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3  통권 263호     필자 : 양홍엽
[특집] - 특집/ 세계와 함께하는 화인 디아스포라선교
왜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인가?

들어가면서
필자는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하였고 미국에서 선교학을 연구하면서 화인(華人)교회를 섬겼다. 그리고 현재는 캐나다에서 화인교회를 개척하여 섬기면서 중남미(라틴 아메리카) 화인선교를 하고 있다. 사역하면서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화인 디아스포라 사역은 화인교회의 몫이지 굳이 한인(韓人)선교사가 이 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왜 중어권 한인선교사에게도 화인 디아스포라 사역이 필요하며,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간단히 다루고자 한다. 물론 필자와 다른 견해를 가진 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그 의견은 당연히 존중한다. 


하나님의 양손 전략
하나님은 양손 선교전략을 가지고 계신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공의롭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다.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고 심판하시지만, 자신이 지으신 인간은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신다. 그래서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은 죄인(罪+人)을 징벌하심과 동시에 구원의 길을 예비하신다. 하나님의 왼손(左手)은 공의로 죄(罪)를 심판하시면서 그의 오른손(右手)은 사랑으로 사람을 구원하는 길을 여신다. 

우리 그리스도인을 향한 하나님의 전략 또한 비슷하다. 하나님의 왼손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박해와 핍박을 허용하면서 흩으시기도 하지만, 그 흩어짐을 통해 또 다른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선교의 길을 여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양손 선교전략이다. 우리에게 생각하지 못한 핍박이나 고난이 임할 때 하나님이 행하신 일의 한 면만을 보면 하나님의 계획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또 다른 이면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알게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이 수행하시는 선교전략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한 목적은 그들을 통해 모든 나라와 민족을 구원하시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명을 망각하고 선민의식 속에 빠져 범죄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징벌을 받고 세계로 흩어졌다.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심판만 하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관점으로 보면 하나님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신비한 전략(?)을 사용하셨다. 하나님의 시간이 되어 흩어짐 혹은 사역지에서의 철수는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신약 성경에서도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 뒤에 예루살렘교회가 탄생하였다. 성령의 은혜로 교회의 부흥을 이룸과 동시에 핍박을 받고 사마리아와 여러 나라로 흩어졌다. 하나님은 안디옥교회를 시작으로 하여 디아스포라 기독교인을 통해 열방을 구원하려는 계획을 수행하신다.


중국선교의 양손 전략
중국의 선교역사를 볼 때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신중국을 건설하였을 때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추방되었다. 그래서 많은 선교학자들이 중국교회에 희망이 없다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과는 달리 실제로는 선교사들이 철수한 뒤에 하나님은 중국 정부로 인해 핍박과 어려움을 당하는 가운데 중국교회를 부흥시키셨다. 때로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전략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하나님의 때가 이를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할 수 있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선교사들이 중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수많은 한인선교사가 중국선교를 위해 중국으로 들어갔다. 해외에서 중국으로 들어간 선교사들로 인해 중국교회가 부흥되고 발전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2년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들어서면서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중국에서 철수하는 선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인선교사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양손 선교전략적 관점으로 보면 의외로 답을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중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는 선교사들에게는 선교적인 위기이지만 더불어 기회이기도 하다. 


1%에 머무는 화인 디아스포라 복음화율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중국에서 철수하는 한인선교사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화인 디아스포라선교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다. 일부 선교학자나 선교사들은 “중국 내지선교는 중국교회에 맡기고, 해외에 거주하는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은 화인 디아스포라교회들이 해야 할 영역이지 중국에서 철수한 선교사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중국에서 철수한 선교사들은 또 다른 미전도종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도 이러한 주장에 당연히 동의함과 동시에 십수 년 동안 화인 디아스포라 (화인)목회와 선교사역을 하면서 화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상황을 좀 더 깊게 알게 되었다. 

