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에 가서 몇 곳을 돌아보고 돌아왔습니다. 몇 가지 공식적인 업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중국선교의 현장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이번 방문의 주된 목적이었는데 매우 유익한 여행이었습니다.
9월 18일 밤, 지린(吉林)성의 성도(省都)인 창춘(長春) 공항에 내렸는데 느닷없이 소나기가 쏟아지며 번개가 요란하게 쳤습니다. 문득 ‘아, 창춘은 과거 신경(新京)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이 세운 괴뢰국가 만주국의 수도였었고, 오늘이 바로 만주사변이 일어난 날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중국의 파란만장한 현대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중국을 돌아본 느낌은 한마디로 ‘중국은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정말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 교회도 많이 변했습니다. 중국을 다녀오는 분들은 누구나 이것을 느낄 것입니다.
중국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면서 마음 속으로는 ‘중국도 변하고 중국 교회도 변하고 있는데 중국선교는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구태의연한 방법과 자세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런 모습이 없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은 ‘「중국을 주께로」는 변화하는 중국과 중국 교회에 뒤떨어지지 않는 중국선교의 방법을 제시하는 데 더욱 힘써야겠다’는 각성을 새롭게 갖게 했습니다.
이번 호는 중국의 무슬림을 특집으로 다루었습니다. 한반도를 거쳐 중국 대륙에서 뜨겁게 불고 있는 성령의 바람은 다음에는 이슬람 지역으로 향할 것입니다. 이슬람 선교에서 주목되는 두 존재가 있습니다. 하나는 방글라데시입니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기독교의 선교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서도 지난 여름 방글라데시에 단기 선교팀을 파송하여 여러 분야의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왔고, 현재 방글라데시 북부 지역에 교회당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국 안에 있는 이슬람 세력입니다. 중국에는 후이(回)족을 비롯하여 무슬림 소수민족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성령이 이들을 어떻게 사용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지난 9월 북한의 신의주 특구 설치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당분간은 중국의 단둥(丹東)이 신의주와 연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 중국은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오는 통로이기도 했었습니다. 이것을 ‘기독교의 북방전래’라고 하는데 그런 역사가 다시 일어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이번 호는 2002년의 마지막 호입니다. 2002년은 1912년 장로교의 산둥성 선교 결의를 기점으로 한국 교회 중국선교 90년이 되는 해, 그리고 한중수교가 이루어져 중국선교가 특수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하선교에서 일반선교의 하나로 성격이 바뀐지 10년이 되는 해,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통한 중국선교의 열기가 뜨거웠던 해입니다. 올 한 해 「중국을 주께로」를 애독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한 마음으로 중국 복음화의 행진에 동참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서로 잡은 손이 더욱 굳세어지고 뜨거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샬롬!
유관지/ 발행인 ∙ 목양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