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베이징에서 열렸던 올림픽들의 추억
<중주> 가족 여러분,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이번 호의 ‘발행인 통신’은 아무래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파리올림픽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 206개 나라 만 오백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7월 26일, 여러 가지 면에서 최초를 기록한 입장식을 갖고 시작된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열기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영혼들을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서, 올림픽이라고 하면 30여 년 전에 서울에서 열렸던 제10회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그리고 1990년에 베이징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안게임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셋 다 모두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1986년 9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제10회 아시안게임이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여기에 제일 많은 선수를 보낸 나라가 그리고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은 금 94, 은 82, 동 46, 도합 222개의 메달을 차지했지요. 당시 중국은 우리나라와 미수교국이었고 공식 호칭도 중공이었는데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서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고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서울아시안게임 참가는 분단 후 제일 많은 중국인이 한국에 온 기록을 세운 일이 되었습니다. 올림픽 선수촌에는 반드시 종교관을 설치하게 되어 있는데 저는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때 종교관 운영요원(채플린)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선수들을 비롯하여 올림픽 관련 중국인들이 조심스럽게 종교관을 찾아오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관에서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기법인 멀티 슬라이드를 이용하여 영상물을 상영하고는 했었는데 그들은 그것을 본다는 핑계로 오고는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한 운영요원에게서 “중국인 두엇이 예배에도 참석했어요.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더군요. 중국어를 잘하는 자원봉사자가 낮은 목소리로 통역을 해 주었어요.”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2년 뒤에 열린 88서울올림픽에는 그런 일이 좀 더 많았습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은 종교관 운영, 나가서는 전도 활동이 매우 활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는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서울올림픽은 솔림픽(Soulympic: 영혼의 올림픽)이었다”는 말이 오가고 했습니다.
1990년에 베이징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안게임에는 참 많은 한국인이 현지를 찾았는데 그 가운데는 선교를 목적으로 한 단체나 개인이 적지 않았습니다.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이나 2008년의 29회 하계 올림픽, 2022년의 24회 동계 올림픽에서는 종교관이 ‘종교활동장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종교활동장소에는 여러 종교의 예배실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개신교관은 한국 선수단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현지를 다녀온 분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서울과 베이징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중국선교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당시 현장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 그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요. 그런 일이 다시 한 번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저도 모르게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종교관과 관련된 소식을 알아보려고 열심히 검색해 보아도 찾지를 못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아마도 제 인터넷 검색 기술이 부족해서이겠지요.
‘왜 이렇게 빈약해?’ 한인세계선교대회(KWMC) 이야기
지난호 ‘발행인 통신’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는 지난 7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LA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10차 한인세계선교대회(KWMC)에 참가하고 돌아왔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선교사 500여 명과 선교관련자들 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규모가 큰 대회였습니다.
▲한인세계선교대회 자료집 표지
이 대회는 1988년에 제1회 대회가 미국 시카고 인근 휘튼대학에서 열렸습니다. 이후 2012년 제7회 대회까지 4년에 한 번씩 같은 장소에서 열리다가 개최 장소를 다변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져서 2016년의 제8회 대회는 LA의 아주사대학에서, 그다음에는 워싱턴에서 열렸고 이번에 다시 LA에서 열리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대회를 지켜보면서 ‘아니, 중국선교와 관련된 순서들이 왜 이렇게 빈약한가?’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교대회장 안팎에는 42개의 선교단체가 홍보부스(전시장)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중국선교와 관련된 전시장은 아무리 열심히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많은 전문 영역의 강의들이 행해졌는데 중국선교와 관련된 것으로는 ‘위기관리 네트워크/한국과 중국인 선교사’,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와 선교중국 전망’ 등 두엇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습니다. 최근 십여 년간은 참석하지 못했으니까, 지금까지는 어떠하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최근 중국선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여기에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면서 여러 번 ‘일어나라 중국선교여!’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호는 지난호에 이어 ‘세계와 함께하는 화인 디아스포라선교(Ⅱ)’를 특집으로 엮었습니다. 특별히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지에서 직면하는 도전 가운데 하나인 비자 문제의 해결을 다루었습니다. 중국선교가 일어나게 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베풀어 주시는 사랑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며, 평안이 <중주> 가족들과 늘 함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
♣사진 설명 및 출처 | (위) 한인세계선교대회 모습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