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사(新华社)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중국 전역의 만 60세 이상 인구가 3억 명에 이르렀으며,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2035년을 전후해 4억 명을 돌파하고 금세기 중반에는 약 5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하행압력이 거세지고, 노후자금 부족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곳곳에서 전례 없는 노인 돌봄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집권층들은 퇴직 후에도 여전히 전과 다름없는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대우를 받지만, 수천 명의 일반 노인들은 적은 연금에 의존해 힘겹게 살아가는 관귀민천(官貴民贱·관리들은 특권을 누리고, 일반 사람들은 간소하다) 체제는 중국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노년 신세가 처량한 중국 농촌 노인들 많은 인터뷰 응답자는 시진핑(習近平) 집권 아래에서 나라가 쇠퇴해지고 민생은 어려워지고 있으며, 재정 수지가 맞지 않아 잠재적 위기가 노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난(河南)성 서부 위시(豫西)지구에서 온 올해 마흔다섯 살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두(杜) 씨는 부모님이 시골에 계신데 가장 두려운 것은 부모님이 병에 걸리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소리(VOA)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장을 잃고 지난 2년간 직업 없이 집에만 있었다. 저축한 돈이 좀 있기는 하지만 두 아이가 항저우(杭州)에서 공부하고 있고, 부모님은 시골 고향에서 살고 계신다.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치료비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지출일 수밖에 없는데, 중병에 드는 비용이 10만 위안이라면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8만 위안은 내야 할 것이다.”
두 씨는 자신의 고향은 허난성 서부 위시의 눙예(農業)현이라고 소개했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마을에도 작은 공장들이 생겨났지만 그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50세 이하 마을 사람은 대부분 일하러 나가고, 마을에는 노인과 아이들만 남아 있다. 두 씨는 또 “올해는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50여 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모두 마을에 있는데, 건설 노동자들은 올해 일거리가 없는 것 같고, 원래 일하러 나갔던 마을 사람들은 빈둥거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요즘 노인들은 보통 자녀가 여럿인데 적게는 두세 명, 많게는 네다섯 명이다. 하지만 이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자식들과 함께 살지 않고 혼자서 살고 있다. 어떤 노인들은 배우자가 돌아가신 뒤에 혼자 지낼 수 있다면 혼자서 산다. 노인들이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면 정부에서 매달 120위안의 생활 보조금을 주는데, 이것이 이들의 수입원이 된다. 자녀의 조건이 좋으면 일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조건이 좋지 않으면 한 푼도 받지 못한다”고 하며, “대부분 노인의 삶은 매우 검소하다. 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지출은 친척의 경조사비와 병원비이다. 농촌 노인들은 여행은커녕 도시에 나가는 일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장쑤(江蘇)성에 사는 부인과 세 자녀를 둔 올해 아흔 살의 왕진(王進) 선생은 퇴직 전에 가족 공방의 작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왕진 선생의 딸은 VOA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희 부모님은 정말 어렵게 사셨다. 예전에 우리는 시골에 살다가 읍내로 이사를 나온 늙으신 부모님은 작은 장사로 생계를 꾸리셨고, 근검절약해서 두 아들에게 집을 사주고 가정을 이루게 했다”고 말했다.
