와 Youth 사역자와 영•유아 교육자. 베트남 국경 근처의 윈난성(云南省) 마을에 현지 의료종사자들을 훈련시켜 줄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 특히 젊은 의사와 간호사에게 건강검진과 임상평가, 심전도와 X-ray 판독분야에 기초 기술(foundational skills)를 훈련시켜 줄 수 있는 사람. 재활치료사(신체분야, 언어분야, 직업분야, 놀이분야, 보철과 교정분야, 재활상담분야). 지방 읍 단위의 안과 의사들에게 백내장과 일반 눈병의 진단과 치료를 훈련해 줄 안과의사가 필요하다. 특히 기회가 열려 있는 동안 아직도 많은 필요가 있는 현지인들에게 속히 기술을 전수하고 현지인들이 자립의 기초와 터를 든든히 세우고 닦아 놓을 수 있도록 훈련하고 돕자.
 

셋째로 현지 주민들이 자기들의 마을과 주민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선교 마인드로 이웃의 더 열악한 환경 가운데 있는 종족들에게 나아가 주변의 소수민족들에게도 그 기술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선교적 종족(Missional People)이 되도록 비전을 심어 주고 또 양육하고 훈련해 나가도록 지원하자.
 

넷째로 계속되는 활동을 위해 아직도 추천과 허락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는 NGO단체들도 속히 순조롭게 인도받기를 위해 기도를 올려드리며 아래 말씀을 기억하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주님께 감사드리자.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 이 글은 <선교타임즈> 2017년 5월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한 것입니다.





김승호 | 선교사, 한국OMF•일본선교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