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육을 치료하는 시간 작년 여름 중국 남부지역으로 의료선교를 다녀왔다. 국내에서 G선교단체, G교회 청년들, 집사님들, 치과의사인 장로님과 필자 등이 참여하였고, 현지에서 H지역 한인교회, 한국인 사역자, 현지 가정교회 사역자, 한국인 사장님들이 연합하여 한 팀을 이루었다. 사역은 한국인 크리스천 기업가가 경영하는 두 곳의 공장에서 이루어졌다. 이번 사역을 통해 연합과 팀 사역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야말로 21세기 선교는 선교회나 교파, 국가 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연합하는 형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흘 동안 약 500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을 진료하고, 그 후에는 사역자들이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하였다. 진료를 통해 마음이 열려서인지, 복음을 들은 70~80%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였다. 이들은 중국 각지, 특히 농촌에서 온 20대 전후반의 젊은이들이며 하루 평균 16~18시간씩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비록 단기였지만 이번 사역은 질병을 치료하고 기쁜 소식도 전하여 중국인 근로자들의 영과 육을 치료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필자는 지난해 외국어 학원에서 5개월 간 중국어 문법을 공부하였는데,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투른 중국어로 더듬거리며 말할 때 그들은 너무나 좋아하였고,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저녁에는 공장 직원들을 모아 찬양과 워십, 무언극 등을 공연하고 말씀을 전하였는데, 특히 부채춤과 무언극 공연이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 17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의사 국가고시를 치른 후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의료선교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중국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신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하여 무교회 농촌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는데, 의료팀이 함께 가주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어 기꺼이 동의하고 후배 의대생 2명을 모아 신학생 팀과 동행했다. 낮에는 의료팀이 무료 진료로 봉사하고, 밤에는 마을회관에 동네 주민들을 모아 전도집회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매일 밤 마을회관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신학생들이 전하는 뜨거운 복음의 메시지에 귀 기울였다.
마지막 날 평가회 시간에 신학생 팀장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의료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만약 의료팀이 오지 않았다면 밤마다 마을회관이 사람들로 가득 차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치료를 받은 주민들이 고마운 마음에, 그리고 손님에 대한 예의로 모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영접했든, 안 했든 간에 그들은 복음을 한 번 이상 들었습니다.”
그 기간에 주님을 영접한 사람들이 이후에도 이장님 댁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신학생 한 명이 주일마다 그곳에 내려와 사역을 지속하였다. 이번 중국 사역에서도 의료팀이 돌멩이를 걷어내면, 사역자들은 유창한 중국어로 씨앗을 뿌렸다. 이들은 앞으로 계속 물을 줄 것이고, 한국인 기업가들은 그들 사역의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께서만 자라게 하실 것이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뿐이니라. 심는 이와 물주는 이가 일반이나 각각 자기의 일하는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고전 3:6-8) 더 큰 비전을 품고 현재 중국은 선교의 자유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머지 않은 미래에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곳은 위와 같은 의료선교 사역을 펼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14억 인구와 광대한 영토를 고려해 볼 때 그 수요는 엄청날 것이다.
필자는 의료선교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워보았다.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에서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와 현지인 사역자들을 돕기 위해 단기 의료팀을 파송하는 것이다. 그들이 개척한 교회 또는 개척 예정인 지역에서 무료 진료활동을 하며 사역을 돕는 것이다. 이때 참여할 의사들은 개원 등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 전의 젊은 크리스천들일 것이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이런 의료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장차 5년, 10년 후에는 장기 의료선교사로 헌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에 선교병원을 건립하고, 각 과 전문의로 구성된 단기 의료선교팀을 전 세계로 보내길 원한다. 이 병원은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하여, 특히 장기 의료 선교사 발굴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어 질 것이다. 또한 후원금에 의해 건립되고 비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고, 그분의 때와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기도로 준비하고 기다려야 할 시기이기에 독자들께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이번 중국 단기사역 기간 동안 사용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드린다.
배바울 / 전문의.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