왕 선생의 아내는 “저보다 열 살 많은 남편은 예전에는 저보다 건강이 더 좋았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1~2킬로미터를 걸었다. 5년 전 몸에 큰 종양이 생겨서 수술을 받고, 몸이 조금씩 회복은 되고 있지만 지금 남편의 건강은 좋지 않다. 아직은 내가 돌볼 수 있고, 딸아이도 자주 와서 도와준다. 만약 나 또한 도울 수 없게 된다면 세 자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두 노인의 자녀들은 이 지역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빠서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왕 선생의 딸은 “우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하루라도 일을 나가지 않으면 수입원이 끊긴다. 또 우리 아이들이 결혼하고 집을 살 때도 큰 돈을 써야 하는 우리는, 모두 감히 아프지도 못한다”고 말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입이 줄어들었고, 지금 사람들은 돈을 쓰는 데 인색하고 장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생계가 어려운데도 왕 선생의 딸은 “노인을 부양하는 것은 자식들의 의무이기 때문에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자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스스로를 돌볼 수 없다면,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돌보거나 간병도우미를 부르고 비용을 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발표한 《중국 건강한 노령화 발전에 관한 청서(2023~2024)》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노인 요양 모델은 기본적으로 ‘9073’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약 90%의 노인이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7%는 지역 사회의 노인 요양 지원에 의존하며, 3%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여 노후에 대비한다는 생각은 중국에 깊이 뿌리박혀 있으며, 신체적으로 약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노인들은 성인 자녀에게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인 자녀가 위기에 처하면서 노인들의 삶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진핑 정권 아래서 여론이 계속 악화하고,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통치 유지의 최우선 과제가 된 것 같지만, 중국 사람들은 여전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회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SNS에 막 졸업한 한 대학생이 월급 4천 위안의 인턴 자리를 어렵게 구했는데, 연금을 받지 못하는 조부모님의 삶이 너무 힘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달 1000위안을 드려야 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진심으로 효도하고 싶은데 올해 막 졸업을 해서 한 달에 4천 위안밖에 벌지 못합니다. 밖에서도 빠듯하게 지내고 있는데 한 달에 1만 위안만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그리고 그는 “농민의 노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떤 사람들은 농민들이 앞을 내다볼 줄 모르고, 돈을 내지 않아서 비참한 노년을 산다고 말하면서도 농민들이 내는 공출미(供出米)는 외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사람을 갖가지 등급으로 나누는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오랜 도시와 농촌의 이원적 체제에 발목을 잡혀 중국 노인 요양 자원의 도시와 농촌 간 분포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농부가 정년이 되어도 연금을 받지 못하고, 병에 걸리면 치료할 돈이 없어 죽기를 기다릴 뿐이다.
허난 출신 두 씨는 “최근 일흔이 넘은 이웃 노인이 돌아가셨다. 그의 며느리는 슬하에 세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을 남겨 둔 채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는데, 할아버지는 아들이 결혼한 뒤 모든 돈을 아들을 위해 신혼집을 지어주었다. 줄곧 밖에서 일하셨던 할아버지는 거의 집에서 지낸 적이 없으셨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막상 집으로 돌아가 노후를 보내고 싶었을 때는 집에 그가 살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마을 간부의 중재로 그의 아들의 집 앞 한구석에 작은 집을 지어 할아버지를 살게 했는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2024년 6월 14일 마을의 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웃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최근 며칠간 허난의 기온이 40도를 넘었는데, 지난 2년간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할아버지는 계속된 무더위와 음식을 챙겨주며 돌봐 주는 사람이 없어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두 씨는 “이것은 절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우리 마을에는 총 백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몇 가지가 된다. 나는 일년 내내 외지에서 일하고 명절과 휴일에만 집에 온다고 말했다. 중국 중서부 농촌에서 온 사람들이 가장 잘 아실 것이지만, 요즘 농촌지역의 노인들은 실제로 시골에 거주하는 경우에만 월 120위안의 연금을 받는 것을 보며 여러분은 비로소 농촌 노인들의 진정한 삶을 볼 수 있다. 만약 수만 위안을 들여야 나을 수 있는 병에 걸리면, 그들은 운명이라고 단념하고 죽을 날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쑤성 왕 선생의 부인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자신과 아내는 예전에 비상금이 좀 있었는데 큰 수술을 받은 뒤부터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저축한 돈을 치료비로 거의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왕 선생의 부인은 “우리 농업생산협동조합 사람들은 퇴직하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상업생산협동조합의 간부나 사람들과 달리 평생 고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부선로(未富先老), 노후 자금 고갈 지난 5월 중국사회과학원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전역 도시 근로자들의 기본 양로보험기금은 2035년이면 고갈된다.
펑충이(馮崇義) 교수는 VOA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구 노령화에 대해 학계에서는 ‘미부선로(未富先老)’라고 한다. 즉 부유해지기 전에 먼저 늙는다는 말로 중국 인구 고령화는 가속화하는데 그에 따른 사회적 제도가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인구 노령화와 출산율 감소는 선진국마다 당면한 문제이지만 선진국은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사회적 축적이 풍부하며,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중국 사회에서 노후 문제가 하나의 위기가 됐는데, 이는 중국이 여전히 중소득층이고, 중진국이기 때문에 농촌의 농민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큰일이다.” 인구통계학자 이푸셴(易富賢)은 지난 3월 VOA에 기고한 시사평론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중국의 인구 구조는 고소득 국가와 매우 비슷하지만 1인당 GDP는 4분의 1에 불과하며,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가는, 즉 전형적인 미부선로다.”
펑충이 교수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러한 경제 발전 수준에서 중국의 노령화는 모든 선진국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로연금의 부족은 엄청나다. 게다가 고도성장이 끝난 지금은 실업자가 더 많아질 것이고, 사회복지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양로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곳도 많아질 것이다. 일부 가난한 지역에서 중앙 정부의 이전지출(Transfer payment)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것은 큰 잠재적 위험이다.”