화인 디아스포라 사역은 당연히 중화권 주류 교회인 홍콩교회를 비롯하여 대만교회(복음화율 6.53%), 싱가포르 화인교회(복음화율 18.9%), 말레이시아 화인교회(7.5%), 북미 화인교회(복음화율 미국화인 5.79%, 캐나다화인 6.1%)가 감당해야 한다. 다행히 요즘 들어 앞에서 언급한 교회들이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을 기반으로 타문화선교에 갈수록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 화인 디아스포라의 복음화율이 1% 미만인 국가와 지역이 대부분이다.2) 복음화율이 1% 미만인 지역이나 국가는 절대적으로 선교사가 필요하다.3)

비근한 예로 북미 화인교회에서 중남미화인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나 중남미화인 선교의 돌파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북미 화인교회에서 오랫동안 단기선교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남미 화인 디아스포라 복음화율은 1% 미만이다.4)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음화율 1% 미만인 중남미 화인 디아스포라는 미전도종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중남미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일부 동남아, 동북아, 중앙아시아 국가나 지역의 화인 디아스포라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복음화율이 1% 미만이다. 화인 디아스포라 복음화율이 최소 2%가 넘어서야 화인 디아스포라선교의 돌파가 일어날 수 있으며, 더불어 타문화선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중어권 한인선교사의 역할 기대
이런 상황은 중국에서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철수한 중어권 한인선교사를 위한 하나님의 오른손 전략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화인 디아스포라교회들의 장기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지역이나 국가의 화인 복음화율이 1% 미만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지역이나 국가의 화인 다아스포라의 복음화율이 2%까지 돌파가 이루어지도록 중국에서 사역하다가 철수한 한인선교사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역을 하였던 한인선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첫째, 한국교회의 기도 영성5) 
둘째, 풍부한 중국(타문화) 선교 경험
셋째, 다수의 헌신된 선교 동역자 
넷째, 선교영성의 돌파 DNA 등이다. 

그간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속지주의선교의 관점과 함께 복음화율 1% 미만의 ‘화인 디아스포라’를 속인주의선교 관점으로 보면 중어권 한인선교사들에게 현 상황이 도리어 하나님이 주신 선물(선교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같은 중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중국 내지에서 사는 중국인과 해외에서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화인 디아스포라의 상황이 다르다. 이러한 상황은 중어권 한인선교사들이 어떻게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을 해야 하는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6)


중국(내지) 사역과 화인 디아스포라 사역의 비교 

 중국 내지 사역

 해외 화인 사역

 비공개적, 보안 유지

 공개적 사역 가능
 (일부, 보안 유지 필요)

 독립적
 (교단과 선교단체별) 사역

 화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협력이 필수적

 한인선교사가
 사역지를 정함

 현지 사역의 필요성으로
 인해 요청 시
 한인선교사 사역 가능

 중국 대륙을 중심으로
 사역 전개

 전 세계 화인과
 디아스포라 화인 중심의
 사역 가능

 다양한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 경험 보유

 앞으로 화인 디아스포라
 목회와 사역을 해 나갈
 동역자들이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추정


필자는 최근 화인 디아스포라교회와 화인 선교단체 리더십과 교제를 하면서 화인 다아스포라 사역과 타문화선교를 위해 돌파의 선교 영성이 있는 한인 선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7) 중국에서 철수한 한인선교사들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각자가 다를 수 있지만 복음화율 1% 미만인 지역이나 국가의 화인 다이스포라선교 또한 하나님의 오른손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국에서 철수한 한인선교사가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을 할 경우 그 절차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8)

 


화인 디아스포라선교의 최종 목적은 현지인(타문화권)선교
위의 표에서 보듯이 중어권 한인선교사들의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을 할 때 복음화율 1% 미만의 국가나 지역의 화인 디아스포라 교회의 요청이 있을 때 재배치로 시작된다. 그리고 화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함께 협력하며 해당 국가나 지역의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을 수행한다. 그러나 화인 다이스포라 선교사역의 최종 목적은 화인 디아스포라선교의 돌파만이 아니다. 재배치받은 지역이나 국가의 화인 디아스포라 복음화율이 2%가 되도록 그들을 우선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최종목적은 화인 다이스포라선교 돌파(복음화율 2% 이상)와 함께 화인 디아스포라교회가 건강한 선교적 교회가 되어 현지인선교(타문화권 미전도 종족선교)를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우며 하나님의 때가 되면 철수하여 다른 곳으로 옮긴다.  