펑충이 교수는 “10여 년 전 후원(胡温)은 재정에 노인 돌봄을 포함해서 약간의 돈을 줬는데 이는 단지 명목적이었다. 왜냐하면 지방재정에 돈이 없으니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양로연금을 근본적으로 지급할 수가 없는 곳이 많았다. 지금 중국은 부동산 위기, 금융위기, 지방 정부의 재정위기의 3대 위기를 겪고 있다. 많은 지방 정부, 특히 낙후된 지역은 이전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중앙 정부의 세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푸셴은 또 중국도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으로 노동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산업체인이 일대일로 국가로 이동하면서 경기가 둔화하여 지방 정부는 부채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노령화의 함정에 갇혀 있기 때문에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해도 중국 또한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고 했다.
중국 특색 ‘소극적 복지(Negativewelfare)’, 사회 불안 초래할 수도 독립 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VOA에 중국 당국이 항상 농민들을 무시해 왔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농민들에게 곡물을 징수할 줄만 알았지 농민들의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다만 나중에 이른바 양로연금이 한번 보조된다. 실제로 이 보조금의 기준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시드니과학기술대학의 중국 문제 전문가인 펑충이 교수는 VOA와 인터뷰에서 “후원(胡温) 시기에 민생을 돌보는 개혁을 통해 농촌도 이 양로연금 시스템에 포함했지만 농민들은 언제나 2등 시민으로 살아왔다”며 “어떤 지방은 한 달에 100위안, 어떤 지방은 150위안을 주기도 했다”며 “현재 물가 수준으로 보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예전에 한 푼도 없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비참하다”고 지적했다.
펑 교수는 “중국의 불공평함에 대해 정치학에서는 ‘소극적 복지’라고 한다”며 “중국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래 하층민들 대상으로는 소극적 복지제도를 시행해 왔다”고 했다.
그는 또 “서구 사회에서는 빈곤층과 저소득층에게 사회복지를 제공하여 기본적인 생활보장을 보장하는 제도인 사회안전보장망(social security net)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적극적 복지(正福利, Positive welfare)’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보조금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직급과 등급에 따라 의료, 주택 등 혜택이 제공되는데, 관직과 소득이 높을수록 복지 혜택이 많아지고, 임금과 등급이 낮을수록 복지 혜택은 줄어든다. 복지 혜택이 적으면 소극적인 것이다. 이것을 소극적 복지라고 부른다”고 VOA에 말했다.
계속해서 펑 교수는 “시(市)·청(廳)급(간부)이 되면 기본적으로 공산주의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들은 좋은 집과 차, 경비원과 보모와 비서가 있다. 퇴직 후에도 처우가 좋기 때문에 등급에 따라 보조금이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현급 이상의 병원에는 고위 간부 병실이 있는데, 고급 간부의 개념은 13급 이상이다. 중국 국가나 회사에서 의료비를 부담하는 국비 의료의 80% 이상이 고위 간부에게 지출되며, 고위 간부들이 현재 청급 또는 부성급 이상이면 이러한 대우를 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49년 혁명작업에 참가한 사람들은 100% 환급되는 일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수입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어 생명 유지 확률이 높다. 설령 대학 총장이라고 해도 청급이나 차관급 같은 사람들 한 사람이 매년 수백만 위안의 돈을 쓰기 때문에 이는 상당히 불공평한 것이다. 원래 중국의 분배제도를 따르면 GDP 대비 교육비와 의료비는 세계 최하위권에 속하고, 그 규모는 매우 작았을 것이다. 또 이들 특권층에게 빼앗겼으니, 하위 계층의 서민들은 훨씬 더 불쌍할 것이다.”
서방 국가들이 개인소득세와 사회안전보장망을 통해 저소득층의 복지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고소득층이 내는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중국 정부는 하층민이 내는 세금을 사용하는 등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착취를 통해 힘들게 번 돈은 수많은 당과 정부 관료들을 부양하며, 중국의 특권층이 퇴직 후 누리는 혜택은 종종 서민들이 받는 양로연금의 수백 배에 달한다. 중국의 이런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먹여 살린다’는 소극적 복지 체계는 급격한 경기 하락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공자는 “나라를 경영하는 자는 (재화가) 적은 것을 근심하지 않고 고르지 못한 것을 근심하며, 가난을 근심하지 않고 안정되지 못함을 근심한다”고 했다. ♣
♣출처 | <차이나에이드> (2024/8/5) ♣번역 |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