글을 맺으면서
화인 디아스포라선교를 위한 가이드 북의 출판은 중어권 한인선교사들의 화인 다이스포라 사역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화인 다이스포라 사역은 다음과 같은 선교학적 의의가 있다.  

첫째,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철수한 선교사의 재배치
화인 다아스포라 선교사역은 화인 한국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교회에 의해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던 중국에서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철수한 한인선교사들에게 재배치의 길을 열어주는 사역이다.  

둘째, 속인주의 관점의 미전도종족 사역
화인 디아스포라선교 사역은 그간 속지주의 관점으로 본 중국선교를 넘어 속인주의 관점으로 1% 미만의 복음화율을 가진 화인들이 새로운 미전도종족임을 알 수 있다. 

셋째, 선교중국 사역의 기반 제공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은 화인 디아스포라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어 선교중국(타문화권) 사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넷째, 세계 기독교 시대의 새로운 협력 모델
세계 기독교9) 시대에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사역은 중국 대륙교회와 중어권 한인선교사 그리고 해외 화인교회가 협력하여 선교사역을 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미주
1) 海外華人人口與華人教會統計(华福 2011年2月), 2013及2019年第五及第六屆泛美福大會中收集的數據比較 자료, 위키피디아 참고.
2) Joshua Project(https://joshuaproject.net) 홈페이지에서 참고.
3) 한 종족 안에 2% 미만의 헌신된 그리스도인만이 존재한다면 그 종족을 ‘미전도종족’이라고 부른다. 선교학자들은 한 종족이 스스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최소 2% 이상의 기독교인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가 기준이 되었다.
4) CDMN편저,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가이드 북, 서울: 러빙터치 2024, pp46-52.
5) 이미 第4屆全球華人受難周聯合禱告會를 통해서 CDMN의 각 권역 대표들이 함께 동역하며 24守望祷告(24시간 기도 중)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기도가 진행 중이다.
6) CDMN 편저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가이드 북 p.8.
7) 필자는 2024년 4월 2일-5일까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범미 화푸선교대회에 참석하였는데, 화인교회 지도자인 화푸(華福) 國際總幹事董家驊牧師, 中南美華福總幹事陳牧師, 화촨(華傳) 國際總主任王欽賜牧師, 中南美聖經學院院長吳必用牧師, 등과 교제를 하면서 중어권 한인선교사의 중남미 화인 사역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았다.
8) Ibid. p12.
9) 
임창순에 의하면 “세계 기독교는 전 세계 모든 문화권의 다양한 기독교 정체성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새로운 기독교에 대한 개념이다. 그간 기독교 정체 성에 대한 모든 기준이 서구 교회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믿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오늘날 세계화된 기독교는 각 문화권에서 형성된 토착 교회들의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 기독교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참고문헌
CDMN 편저, 화인 디아스포라 사역을 위한 가이드 북, 서울: 러빙터치 2024.
양홍엽, 세계 기독교 시대의 약함과 선교, 서울: 러빙터치 2024.
임창순, 세계 기독교 시대에 대한 발제 강의안, 2023년 6월 24일 KMAC(중어권 한인선교사협회) 정기모임.
海外華人人口與華人教會統計(华福 2011年2月). 
2013及2019年第五及第六屆泛美福大會中收集的數據比較.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양홍엽 선교사 | CDMN 대표